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8월 21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강유정(강남대 교수), 김만권(정치철학자 박사)
◇ 정관용> 매주 금요일 날카롭고 예리한 시선으로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짚어보는 시간, 강유정, 김만권의 <시선>.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정치철학자 김만권 박사 어서 오십시오.
◆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 김만권> 안녕하세요. 김만권입니다.
◇ 정관용> 오늘 주제가 부캐의 사회학입니다. 부캐. 부캐릭터.
◆ 김만권> 저는 오늘 큰일 났습니다.
◇ 정관용> 왜요?
◆ 김만권> 오늘 저희 와이프가 이걸 한다고 그랬더니 드라마도 안 보고 예능도 안 보는 사람이 이걸 어떻게 하냐고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 정관용> 싹쓰리 모르세요, 싹쓰리?
◆ 김만권> 알기는 아는데 제가 열심히 본적이 없습니다.
◆ 강유정> 그런데 부캐릭터라는 용어가 김만권 박사 별로 걱정 안 해도 되는 게 이효리가 린다G라더라. 그리고 유재석이 유산슬이라더라처럼 사실 아주 유명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다른 이름, 다른 호명에 대해서 갖고 있는 이름이기 때문에 만약에 모르셔도 사실 유산슬을 몰라도 유재석은 아시고 비룡은 몰라도 비는 아니까. 사실 이 자체가 굉장히 유명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캐릭터의 어떤 다양화지 사실 몰라도 됩니다. 모르실 리가 없습니다.
◇ 정관용> 원래 이 부캐라는 용어는 게임에서 나온 용어라면서요?
◆ 강유정> 엄밀히 말하면 아바타와 사실 비슷하다고 보여져요. 저희 처음 온라인 생활 시작했을 때 마음대로 싸이월드 얘기할 때도 했지만 내 이름을 정하기도 하고 그리고 남자인데 여자로 꾸미기도 하고 여자인데 남자로 꾸미기도 하고.
◇ 정관용> 일종의 사기죠, 사기.
◆ 강유정> 사기죠. 그런데 사기를 쳐도 즐거운 공간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주로 온라인 문화에서 굉장히 익숙한 것이었다면 이게 이제 좀 대놓고 뻔뻔하게 오프라인에서부터 즐기기 시작하고 소위 말하는 공중파나 언론매체에서도 이걸 활용하기 시작하니까 이게 더 재미있는 뻔뻔한 어떤 가장무도회 이런 느낌으로 사람들이 즐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만권> 그러니까 오프라인으로 나온 가상현실 캐릭터.
◆ 강유정> 그렇죠. 맞아요.
◇ 정관용> 특히 최근에 유산슬, 싹쓰리.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부캐라는 용어가 대중에게 회자됐지 않습니까?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부캐는 이렇게 유명 인기인들만 갖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 강유정> 사실 다 갖고 있고요. 과거에는 저를 부캐를 뭐로 선택할까라고 하니까 저는 좀 고전적 의미의 멀티플레이어에 더 가까운 거예요. 그러니까 어떨 때는 영화 평론가이다가 어떤 때는 문화평론가이다가 어떨 때는 미디어평론가도 하고. 그리고 학교 선생일 때도 있고.
◇ 정관용> 그거는 다 묶어보면 하나예요.
◆ 강유정> 맞아요. 그런데 조금 성격이 살짝 달라집니다.
◇ 정관용> 문화 전반에 대한 평론과 강의. 그거 아닙니까?
◆ 강유정> 그렇기는 한데 또 학교에서 절대 보이지 않는 모습을 방송에서 보인다거나 혹은 집에서 결코 가정에서 보이지 않는. 그러니까 멀티플레이어 개념인 거죠. 그런데 이 멀티플레이어 개념에 조금 더 어떤 사회적 맥락을 보태서 이제 부캐릭터, 부차 캐릭터라는 말이 나왔는데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대개는 멀티플레이어이지만 유명인들에게는 그런 부캐릭터조차도 또 다른 유명인이 만들어지니까요. 그런 점에서 좀 사람들이 더 재미있어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엄밀하게 구분을 해 봅시다. 방금 강 교수가 표현한 걸 가지고 제가 예를 들어 볼게요. 아이들의 엄마 역할이 다르고요. 남편의 부인 역할이 다르죠. 그렇죠? 시어머니의 며느리의 역할이 다르고 딸의 역할이 다릅니다. 그렇죠? 인간은 모두 그렇습니다.
◆ 강유정> 맞아요.
◆ 김만권> 다양한 역할을 사회적으로 지고 있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런 면에서도 한 사람은 여러 캐릭터를 갖게 되는 거예요.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말하는 부캐라는 개념은 엄밀히 말하면 그런 측면이라기보다는 낮에는 회사원인데 밤에는 드러머다, 예를 들어서, 이런 식의.
◆ 김만권> 제 주변에도 그런 분이 계십니다. 되게 박사님이시고 되게 학문 활동을 되게열심히 하시는데 이분은 늘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하세요.
◇ 정관용> 그분은 되고 싶어하는 것뿐이죠.
◆ 김만권> 그러면서 계속 그 일을 하고 싶어서 계속 그걸 찾아다니고 학원을 다니고 그런.
◇ 정관용> 학원도 다녀요, 실제로? 그쯤되면 비슷한 거예요.
◆ 강유정> 맞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직업과 취향을 분리한 게 보통 부캐릭터였는데 최근 부캐릭터는 사실 몇 개의 직업처럼 본 캐릭터 이상으로 또 소득을 창출하고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이번에 싹쓰리 같은 경우에도 음원 차트를 1위를 차지할 정도로.
◇ 정관용> 유명인들이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부캐를 만드는 거는 이건 별개의 거로 봐야 돼요.
◆ 강유정> 그게 아예 쇼 비즈니스에서 부캐 만들기가 또 연예인들 사이에서 새로운 소득 창출로 만들어가는데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뭐냐 하면 사람들이 이미 부캐라는 걸 갖고 있었고 직업과 어떤 취향을 분리해서 전혀 다른 나로 살아가고 싶어했는데 이것조차 조금은 상업화되는 바람에 보통 사람들이 갖고 있는 부캐는 부캐라는 말을 쓰기가 조금 까다로워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사진=MBC 제공)
◆ 김만권> 사실 저도 김만권 선생님은 부캐가 있는가 그런 질문을 한번 받아본 적이 있었는데 그걸 생각했어요. 나한테 그런 부캐가 있나? 그런 생각을 하다가 기껏 있다고 한다면 친절한 만권 씨 정도 생각이 들었던 게 왜냐하면 제가 미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아트스쿨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었는데요. 그때 이제 예술가들을 가르치다 보니까 학생들이 예민하고 그래서 이제 내가 좀 친절하게 학생들을 대해야 되겠다. 그러면서 제가 말투도 친절하게 바꾸고 이렇게 좀 바꿨어요. 그 이전에는 제가 말투도 딱딱한 편이고 그랬는데. 그렇게 말투를 바꾸면서 이제 어떻게 보면 한국에 들어와서는 제가 그 친절한 만권 씨 개념을 학생들하고 있을 때 학교에서 저를 교수님이나 이렇게 부르는 친구들 없이 거의 다 학교에서 만권 쌤이라고 부르거든요. 그런 식으로 학생들하고 교육적 차원에서 소통을 하려고 그렇게 다가갔던 정도가 캐릭터의 변화 정도인데 이런 거는.
◇ 정관용> 그건 부캐 아니죠.
◆ 김만권> 그러니까 그것도 아니고 이게 뭔지 모르겠어요.
◇ 정관용> 강의법의 개선 그 정도인 거죠, 뭐.
◆ 강유정> 사실상 예술사에서는 페르소나라는 개념이 있었어요. 내가 원했지만 현실적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캐릭터는 배우에게 의존한다거나 아니면 내 작품 안에 넣는다거나 혹은 노래를 부르더라도 음악 안에 넣어서 구현하고 싶은 이상적 캐릭터를 어떤 작품 안에 녹여내는 페르소나 개념이 더 강렬했는데 지금은 그렇다기보다 내가 되든 안 되든 여러 개를 해보겠다라고 하는 거니까요. 그런 점에서 굉장히 방점이 옮겨지기도 했고 또 이거를 우리 얼터에고니 다양한 자아니 이렇게 생각하기가 말하기가 버거운 게 사람들 너무 가볍게 일상의 여러 가지 나의 캐릭터를 즐겨 보겠다라고 얘기하고 유희문화로 자리 잡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만권> 이게 페르소나 얘기를 또 하시니까 사실 이렇게 여러 가지 우리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을 때 그걸 페르소나로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멀티페르소나라든지 이렇게 표현하기도 하는데 사실 정치학에서도 이 페르소나라는 개념이 쓰이는 게 사실 시민 자체가 한나 아렌트라는 경우에는 일종의 페르소나라고 그러거든요. 왜냐하면 공적인 영역에 들어갈 때는 자신의 일부를 은폐시키고 그리고 자신의 일부를 뒤로하고 공적 영역에 들어간다라고 표현을 해요. 그러면서 자신의 사적인 이익이나 사적인 정체성을 감추고 들어가면서 이제 그 속에서 시민으로 변신한다라고 표현을 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는 이게 또 하나의 캐릭터가 사실 시민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개인, 알려진 개인, 분열된 개인과 다른 또 다른 하나의 캐릭터처럼 우리 정치적 삶에 존재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강유정> 사실 소비자의 모습도 그렇죠. 소비자일 때도 또 시민과 다르게 바이콧팅할 때도 있고 어떨 때는 보이콧팅을 할 때도 있는데 소비자로서는 또 자기의 어떤 캐릭터가 달라지는. 최근에 그래서 부캐놀이가 환불원정대라는 것까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에서 생각보다 우리 우리의 무의식을 의도적으로 짚었든 아니든 간에 소비자로서 자아를 할 때는 사실 내 얼굴을 좀 잊고 가서 환불이라는 게 내가 구매한 것에 대한 당당한 요구임에도 불구하고 내 얼굴에 시민과 개인이 섞이다 보니까 어려운 영역인데 그 부분까지 간다라는 거에 대해서도 또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데 역시 조금 예민한 문제들은 어떤 점에서 무의식적으로 좀 발현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정관용> 특히 또 최근에 무슨 유튜브니 뭐니 이런 채널들이 많아지면서 평상시 자기가 취미생활로 하던 걸 자기 직업은 따로 있고 그런 걸 남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들이 넓어지고 있잖아요. SNS 매체들의 발전 때문에. 이러다 보니까 자기 부캐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남에게 드러내는 이런 창구는 또 활짝 열리게 된 거 아닌가요?
◆ 강유정> 창구는 훨씬 많고 어떤 면에서는 부캐가 본캐를 압도하는 경우도 많아서 본 직업을 그냥 버리기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극적으로 하고... 저는 이게 일종의 언어게임처럼 사람들이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혼자만의 억지일 텐데 사람들이 되게 그걸 받아들여주고 오히려 부캐든 본캐든 간에 훨씬 더 소통이 잘 잘되는 쪽을 본 캐릭터로 인정하는 추세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가능한 거죠. 유튜브에서도 소위 말해서 우리가 잘 알려진 유튜버들은 본명을 모르잖아요. 도티라든가 대도서관이라든가 이런 분들은 어떻게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캐릭터는 알지만 그분의 실질적으로 시민으로서 이름이라든가 혹은 연령이라든가 전혀 무관심해요. 그리고 관심 없어도 관계가 없다라고 하는 부분에서 훨씬 더 캐릭터라는 말에 중심을 줘야 되거든요. 캐릭터가 강하면 된다 이제는 그 사람의 어떤 정말 실질적으로 검증 가능한 이력보다는 캐릭터가 있을 때 사람들이 훨씬 더 실력 있는 사람으로 인증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김만권> 생각해 보니까 살다 보면 생존을 위해서 존재하는 나가 있고 되고 싶은 나가 있는데 과거에는 이게 되고 싶은 나를 표출할 길이 개인에게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유튜브나 다양한 소셜 미디어나 이런 것들이 그 채널을 열어줘서 이런 부캐릭터들이 이렇게 활발히 제시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당분간은 이런 풍조가 더 확산될 것 같죠? 우선 연예계에서부터 계속 재미를 붙인 것 같아요.
◆ 강유정> 1920년대 소설이라든가 김승옥의 환상수첩 같은 소설을 보면 기차를 타고 내려가는데 내 얼굴을 보고 내가 낯설면 되게 괴로워하거든요. 그게 근대인의 초상입니다. 거울에 비춰서 내가 나답지 않다가 괴로운데 요즘에는 거울을 비춰서 내가 나 답지 않기를 연구하는 게 사실 부캐릭터고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아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세상의 흐름이 꼭 나와의 동질감이라는 걸 비췄을 때의 나의 어떤 균일함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되게 다양한 내가 있으면 내가 더 자신감 있다고 느껴지는. 그러니까 60년대 근대인이 봤다면 쟤들은 왜 저래? 굉장히 자아가 없는 거 아니야라고 거꾸로 말할 수준이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런 거는 어찌 보면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지고 인생 3모작, 4모작 얘기가 나오고 이러한 이런 시대적 변화랑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을 거예요.
◆ 김만권> 사실 이제는 인생 설계를 매 5년마다 해야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요.
◇ 정관용> 무슨 5개년 계획입니까?
◆ 김만권> 그러니까요. 이제는 인생 설계를 5년마다 해야 된다는 말은 5년마다 내가 변신을 해야 된다는 거니까 사실은 그런 캐릭터의 변화 자체가 어떻게 보면 삶의 방향과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도 연관이 돼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런데 또 한편 자꾸 이런 풍조가 생기다 보면 지금 말씀하신 5년마다 해야 된다 이런 얘기까지 또 듣다 보면 모든 사람에게 너무 스트레스 주는 거 아니에요?
◆ 강유정> 스트레스예요. 지금도 캐릭터 부자라는 표현이 가능하거든요. 사람들 사이의 소통이 돼요. 너는 캐릭터가 많아서 부자라고. 이게 과거에는 너 참 오히려 재주가 많으면 굶는다고 그랬어요.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안 낀다는 게 정말 남는 게 없다는 표현이었는데 요새는 많이 굴러야 하고 그리고 많이 자기가 캐릭터를 가져야 되는 건데 반대로 굉장히 일관적으로 사는 걸 훨씬 더 안정적으로 느끼시는 분들한테는 불안적 요소이기도 하고 불편한 요소이기도 하죠.
◇ 정관용> 그리고 한 우물만 파는 것에 장점도 분명히 있는 거 아닙니까?
◆ 강유정> 속담이 바뀔지도 모를 것 같아요. 거꾸로.
◆ 김만권> 그렇죠. 지금 어떻게 보면 다양성의 시대라 때와 장소에 따라 자신의 캐릭터가 바뀌는 게 상당히 재능이 된 시대인 것 같습니다.
강유정 강남대 교수 & 김만권 박사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라이브 캡쳐)
◇ 정관용> 알겠어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한우물 파는 것. 한 가지 일을 좀 꾸준히 오래하는 것. 이것의 중요성이 너무 간과되는 거 아닌가.
◆ 강유정> 그런데 그게 이제 경제 흐름의 발달과 같이 갈 텐데 지금 말씀하신 굉장히 장인정신의 나라가 사실은 일본이었잖아요. 하나를 파고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평생 그것을 하는데 제가 요새 흥미롭게 봤던 기사 중에 하나가 뭐였냐면 여전히 일본은 VHS, 비디오테이프라고 부르는 것을 대부분 보고 다시보기를 하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한류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간 이유 중 하나가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서 굉장히 디지털콘텐츠가 발달되어서 인데. 어떤 점에서 하나만 들여다보고 살기에는 세상의 흐름 자체가 계속 그런 사람들을 뒤처지게 하는 부분이 있어서 따라가기 어렵지만 부캐릭터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그리고 여러 가지 자기 정체성에 대해서 빨리빨리 습득하는 게 어떤 점에서는 좀 정보력도 되고 생존력이 됐다라는 거는 부인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 정관용> 두 분은 스트레스 안 받아요?
◆ 강유정> 받죠, 받는데 한편으로는 저한테도 여러 가지 부캐릭터를 만들어주시더라고요, 제가 만든다기보다.
◇ 정관용> 누가 만들어줘요?
◆ 강유정> 어떤 네티즌분들이라거나 이런 분들이 이런 사람이다라고 규정을 해 줄 때가 있는데 부캐릭터가 내가 만들 때도 있지만 사람들이 요구하는 모습에 제가 따라가는 측면도 없지 않아 있는 거예요. 그럴 때는 상당히 이게 내가 과연 어울리는 캐릭터인가 고민을 하게 되는 측면도 있어서 여러 가지로 좀 고민이 되는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한테는.
◇ 정관용> 김 박사는요?
◆ 김만권> 그런데 저는 생각해 보니까 제가 부캐릭터가 있는지도 없는지도 확실하지 않고 그런 상황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제가 무엇을 하고 있든 저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책을 가까이 두고 그리고 지속적으로 읽고 쓰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그 어떤 일이든 저와 연관된 일을 할 수 있어서 항상 그것이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저는 어떻게 보면 그렇게까지 정체성은 혼란은 저는 솔직히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렇게 이제 책을 읽고 학생들 앞에서 강의하고 글을 쓰고 지금까지 그런 것들이었다면 그걸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표출해내는 그런 게 이제 부캐로의 진화 ... 진화거든요. 혹시 그런 유혹 같은 거는 없어요?
◆ 김만권> 저는 기본적으로...
◇ 정관용> 노래로 표현을 해 본다면?
◆ 김만권> 제가 학교 다닐 때 노래패를 하기는 했었는데요. 그런데 그런 욕망은 없고요, 지금 현재는. 사실은 이렇게 30대, 40대 때는 가수를 해 보고 싶은 욕망은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안 되더라고요.
◇ 정관용> 이쯤 되면 제가 잘 짚은 것 같은데요.
◆ 강유정> 맞아요.
◇ 정관용> 정치철학을 노래로 표현한다.
◆ 김만권> 그렇지는 않고요.
◇ 정관용> 마지막으로 부캐란 무엇이다, 강 교수님.
◆ 강유정> 저는 거울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은 내가 나를 봐서 즐겁게 여러 가지 머리를 가끔 가발도 쓰기도 하고 화장을 해 보기도 하고 얼굴에 낙서를 하면서 결국 거울보기를 하는데 달라진 거울 놀이가 부캐 놀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정관용> 재미난 거네요, 이거는.
◆ 강유정> 재미난 겁니다.
◇ 정관용> 김만권 박사는?
◆ 김만권> 저도 거의 비슷한데요. 때로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게 부캐인 것 같습니다, 저한테.
◇ 정관용> 이렇게 그냥 즐겁게 크게 스트레스 안 받고 이렇게 부캐를 옆에서 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게 일종의 스트레스로 사람들한테 나도 있어야 되는데 꼭 그런 문제는 아닌 거죠?
◆ 강유정> 그래서 사실은 투잡이나 이런 것들과는 분리해야 됩니다. 이거는 재미있는 문화현상이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서 투잡하는 것을 여기까지 섞는다? 그런 거는 위험한 얘기가 됩니다.
◆ 김만권> 그렇죠. 투잡은 이게 경제가 어려운 진실의 삶의 무게를 감당하는 방식이지 전혀 다르죠.
◇ 정관용> 김만권 박사, 강유정 교수. 오늘 여기까지. 수고하셨어요.
◆ 강유정> 감사합니다.
◆ 김만권> 감사합니다.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