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포털사이트 댓글 여론 조작 혐의를 받는 일명 '드루킹' 김모씨(48)가 운영한 느릅나무 출판사를 두 번째 압수수색을 한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내부에 상자들이 쌓여 있다. 이한형기자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48)씨가 꾸린 조직 일명 '경공모'의 최상위 그룹은 20여명으로, 이들이 최근 이탈자 색출로 결속을 다지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경찰이 경공모와 비공개 카페 자료를 압수수색해 조직원들의 회원정보, 게시글 등에 대한 확보에 나서면서 조직의 실체가 어떻게 규명될지 주목된다.
23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경공모 측 비공개 카페 '숨은카페'에 있는 '경공모 스텝조정' 공지글을 보면, 핵심조직의 정점은 역시 매니저라는 직책의 드루킹이었다.
그 아래 '스텝'들은 경공모 최상위 회원인 '우주등급' 중에서도 극히 일부로, 각각 조직의 운영·교육·인사·법무·기획·IT/정보·디자인 등을 담당하도록 배치됐다.
23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경공모 측 비공개 카페 '숨은카페'에 있는 '경공모 스텝조정' 공지글
2012년 2월 '아보카'라는 필명의 변호사가 "청와대에 인사추천됐던 적이 있다"는 경력과 함께 합류하면서 스텝은 17명으로 늘어났다. 이 스텝 조직은 이후 더 커져 최근에는 모두 26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스텝이 정리한 이들의 프로필에서 상당수는 의사, 한의사, 교사, 무역업자 등이었다. 부부가 함께 활동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모두 필명만 썼을 뿐, 실명으로 추정되는 건 없다.
스텝은 아니지만 우주 등급으로 드루킹을 열성적으로 비호했다는 조직원 9명 가운데는 IT업체 전문가, 서버 프로그래머, 경찰관 등도 포함돼있다.
다만 '한의사라 했으나 의심스럽다'거나 '강력계 형사라 들음'이라고 적힌 대목도 있어 서로의 신분을 정확히 드러내지 않거나, 부정확한 정보들도 섞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특히 이들 '열성 비호 조직'이 최근 경공모 활동에 회의를 느껴 언론 인터뷰 등에 협조한 내부자를 색출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경공모 회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회원들은 음성변조된 인터뷰를 분석해서 다시 원래 음성으로 되돌릴 정도의 테크닉을 가졌다"면서 "그래서 방송이 나가고 하루 이틀 만에 바로 사람들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경공모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스텝 중 현직 경찰이 신원조회까지 하면서 배신자를 색출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며 "용기 있게 인터뷰하신 분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루킹 본인 역시 회원들에게 보낸 옥중 편지를 통해 "'파로스', '성원', '타이밍'의 리드를 잘 따라주고, 할 말 많고 불만 있는 회원들도 (내가) 나갈 때까지 조금 참고 인내해 주면 좋겠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