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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전범기업 단골 김앤장, 사법농단 책임엔 쏙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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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훅!뉴스] 전범기업 단골 김앤장, 사법농단 책임엔 쏙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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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농단 재판 증인 나선 '김앤장 2인자' 한상호 변호사
    양승태와의 막역한 관계 바탕으로 '강제징용 팀' 이끌어
    김앤장 핵심 인물 '모르쇠' 속에 징계, 처벌도 어려워
    은밀한 로비력 바탕으로 '강제동원 소송' 거의 도맡아
    "사실상 브로커...법 개정해서라도 처벌받도록 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정훈 기자 (CBS 심층취재팀)


    ◇ 김현정>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CBS 심층취재팀 김정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일관계가 지금 파탄 상황인데 관련된 이야기를 가져오셨어요?

    ◆ 김정훈> 한일관계가 앞으로 해법도 잘 보이지 않은 채로 막막한데, 그 단초가 됐던 게, 일본 전범기업들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였잖아요?

    ◇ 김현정> 사실 일제시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처음엔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었어요.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다음엔 한국 법원에 소송을 냈는데 우여곡절 끝에 '배상 책임이 있다' 이런 판결이 내려졌죠.

    ◆ 김정훈> 그 우여곡절이 뭐냐면, 우리 법원에서도 1심과 2심에서는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대법원이 원고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파기 환송했는데, 그로부터 6년 반이 지난 지난해 10월에서야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이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고 최종 판결한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시간을 오래 끈 이면에는, 이제 알고 보니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이 연루된 사법농단이 있었다는 것 아닙니까.

    ◆ 김정훈> 박근혜 정부와 손잡고 재판을 마음대로 뒤엎으려 한 것인데, 그 사법농단의 한 축이었으면서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꼬리를 감춘 곳도 있습니다.

    ◇ 김현정> 사법농단 연루자들은 지금 다 처벌받거나 재판중이거나 하지 않아요?

    ◆ 김정훈> 적폐를 샅샅이 훑었지만 아직까지 모습을 숨긴 곳이 있습니다. 전범기업을 변호했던 김앤장입니다. 오늘 훅뉴스는 그중에서도 김앤장의 핵심 역할을 했던 한 인물을 중심으로, 한일관계 파탄과 사법농단의 한 원인이 된 김앤장의 문제를 짚어보려 합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대한민국의 숨겨진 권력기관으로 호칭되기도 하는 법률사무소 김앤장. 기억을 떠올려 보니까, 김앤장 측이 대법원장을 독대하면서 강제동원 소송을 제멋대로 하려 했죠. 수사결과 다 드러났잖아요.


    ◆ 김정훈> 독대했던 바로 그 인물을 주목해야 하는데, 의정부지원장을 지낸 한상호 변호사입니다. 1997년 판사 15명이 연루됐던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 때 관리 책임을 지고 물러나 김앤장으로 옮겼는데 송무팀 책임자까지 올랐어요. 재판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인데, 사실상 김앤장의 2인자였습니다.

    ◇ 김현정> 그럼 당시 법원 최고위 인사 대법원장과 김앤장 최고위 인사가 독대했다는 얘기네요?

    ◆ 김정훈> 두 사람은 공적인 관계만은 아니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결혼 중매를 섰던 게 한상호 변호사의 부인이었거든요. 얽히고설킨 인연인데, 어제 한 변호사가 양 전 대법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 김현정> 김앤장의 최고위 인사가 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거 처음 아닙니까?

    ◆ 김정훈> 어제가 처음이었어요. 검찰은 한상호 변호사를 상대로 당시 두 사람이 어떤 모의를 했는지, 또 김앤장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추궁했지만 한 변호사는 중요 질문에는 '기억 나지 않는다', '기밀 사항을 말할 수 없다'고 답했네요. 지난 재판에는 아예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했는데, 어제도 진실 규명에 제대로 협조하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나왔으면 이야기를 해야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 김정훈> 감춘다고 감출 수는 없죠 이제.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 관계를,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한 부분을 통해 먼저 들어보시겠습니까?

    법원에 호송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진=자료사진)
    [녹음: 양승태 공소장 내용중]
    "김앤장 측은 대법원 및 법원행정처 고위 관계자를 각각 비공식적으로 수시 접촉하여 외교부와 청와대, 대법원 측 진행상황 등 동향을 파악하고 의사를 교환하면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와 이를 통하여 종전 2012년 대법원 판결의 결론을 청구기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대법원, 청와대, 외교부와 함께 추진하였다."


    ◇ 김현정>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을 나래이션으로 읽어드린 건데, 김앤장이 대법원이나 청와대 외교부와 함께 강제징용 사건을 청구기각 쪽으로... 그러니까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거예요.

    ◆ 김정훈> 어제 한 변호사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수시로 만나 의견을 나눈 것은 인정했습니다. 또 앞서 공소장 내용 중 '김앤장 측'이라고 표현했는데, 사실 김앤장은 아예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을 전담하는 팀을 짰어요. 이 사건의 최종 결론을 내릴 대법원 주심 대법관이 지정된 후인 2014년 11월의 일이었습니다.

    ◇ 김현정> 김앤장의 전담팀, 어떻게 꾸려졌습니까?

    ◆ 김정훈> 파악된 숫자만 5명인데, 한상호 변호사가 팀장 격이었고, 판사 출신 변호사 2명에 현홍주 전 주미대사,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도 포함됐습니다.

    ◇ 김현정> 정말 화려하네요. 현홍주 전 주미대사, 유명환 전 장관은 외교부 쪽을 맡았겠네요.

    ◆ 김정훈> 어제 검찰이 재판에서 공개한 증거에 따르면 이 무렵 김앤장은 전범기업 측과 전화 회의를 갖고 '외교부 등에서도 대법원 설득할 필요가 있고 그 상황이 무르익었다'는 전략을 공유했습니다. 이후 그렇게 움직인 것이죠. 한상호 변호사의 경우 막역한 관계였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함께 어떻게 하면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질 것인가를 의논했습니다.

    ◇ 김현정> 지난 사법농단 조사 때도 기가 막혔지만 다시 떠올려봐도 기가 막힌데.. 말하자면 경기에 나선 한쪽 선수와 심판이 만나서 어떻게 다른 쪽 선수가 지게 할 것인지를 의논한 거예요.

    ◆ 김정훈> 한 변호사는 강제동원 사건을,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관여할 수 있게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결론을 뒤집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앤장 팀이 외교부나 청와대로부터 확보한 정보는 실시간 전범기업에게 공유됐습니다. 김앤장은 또 게임의 룰까지 바꿔버리는 데 역할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재판 관련 규칙들이 이무렵에 바뀐 거죠.

    ◆ 김정훈> 원래 정부기관은 소송중인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 의견을 낼 길이 없었는데, 공익 관련 사안에 국가기관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민사소송 규칙이 바뀐 거예요. 이에 따라 외교부는 '원고 승소하면 한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대외신인도가 손상될 것'이라는 의견서를 내는데, 이게 바로 김앤장 측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함께 만든 결과인 것이죠.

    ◇ 김현정> 김앤장은 이렇게 사법농단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한 게 분명한데, 그 김앤장 팀을 이끈 한상호 변호사는 어제 재판 증인석에 섰을 때조차 말을 아낀 거네요.

    ◆ 김정훈> 김앤장 고문을 거쳐 박근혜 정부 외교 수장이 된 윤병세 전 장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앤장 시절 강제동원 사건에 깊숙이 발을 담근 윤 전 장관은 2012년 처음 대법원이 파기환송 결정을 했을 때 김앤장의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이후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으로 들어간 뒤 무토 마사토시라고, 전범기업 측 인사를 만나 그 뜻을 청와대에 전달하기도 했어요.

    ◇ 김현정> 무토 마사토시라면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라는 책을 썼던 대표적 혐한 인물인데... 그 사람을 만나고 나서 입각한 윤병세 전 장관은 결국 전범기업에 유리한 의견서를 낸 거네요.

    ◆ 김정훈> 그 윤병세 전 장관이 지난해 국정감사 때 뭐라고 답한 줄 아십니까? 직접 들어보시죠.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사진=자료사진)
    [녹취: 윤병세 전 장관, 2018년 국정감사]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 "김앤장 근무 당시에 한일 강제징용 재판 TF팀에 참석하신 적 있으시죠?"
    (윤병세 전 장관) "아마 그런 관련된 회의에 제가 참석했을 가능성은 없지 않겠습니다마는, 그러나 그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제가 기억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말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기억나지 않는다'... 고위공직자들의 익숙한 답이네요. 이렇게 김앤장이 전범기업을 무리하게 지원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탄핵으로 마감됐고 대법원장도 바뀌면서 그 뜻을 이루진 못한 거예요.

    ◆ 김정훈> 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대법원 전원 합의체에서 전범기업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확정 판결을 해 오늘에 이르고 있죠. 비록 김앤장이 뜻을 이루지는 못했어도 그 시도 자체가 용납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지봉 교수입니다.

    [녹취: 임지봉 교수]
    "크게 보면 대한민국의 사법질서, 재판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일 수 있고, 만약 그런 일이 앞으로 반복된다면 사법부 판결에 대한 국민적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고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에 대해 적용할 법조항이 없다면 변호사법을 개정해서라도 로비를 처벌할 수 있는 명확한 조항을 마련하는 것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현정> 일본 기업과 관련된 소송에서도 이렇게 했다면, 다른 건에선 이렇게 안 움직일까? 이런 의문도 드네요. 법원을 움직이는, 심판과 선수가 짜고 치는.. 이런 사법농단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이 지금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고 있음에도 유독 변호사집단만은 법적으로 처벌할 마땅한 근거가 없는 거예요?

    ◆ 김정훈> 변호사가 사건 의뢰인을 위해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지를 두고는 그 기준이 애매한 상태입니다.

    ◇ 김현정> 자신의 의뢰인을 위해 일해야 하는 건 맞아요. 그럼 어디까지 할 수 있고 어디서부터 안 되는 거냐?

    ◆ 김정훈> 적법한 테두리 안에서 일해야 하는 건데요. 변호사법에는 '변호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진실을 은폐하거나 거짓 진술을 해선 안 된다,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이런 조항들이 있지만 선언적인 조항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 김앤장과 손잡고 사법농단을 저질러도 공무원은, 판사들은 처벌될지라도 김앤장 관계자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거네요.

    ◆ 김정훈> 이러한 사각지대가 있으니 재판정 외에, 뒤에서 사건을 풀어내려는 유혹이 없을 수 없겠죠. 특히 변호사뿐 아니라 각계 고위 공무원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는 김앤장으로서는 말이죠.

    ◇ 김현정> 왜 고위공무원들이 옷을 벗고 나면 법률사무소로 가지? 이런 생각 하실 텐데 바로 이런 거예요. 김앤장 안에 변호사 자격증도 없는데 고위공직자가 채용되는 게 몇 명이나 됩니까?

    ◆ 김정훈> 확실하게 파악되진 않는데 퇴직한 고위공직자가 대략 100명 정도 된다고 해요. 고문이라는 이름으로, 특히 정부 각 부처 고위급 퇴직 공무원들을 영입해왔는데 이러한 점은 전범기업 소송을 김앤장이 도맡다시피한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번 신일철주금 말고도 또 있었어요?

    ◆ 김정훈> 강제동원 소송 15건 중에 10건을 김앤장이 맡고 있는데 나머지 사건들의 경우도 일부는 다른 변호사가 출석만 하고 서면준비는 김앤장이 실질적으로 맡고 있거든요. 전범기업 관련 사건은 법리논쟁뿐만 아니라 정치적 결단의 문제도 중요하다고 봐서 정관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김앤장을 더 찾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변호사이기도 한 숭실대 법대 오시영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오시영 교수]
    "김앤장의 경우 고위공직자들이 고문이라는 이름으로 지금 활동 중이에요. 로비 창구로 쓰거나 대기업 사건 큰 사건 유치하는 데 쓰여요. 사실상 브로커 기능을 합니다. 이런 경우가 김앤장에는 유독 많습니다. 전직 총리부터 법무장관, 검찰청장, 각 부 장관, 공정거래위원회라든지... 그분들이 몇 십억씩 돈을 받아요. 그 돈이 공짜로 나오겠어요?"


    대법원 전경 (사진=자료사진)
    ◆ 김정훈> 불공정한 재판을 막기 위해서라도 제도를 갖출 필요가 있지 않나, 이런 지적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런 생각도 들어요. 그렇게 접근해오는 변호사가 있더라도 법관들이 흔들리지 않는 게 기본인데, 법관들도 흔들렸던 거 아닙니까.

    ◆ 김정훈> 그렇습니다. 또 변호인의 조력권은 확실히 보장돼야겠지만, 공정하고 떳떳한 재판을 진행하는 변호사 업계의 자정 노력으로 신뢰를 되살리는 게 우선돼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듣죠. 오늘의 훅!뉴스 CBS 심층취재팀 김정훈 팀장 수고하셨습니다.

    <심층취재팀=김정훈·구용회·오수정 기자, 민경남 PD, 강수영·김아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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