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시위 당시 행진하는 홍콩 시민들(사진=연합뉴스)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 반대 시위대의 1일 홍콩 입법회 점거 후 첫 주말 집회가 열려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시위대는 7일 오후 카오룽 반도에 있는 쇼핑가 침사추이에서 2천명 가량이 참석하는 집회를 열고, 인근의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 역까지 행진할 예정이라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이날 보도했다.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역은 중국 본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이곳에서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집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주최 측은 중국 관광객들에게 이번 시위에 대한 이해를 호소하는 목적인 만큼 "평화적·합리적이고 품위를 지키는" 시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앞선 시위 때의 폭력적이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자원봉사 진행요원 40명도 배치할 계획이다.
한 주최 측 인사는 SCMP 인터뷰에서 집회의 목적이 고속철역에 진입하거나 중국 본토 세관 당국이 관할하는 구역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고속철 역은 공공시설이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다. 시위 때문에 입구를 폐쇄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홍콩 지하철 당국은 이날 시위 참가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집회 무렵인 이날 오후 3시께(현지시간) 이후 중국 본토와 홍콩을 오가는 열차표 현장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철 당국은 또 지하철 역사 출구와 입구 각각 하나씩만을 열어두고 나머지 문은 폐쇄하기로 했으며 지하철 표 판매 창구 및 기기 운영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가게 상인들은 이날 오후 도로가 봉쇄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홍콩 당국은 시위에 대비해 주변지역에 약 1천명의 경찰을 대기시킬 예정이다.
한편 송환법 반대와 별도로 6일 오후 홍콩 툰먼(屯門)공원 인근에서는 시끄럽게 공연하는 중국 가수들에게 항의하는 주민 집회가 열렸다고 SCMP는 전했다.
경찰 추산 약 1천800명의 홍콩 주민들은 '빅 마마'로 불리는 중년의 중국 여가수들이 공원에서 매일같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시끄럽게 공연한다며 항의했다. 가수들은 상황이 악화되자 공원 화장실에서 2시간 넘게 몸을 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