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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소장 추모 수요집회…"언론, 사회적 살인 반성 없어"



사건/사고

    쉼터 소장 추모 수요집회…"언론, 사회적 살인 반성 없어"

    손영미 소장 발인날 낮 열린 1443차 정기 수요시위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 "언론 무차별 취재행태 여전"
    故 김복동 할머니 "손씨, 하늘에서 보내준 사람"
    보수단체 소녀상 양 옆에서 몇주째 '맞불 집회'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43차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최근 사망한 위안부 쉼터 소장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운영하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고(故) 손영미(60)씨의 발인이 엄수된 10일 정의연은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정기 수요시위를 진행하고 숨진 손씨를 추모했다.

    정의연과 한국여신학자협의회는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서 제1443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이날 시위에는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을 비롯, 활동가와 시민 수십명이 참여했다.

    정식 시위가 시작되기 전 손씨에 대한 간단한 추모행사가 먼저 열렸다. 손씨에 대해 말하는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생전 영상이 재생됐다. 김 할머니가 손씨를 "자기 할매라도 이렇게 못해줄 것이다. 천상에서 일부러 이런 좋은 일을 하라고 (내게) 보내준 사람"이라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침묵 가운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나영 이사장은 "소장님은 16여년간 밤낮으로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을 보살피며 그림자처럼 그들과 함께 하셨다"며 "검찰의 과잉수사와 언론의 무차별한 취재 경쟁, 반인권적 취재 행태에 힘겨워하고 불안해 하면서도 길원옥 할머니 안위를 우선시했던 소장님을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43차 정기 수요시위‘ 에 참가한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그는 손씨의 죽음을 '사회적 살인'이라고 정의하면서 언론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이 이사장은 "광란의 칼 끝에 가장 천사같은 분이 희생됐다. 고인의 죽음 뒤에도 각종 예단과 억측, 책임전가, 신상털림, 무차별적 접근 등 취재행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사회적 살인 행위에 대한 반성은커녕 카메라와 펜으로 사자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일삼고 있어 참담하고 비통하다"고 말했다.

    또 손씨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보내온 '이사장님 수고가 많으십니다. (길원옥) 할머니는 식사 잘하고 잘 계십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를 소개하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이날 시위를 주관한 한국여신학자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지난달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후 수요시위를 그만두라는 소리가 있지만, 우리는 결코 그럴 수 없다"면서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가해자 일본정부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사죄·배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연 고문이자 여신학자협의회 자문위원인 원로 여성운동가 김혜원 선생은 "1992년 1월 8일 이곳에서 처음 외쳤던 수요집회의 목소리가 이제 인류의 보편 가치인 여성 인권과 세계 평화를 주장하는 운동의 중심이 됐다. 얼마나 자랑스러운가"라면서 "공든탑을 무너뜨리려는 불순한 반대세력 앞에서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고 일본이 사죄하는 그날까지 씩씩하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43차 정기 수요시위‘ 에 위안부 쉼터 소장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이날 시위 현장에는 소녀상 옆에 손씨의 추모 액자가 놓여졌다. 그 앞에는 노란 국화와 장미 꽃다발, 달맞이꽃 수십송이가 자리했다.

    언론에 대한 비판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도 종종 발견됐다. 한 시민이 든 팻말에는 "아마도 당신들은 사과하지 않겠지요. 애도하는 대신 남겨진 이의 클로즈업 사진을 찍었잖아요. 당신들은 기레기라 불려도 할 말이 없고,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수요집회 장소 양 옆에는 보수단체들이 이날도 대형 앰프 등을 동원해 집회를 열고 "위안부 팔아먹는 정의연 해체" 등 구호를 외치며 목소리를 냈다.

    한편 손씨의 장례는 지난 8일부터 3일간 시민장으로 진행돼 이날 오전 발인을 마쳤다. 손씨는 지난 6일 오후 경기 파주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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