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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 반쪽 짜리 개혁…무늬만 남은 연동형제

국회/정당

    반의 반쪽 짜리 개혁…무늬만 남은 연동형제

    4+1, 의석 현행대로 지역 253 : 비례 47 유지로 합의
    연동률 50%에 30석 제한했지만 석패율은 제외
    민주 원하던 캡 씌우고 석패율 빼면서 사실상 완승
    바른미래·정의·평화·대안신당은 연비제 도입에 의미

    선거법 합의를 논의하기 위해 23일 오전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회동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협의체'가 막판 쟁점이던 석패율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선거법 개정안 합의를 이뤄냈다.

    연동형비례대표제도의 도입이라는 성과는 이뤄냈지만 의석수, 연동률, '캡' 등을 고려했을 때 내용적으로 당초보다 여러 단계 후퇴하면서 '반의 반쪽짜리' 개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4+1은 23일 국회의원 의석 수를 지역구 253석 대 비례대표 47석으로 유지하면서, 비례대표 중 30석에 대해서만 50%의 연동률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석패율제는 도입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던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무소속 의원모임인 대안신당 등 이른바 '야(野)3+1'이 이날 당대표 회의 끝에 포기하기로 하면서 결국 선거법에 포함되지 않게 됐다.

    ◇석패율은 막고 캡은 씌운 민주 사실상 완승

    협상을 통한 합의의 모양새였지만 최대한 연동의 효과를 줄이려던 더불어민주당은 완승을 거둔 반면 3+1로서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결과물을 얻게 됐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집권 당시 정치개혁을 주장했던 만큼 선거제 개혁에 동참하기는 했지만 그동안의 행보로 살펴보면 개혁보다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 성적표와 최근 당 지지율 등을 고려했을 때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 보다 현행 제도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관영(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4+1 선거법 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윤창원 기자)

     

    각종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지난 4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분당 전의 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합의했던 지역구 225석 대 비례대표 75석, 연동률 50%로 선거를 치를 경우 민주당은 현재 수준과 유사하거다 다소 줄어든 의석을 얻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고려한 민주당은 이후 4+1 협상 과정에서 연동형비례대표제도를 도입하는 의석수를 제한하자는 캡 도입을 요구했다.

    석패율의 경우도 당의 정신적 지주인 고(故) 김대중, 고(故) 노무현 등 두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문 대통령도 과거 당대표 시절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던 제도이지만 현재 상황상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끝내 도입을 반대했고, 이 또한 성공했다.

    ◇호남지역구 감소 줄였지만 연동형 도입 이름만 얻은 3+1

    반면 야3+1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는 성공했지만 세부 사항 조율에 있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원하는 수준의 제도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석패율의 경우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필요성을 강력히 요구한 반면 평화당과 대안신당은 반드시 필요한 제도로 보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도입 의석수를 최초 12석에서 3석까지 낮췄지만 민주당은 이마저도 외면했다.

    의석수에 있어서도 호남을 기반으로 한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평화당, 대안신당은 지역구 축소를 강하게 반대했지만 정의당은 제대로 된 연동형비례대표제 실현을 위해서는 지역구를 줄여서라도 비례대표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었다.

    민주당과의 연대 없이는 선거제 개혁을 이룰 수 없는 3+1로서는 내부 동력마저 강하게 유지하지 못하면서 대부분의 세부 내용을 민주당에게 내준 모양세가 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회기결정건을 상정하자 항의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협상국면이 길어지는데 대해 '당리만을 추구하다보니 합의가 안 되는 것'이라는 비난 여론도 3+1이 결단을 촉구하는 배경이 됐다.

    거대 양당에 비해 개혁성과 도덕성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소수정당들에게 오로지 당리만을 위해 싸운다는 '이전투구'의 이미지는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주당이 연동형비례제의 빈틈을 노리려는 한국당의 '비례한국당' 준비 움직임에 맞춰 '비례민주당'을 검토하는 한편,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의석수를 30석에서 25석이나 20석으로 더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민주당내 목소리마저 나오면서 3+1로는 결단의 시점에 다다르게 됐다. 시간을 끌수록 개혁안이 후퇴할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4월 합의에서는 석패율도, 의석도 225 대 75석으로 합의가 됐었는데 지금 250대 50석으로, 또 30석에만 캡을 씌운 누더기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됐다)"며 "한국당의 의회주의 파괴 행위와 민주당의 무책임한 버티기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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