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7) 전 대통령의 구속이 결정된 순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은 지지자들 없이 고요히 긴장감만 감돌았다.
10여명의 측근들만 떠나는 순간을 지켰을 뿐이었다.
서울중앙지법(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은 22일 오후 11시 7분쯤 거액의 뇌물수수 등 혐의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 발부 뒤 다음날 0시 쯤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 2~3명과 침울한 표정으로 간단히 악수를 나눈뒤 검찰이 타고 온 검은색 K9 차량으로 자택을 떠나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영장 발부 직후 SNS에 친필 편지를 올렸을 뿐, 자택 앞에선 입장 발표는 없이 서둘러 차에 올랐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당시와는 달리 지지자들은 없었다.
영장 발부를 환영하는 10명이 "측근들도 잡아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자리를 지켰을 뿐이었다.
현장을 지나던 주민 조모(28) 씨는 "당연히 이뤄졌어야 할 일"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이 오후 11시 56분쯤 구속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도착했을 때 집에 와 있던 이동관 전 홍보수석과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 백용호 전 공정거래위원장,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정동기 전 민정수석 등도 모습을 드러내 자택 입구에 도열하듯 나란히 섰다.
현직 의원 중에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등도 자택을 빠져나와 곁을 지켰다.측근들은 이 전 대통령과 악수 뒤 바로 자택 앞을 떠났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후 10시 25분쯤 먼저 사저를 떠나며 "명박한 정치보복, 정치활극"이라며 "정의로운 적폐청산이라면 노무현 정부와 김대중 정부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택을 떠나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로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18여 분만에 도착했다.
미리 열려 있던 구치소 정문을 통해 빠르게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