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여군 의장대.(사진=베이징/연합뉴스)
신중국 수립 70주년을 맞은 1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중화민족의 부흥을 알리고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다짐하는 대규모 열병식이 시작됐다.
하지만 네 시간 뒤 홍콩에서는 대규모 애도시위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안)' 반대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이 이날 오후 2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작해 홍콩 도심인 센트럴까지 행진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시위의 주제는 '애도'다. 중국 건국 70년의 국경절에 재를 뿌리는 듯한 시위의 주제는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준다.
인민해방군에 의해 건국된 신중국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중국인민해방군의 총구에 희생된 1989년 천안문시위 희생자들의 정신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홍콩 경찰은 폭력시위를 우려해 이날 집회를 불허했지만 거리로 쏟아져 나온 홍콩시민들이 경찰의 허락 여부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이날 시위도 애도의 의미를 담은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와 경찰간에 충돌로 이어질 가능이 크다.
홍콩 도심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우산 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는 '홍콩이 점점 베이징 같은 곳으로 변하고 있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이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중국 70주년 행사에서 홍콩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시주석은 지난달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중국 건국 70주년 초대회에 참석해 중요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일국양제, 홍콩인에 의한 자치, 고도의 자치, 헌법과 기본법에 의한 업무 처리를 전면적으로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애국심이 넘치는 홍콩, 마카오 동포들의 노력으로 홍콩과 마카오는 반드시 조국과 함께 발전 및 진보할 수 있으며 내일은 더욱 좋을 것으로 믿는다"고 역설했다.
6월 이후 시위가 넉달째 계속되고 있는 홍콩 시민들을 달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원론적 수준의 언급 속에 감춰진 '하나의 중국'에 대한 확고 불변한 원칙을 읽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