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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고유정 경찰 수사 '난맥상'…졸피뎀도 현 남편이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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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고유정 경찰 수사 '난맥상'…졸피뎀도 현 남편이 알려

    긴급체포 당시 압수품서 빠트린 약봉지 현 남편이 갖다줘
    직후 청주시 병원·약국 압수수색…서장 책임 회피 급급
    유가족이 CCTV 찾아주고 계획범행 단서도 놓쳐 '오명'

    7일 공개된 고유정의 얼굴. (사진=고상현 기자)

     

    '고유정 사건'을 수사한 제주 경찰이 계획범행의 중요한 단서인 수면제 약봉지를 긴급체포 과정에서 놓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뒤늦게 현 남편이 이 사실을 알린 뒤에야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유가족이 경찰에 찾아준 데 이어 경찰 수사력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17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경찰이 지난 1일 고유정(36‧여)을 충북 청주시의 주거지에서 긴급체포할 당시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있었던 졸피뎀 약봉지를 압수물품에서 빠트렸다.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은 고유정의 계획범행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지만, 경찰이 놓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졸피뎀 약봉지는 캐리어에 있던 파우치에 있었는데, 생리대 등 여성용품이 담겨 있어 확인하지 못하고 놓쳤다. 나머지 카메라 등은 압수했다"고 밝혔다.

    범행 전후로 고유정이 해당 캐리어를 끌고 다녔다는 점에서 압수수색 과정에서 꼼꼼히 살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 현 남편이 지난 5일 고유정과의 면회에서 고 씨가 '파우치가 압수됐느냐'고 물어 수상하게 여기고 캐리어를 뒤지다 약봉지를 발견해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이전까지 고유정이 범행 전 휴대전화로 '니코틴 치사량'을 검색한 근거를 토대로 니코틴 관련만 확인하던 경찰은 그때서야 졸피뎀 관련 수사를 시작했다.

    12일 구속 만료 기한 나흘을 앞둔 9일이 돼서야 경찰은 졸피뎀 처방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고유정이 범행 전에 다녀간 청주시의 병원과 약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히 현 남편이 고유정이 사용한 졸피뎀 약봉지를 경찰에 갖다 주지 않았다면, 이번 사건에서 '졸피뎀'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데 상당한 시간을 허비할 뻔했다.

    경찰이 범행 현장과 압수 물품에서 확보한 피해자 혈액이 너무 적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약‧독물 감식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유정의 차량에서 압수한 이불에 묻어 있던 피해자 혈액을 지난 2일 국과수에 약‧독물 검사를 의뢰했지만,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재차 감정을 받아서야 지난 10일 피해자의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현재 고유정이 "전남편이 덮치려 해 살해했다"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하마터면 계획범행의 중요한 정황을 놓칠 뻔한 것이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 서장. (사진=자료사진)

     

    이에 대해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 서장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수사를 하다 보면 한꺼번에 다 안 되고, 보강 수사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고 해명했다.

    수사 과정에서 실책도 모자라 경찰 수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앞서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경찰은 유가족이 범행 전후 고유정의 수상한 행적이 담긴 CCTV 영상을 찾아준 뒤에야 수사가 본격화하는 등 초동수사에 큰 허점을 드러낸 바 있다.

    경찰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고유정은 전 남편을 살해한 뒤 훼손한 시신을 가지고 제주를 벗어나 수일에 걸쳐 시신을 유기할 수 있었다.

    부실한 초동수사에 이어 경찰이 계획범행의 중요한 단서인 '졸피뎀 약봉지'마저 현 남편이 찾아주며 '고유정 사건' 수사에 큰 오명을 남겼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저녁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심하게 훼손하고, 여러 장소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12일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검찰은 고 씨가 살해 과정에서 수면제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 범행 수법과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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