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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900여 명 수준까지 치솟았던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가 400여 명대로 떨어졌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주춤하는 '변곡점'이 온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신규 확진자 수 3일부터 600→516→438로 감소, 400명 대 하락은 6일만
질병관리본부는 5일 새벽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76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통계를 바꾼(전일 새벽0시~당일 새벽0시 기준) 3일부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사흘 연속 감소하고 있다. 3일 △600명, 4일 △516명 △5일 438명을 기록했다.
집계 시점에 차이는 있지만 지난 통계와 비교해도 이는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전일 오전 9시부터 당일 오전 9시까지의 수치를 집계한 지난달 29일 신규 확진자 수는 909명으로 정점을 찍었고, 1일 △595명, 2일(전일 오전 9시~당일 새벽 0시) △686명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 확진자 수가 400명 대로 떨어졌었던 건 지난달 28일 427명을 기록한 뒤 6일 만이다.
확진자 전체의 89.9%를 차지하는 대구·경북 지역의 신규 확진자 수도 줄어들고 있다. 3일 580명을 기록했던 대구·경북 지역의 확진자 수는 4일 494명, 5일 407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 수는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달 29일에는 무려 816명을 기록했었다.
◇대구 이단 신천지 신도조사 마무리 접어든 영향…점차 줄어들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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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자 수 감소는 이른바 '슈퍼 전파'의 근원지로 지목됐던 대구 이단 신천지의 신도조사가 마무리에 접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이단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9천여 명 중 유증상자로 분류된 1300여 명이 진단검사를 받았고, 나머지 신도들에 대해서도 차례로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대구지역의 유증상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조사가 먼저 마무리됐고, 지금은 무증상자 신천지 신도 조사와 유증상 일반시민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어 확진자 수가 점차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을 예견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도 "확진자 수가 줄어든 건 맞다. 신천지라는 대규모 슈퍼전파 상황의 확산세가 잡힌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다만, 요양병원 등에서 일어나는 소규모 집단 감염들이 잡혀야 확산이 억제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긴장 늦출 때 아니다…2차·3차 감염 우려 남아있어아직은 긴장을 늦춰서는 안될 때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천지 신도들이 전국으로 퍼져 2차·3차 집단감염을 만들어내는 사례들이 수시로 목격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겉으로 드러나는 숫자 자체는 현재로써 의미를 두기가 어렵다"며 "신천지 신도라는 중심증폭집단이 다리를 타고 넘어가 또 다른 증폭집단을 만들어낼 수 있고, 지역사회에서 그것이 바로 2차 전파, 3차 전파, 또 다른 유행의 어떤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루 만에 47명의 확진자가 나온 경북 봉화 푸른 요양원을 비롯, 전국 곳곳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소규모 집단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신천지 신도가 아닌 '일반인'의 감염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천지 신도는 좀 떼어놓고, 일반인들의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점이 지났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너무 많은 수의 접촉자가 발생했고, 전파경로나 역학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케이스도 너무나 많다"며 "신천지 신도들의 확산세가 잡혔다고 해도,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이 다시 감염될 수 있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권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전체 발생규모 자체와 숫자가 조금 줄었다고 방심할 때, 느슨해진 틈을 반드시 병원체를 뚫고 들어오는 것이 과거 경험한 유행의 결과였다"며 "방심하지 않고 코로나19의 유행을 낮추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