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며 관심을 끌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조사를 마친 뒤 '답변과 해명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가 조사가 이뤄지더라도 답변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조 전 장관을 비공개로 소환해 8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장관은 검사의 질문에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기소 후 법정에서 본인의 주장이나 해명을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구체적으로 확보한 물증이나 관계자 진술 등을 명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다퉈봐야 실익이 없다는 해석이다.
특히 조 전 장관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자신이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상황에서 광범위한 의혹 전반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더라도 모순점이 드러날 위험성이 크다.
반면 진술을 거부하면서 검찰 질문을 통해 수사 방향이나 검찰이 쥔 증거나 진술 등 이른바 '패'를 읽을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전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재판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검찰이 무엇을 묻겠다고 하는 자료를 사실상 다 가지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변호인과 형법 전문 학자인 조 전 장관이) 그런 것들을 상당히 검토하는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 방향과 그 수를 읽고 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이 검찰의 첫 소환 조사에서 이른바 '수 싸움'을 벌였다는 취지다.
검찰 출신의 변호사도 "조 전 장관 입장에서는 답변을 하나, 안 하나 검찰이 기소할 것이 뻔하다고 봤을 것"이라며 "굳이 검찰 조사에서 말하는 것보다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다투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도 전날 "오랜 기간 수사를 해 왔으니 수사팀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비공개 출석한 가운데 취재진들이 관련 소식을 듣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다만 조 전 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어 진술을 거부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해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적극적으로 다퉜을 것"이라며 "본인 생각에 충분한 소명이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은 그동안 SNS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설명해 왔다"며 "검찰 조사에서 진술거부권 행사를 검찰 추궁에 대한 최선의 방어 전략으로 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