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이스타항공(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국 포기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국내 첫 항공사 간 기업 결합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업황 회복이 요원한데다, 창업주 일가를 둘러싼 의혹, 임금 체불 문제 등으로 끝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계약 파기 책임을 두고 소송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르면 23일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계약 해제를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와도 얘기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미지급금 해소 등 선결 조건을 지키지 못해 계약 해제 요건을 충족했다"는 계약 해제 통보 공문을 보내고 해당 내용을 공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토부도 23일 오전 예정된 항공산업 현안 관련 백브리핑에서 이같은 상황을 설명하고, 중재 노력을 피력할 전망이다.
(그래픽=연합뉴스)
앞서 지난 16일 제주항공은 "(마감 시한인)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 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정부의 중재 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과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영업일 이내로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이 마감 시한인 15일까지 선결 조건을 모두 완료하지 못했다는 것이 제주항공 측 주장이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 합병이 무산되면 파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타항공이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 기업회생보다는 청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6개월 넘게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제주항공의 인수만 고대하던 이스타항공 직원 1600명은, 임금 반납에까지 동의했지만 결국 거리로 몰리게 됐다.
두 항공사 간 선결 조건 이행 여부를 놓고 양사의 입장차가 엇갈리고 있어,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제주항공과 주식매매계약서상의 선행조건은 완료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우리가 잘못한 것이 없고, 제주항공의 일방적 계약 파기로 본다"며 "내일 계약 해제 공문이 발송되면 제주 항공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