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미국 민주주의 상징인 의회 의사당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난입하는 과정에서 4명이 목숨을 잃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을 퇴임전에 탄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온다.
6일(현지시간)은 사실 트럼프 대통령 '최후의 날'이었다.
미국 상하원이 합동으로 회의를 열어 각 주에서 보내온 선거인단 투표결과를 추인해 모든 대선과정에 종지부를 찍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에 앞선 시간 백악관 앞에서 '최후의 파티'가 열렸다.
트럼프 지지자들 집회. 연합뉴스
'미국 재건을 위한 행진'이라는 이름이 붙은 트럼프 지지자들 집회였다.
트럼프 말을 빌리면 10만 명이 모인 이 집회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예고한 대로 참석해 1시간 넘게 연설했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겼다. 압승이었다.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 말미에는 이런 선동도 잊지 않았다.
"우리는 의사당에 갈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에게 자부심과 용기를 불러일으켜서 이 나라를 되찾게 할 것이다."
시위대가 난입한 미 의회의사당. 연합뉴스
그로부터 2시간 뒤 시위대는 트럼프 말대로 의사당에 진격했다.
수천명의 완력에 경찰 저지선은 맥없이 뚫렸다.
각목을 든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외벽을 타고, 유리창을 부수고 추인 절차가 진행중이던 본회의장에 난입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의사당 서편은 특히 아수라장이 됐다.
최루탄과 총성이 난무하는 무정부상태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었다.
결국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기 자욱한 의사당 안에서 경찰과 대치한 트럼프 지지자들. 연합뉴스
1명은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졌고, 나머지 3명도 의사당 진입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이 황급히 대피하면서 추인 과정도 중단됐다.
의사당 점거 사태는 2천여명의 주방위군들까지 투입된 뒤 4시간 만에 끝났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무혈 쿠데타를 시도했다고 맹폭했다.
복수의 백악관 관료들은 부끄럽다며 사표를 던졌다.
같은 당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비롯해 세계 지도자들도 미국민주주의에 조종이 울렸다며 비판하고 조롱했다.
트럼프의 임기는 이날로 정확히 2주가 남은 상태.
명예제대 못하게 지금이라도 탄핵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공화당내에서까지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열린 트럼프 지지자들 집회. RSB네트워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