삼성전자가 레노버의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레노버 오토(Lenovo Auto)'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포춘, 마켓와이어드 등 외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노버 오토는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통합·관리하는 '에이웨어(AWare)'를 최근 개발해 자율주행차에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웨어는 자동화 모바일 온 디맨드(AMoD)를 위해 특별히 개발 된 최초의 자율주행차용 운영체제(OS)로 자율주행 시스템의 보안에 위협을 주지 않으면서도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가 함께 유기적으로 작동하거나 동기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사이버 보안을 유지하면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통신 네트워크를 관리해준다.
구글 안드로이드나 아마존 웹서비스의 주문형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과 유사한 작동 방식이 특징이다.
레노버는 이 시스템이 현재 삼성의 시험용 자율주행차에 탑재되어 있다고 밝혔지만 공공도로 시험주행을 하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포춘은 전했다. 삼성과 레노버 모두 캘리포니아 주 당국으로부터 자율주행차 시험주행 면허를 받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자동차 전장 시스템을 생산하는 하만(Harman International Industries)을 약 80억달러에 인수하며 자동차 전장 및 커넥티드 카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산하 스마트 머신 부문이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 9월 3억달러(약 3천400억원)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펀드'를 조성해 첫번째 전략적 투자인 자율주행 플랫폼과 첨단 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의 글로벌 리더 TTTech에 7천500만 유로를 투자한 뒤 보인 두번째 행보다.
크리스 하이저(Chris Heiser) 레노버 공동창업자 겸 CEO는 "파트너이자 투자자인 삼성과 함께 수년 내에 이동성을 재편 할 고도의 자동화 된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삼성전자는 글로벌 통신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기술 선두 주자로 그 흐름을 이어 자동차 자동화 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출시하는데 다각적인 협력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존 압스마이어(John Absmeier) 하만 자동화/ADAS(HARMAN Autonomous/ADAS) 전략사업부 수석부사장 겸 삼성전략혁신센터 스마트 머신 부문 부사장은 "레노버의 차세대 자동화 차량을 위한 견고하고 확장 가능한 운영체제를 우리의 테스트 차량에 사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공동작업을 촉진하는 개방형 기술을 만들어 보다 스마트한 차량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자동차 업계가 진정으로 안전하고 개방적이며 상호 운용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노버는 2014년 레노버 모터스를 세워 전기자동차 개발에 뛰어들고 스텐포드 대학 연구진의 참여를 이끌어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냈지만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2015년 신생 스타트업인 레노버 오토를 새로 만들어 트루벤처스로부터 1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이후 버라이즌과 삼성전자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기 시작한 뒤 먼로벤처스, 소셜캐피탈, 시냅스파트너스 등의 투자를 받았고, 사이버 보안회사 아르거스 사이버 시큐리티(Argus Cyber Security), 교통정보 제공업체 인릭스(INRIX)와 파르손(Parsons) 등과 제휴를 맺었다. 3D 비전 시스템 개발 회사인 벨로다인(Velodyne)은 레노버의 라이다(LiDAR) 센서 우선 제공업체가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로봇 및 자율 주행차을 위한 올인 (all-in-one) 인식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국 스타트업 ‘퍼셉트인(PerceptIn)’에 1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A 펀딩 투자를 단행하는 등 스마트 센서와 머신 비전, AI, 커넥티비티 솔루션, 보안 등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카 분야의 기술확보를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과 하만은 지난 5월 홍콩에서 개최한 '삼성전자 2017 투자자 포럼'에서 2025년까지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업계 리더가 되겠다는 '커넥티트 카 2025 비전'을 발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