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황진환 기자
법무부가 이르면 이번주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발표한다. 지난 7일 고위간부 인사에서 승진 없이 일부 조정만 이뤄진데 비춰 중간간부 인사도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관심사는 전국 최대청인 서울중앙지검 간부의 교체 여부다. 앞선 인사에서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유임한 법무부가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이 지검장에게 힘을 보탤지 주목된다.
15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르면 이번주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한다. 고위간부 인사가 '조직 안정'을 이유로 4명만 수평 이동시킨 수준에 머문 만큼, 중간간부 인사의 규모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검찰 안팎의 관심은 서울중앙지검에 쏠린다. 고위간부 인사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성윤 중앙지검장의 전보를 요청했지만 박 장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상 이 지검장을 재신임한 터라,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이 지검장의 요구가 대체로 수용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 윤석열 검찰총장. 박종민 기자
현재 이 지검장 입장에서는 자신과 손발을 맞출 간부의 진용이 새롭게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국면을 계기로 중앙지검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이 신망을 잃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같은 맥락에서 선임격인 김욱준 1차장검사 자리에는 이 지검장의 측근이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김 차장검사는 윤 총장 징계 사태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존재 가치를 위협하는 조치들을 즉각 중단해달라"며 사표를 던졌다. 후임 1차장검사로는 추 전 장관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을 수사한 김양수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거론된다.
최성필 2차장검사와 구자현 3차장검사, 형진휘 4차장검사의 교체 전망도 나온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발령이 나 인사 대상은 아니지만, 윤 총장 징계 사태 당시 이 지검장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전보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앙지검 부장검사 중에서는 변필건 형사1부장의 이동이 유력시된다. 변 부장검사는 '채널A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무혐의 처리 의견을 보고했지만, 이 지검장이 결재를 미루면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변 부장검사 후임에는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허인석 중앙지검 형사3부장이 꼽히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이밖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담당한 권상대 공공수사2부장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중인 이동언 형사5부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다른 검찰청에서는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맡고 있는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담당한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의 유임 여부가 관심이다. 주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이 진행중인 곳이다.
다만 이들의 경우 큰 폭의 교체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자칫 권력 수사 무마로 읽힐 수 있는데다 불필요한 역풍까지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장관이 무리한 교체보다는 최근 사표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는 수준에서 중간간부 인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법조계 내부에서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 당시 좌천됐다고 평가받는 신자용·신봉수·송경호·한석리 차장검사의 인사 이동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추 전 장관 임명 직전 중앙지검 1~4차장검사로 있으면서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과 조국 전 장관 일가 의혹 사건을 지휘했다. 모두 지난해 1월 지방으로 발령난 뒤 같은 자리에 재차 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