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9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KTX 열차가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의 교섭이 결렬되면서 오는 20일 철도노조의 무기한 파업이 시작된다.
철도노조는 19일 "대화로 문제를 풀기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의 바람에도 최종 교섭이 결렬됐다"며 "계획대로 20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사 양측은 앞서 '총인건비 정상화' '4조 2교대 근무를 위한 안전인력 충원'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 '자회사 처우개선' 'KTX-SRT 통합' 등 쟁점 안건을 두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사측은 우선 '총인건비 정상화'의 경우, 기획재정부의 지침에 구속받는 사안이며 '자회사 직원 직고용' 'KTX-SR 통합' 등은 코레일 노사 차원의 논의 범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4조 2교대 방식으로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정부와 별개로 노사가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지만, 그에 따른 증원 수준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증원 인력으로 노조는 4600여 명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1800여 명 수준에서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는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마지막 집중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사는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 15일부터 이른바 '준법투쟁'에 돌입했던 노조는 "주 52시간제라는 정책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정부가 성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무기한 파업이 시작되면서 전국의 고속철도 등 열차 운행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파업 중 광역전철의 운행률 목표치는 평시 대비 82.0%이며, 다만 출퇴근 시엔 각각 92.5%와 84.2%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KTX의 운행률은 평시 대비 68.9%이지만, SRT가 파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속열차 전체 운행률은 평시 대비 78.5%에 맞춰질 예정이다.
국토부는 수요가 집중되는 출퇴근 광역전철과 KTX에 철도공사 직원과 군 인력 등 대체 인력을 집중 투입해 열차 운행 횟수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열차는 필수유지 운행률인 60% 수준에 머물며, 화물열차는 철도공사 내부 대체기관사 358명을 투입해 평시 대비 31.0%로 운행된다.
파업이 4주를 넘기는 경우 대체 인력의 피로도, 안전 등을 감안해 KTX 운행률은 필수유지업무 수준인 56.7%로 낮아지지만, SRT를 포함한 고속열차 전체 운행률은 70.0%에 맞추겠다고 국토부는 덧붙였다.
SRT는 20일부터 파업 종료 다음 날까지 모든 정차역의 창구에서 입석 승차권을 판매한다.
국토부는 또 지자체와 버스 업계 등과 협조해 대체교통수단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고속버스는 일평균 약 9만 3천여석, 시외버스는 63만여석의 여유 좌석이 있지만, 파업으로 수요가 넘치는 경우 전국고속버스조합에서 예비버스 125대와 전세버스 300대를 투입해 3만 9천여 석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철도공사 광역전철과 연계 운행하는 1·3·4호선 18회 증회, 예비용 차량 5편성 추가 확보, 시내버스 수요 20% 이상 증가 시 버스 운행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시와 경기도 또한 필요시 광역버스 추가 투입, 출퇴근 시간대에 버스 집중 배차, 예비버스·전세버스 투입 등으로 비상수송에 협조한다.
이용자들은 철도공사 모바일 앱, 홈페이지 등을 통해 운행 취소나 승차권 반환 방법 등을 사전 안내받을 수 있다.
전날 국토부 김경욱 2차관은 "철도는 평상시에도 하루 이용객이 300만 명을 넘는 중요한 공공서비스이며 특히 요즘은 수능 이후 대학입학시험을 보기 위해 이동하는 학생들이 많은 때"라며 "이런 시기에 공공기관인 철도공사의 노조가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는 기약 없는 무기한 파업을 강행한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사는 성실한 교섭을 통해 조속히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 열차 운행이 빨리 정상화되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