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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정 간섭말라"…한양대 '홍콩 지지'하자 중국 유학생들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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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정 간섭말라"…한양대 '홍콩 지지'하자 중국 유학생들과 충돌

    인문대서 '레넌 벽' 설치하자 중국인 유학생들 몰려와 항의, 물리적 충돌도
    '중국 내정에 간섭말라', '홍콩 독립 절대 반대' 등 메시지로 훼방

    1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캠퍼스 내 인문관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주변에 중국 유학생들이 붙인 항의 메시지가 붙어 있다.(사진=한양대 학생 제공)

     

    최근 홍콩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는 등 '홍콩 민주화 시위'가 날로 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대학가에서는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과 이를 반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과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13일 한양대학교 학생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쯤 서울 성동구 한양대 캠퍼스 내 인문대학 1층 로비에는 홍콩 시위에 연대의 뜻을 나타내는 '홍콩 항쟁에 지지를!', '홍콩 민주화운동과 함께할 것입니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나란히 붙었다.

    대자보를 붙인 '노동자연대 학생그룹'과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 소속 학생들은 이후 오후 1시쯤부터 인근에 '레넌 벽'을 설치해 학생들로부터 연대의 메시지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본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자보를 떼라", "홍콩에 대해서 간섭하지 말라"며 항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오성홍기와 홍콩 시위에 반대하는 내용의 포스트잇으로 대자보를 가리려고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밀치는 등 물리적 충돌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모멘텀 소속 한양대 학생은 "오후 4시부터는 중국인 유학생 50~60명 정도가 몰려왔는데 다른 대학 학생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에 우리는 10여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쪽에서 우리를 밀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치를 이어가던 이들은 오후 6시쯤 서로의 포스트잇은 건드리지 않기로 합의한 후 일단 해산했다. 다만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이 다음날 오후에도 연대 메시지를 받을 것으로 예정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자보 주변에는 '홍콩 민주화를 지지합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등의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포스트잇과 함께 'One China(하나의 중국)', '한국은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마세요', '홍콩 독립 절대 반대' 등의 포스트잇이 함께 붙어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6일 서울대에서 홍콩 시위 지지를 위해 설치된 '레넌 벽'에도 이를 비판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메모가 붙기도 했다. 이어 고려대에서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훼손하려다 이를 막는 한국 학생들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한편 '레넌 벽'은 체코에서 1980년대 공산주의 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학생들이 벽에 비틀즈 멤버 존 레넌의 가사 등을 적으며 저항의 메시지를 쓴 것에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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