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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뉴스]"'내 혀 내놔' 성폭행범 얼굴, 아직도 생생한데"

사회 일반

    [AS뉴스]"'내 혀 내놔' 성폭행범 얼굴, 아직도 생생한데"

    '혀 절단 사건' 재심 기각..망연자실
    1964년 18살 소녀에게 일어난 사건
    '가시나가 남자 인생 망쳤다' 라며
    당시 검사 욕설, 협박으로 수사
    가해 남성의 강간미수죄는 사라지고
    판결문 속 거짓으로 꾸며낸 흔적
    옥고 치르고 나와 50년을 한 맺힌 채
    늦은 나이에 공부..재심 청구하기까지
    '정당방위 무죄' 판례 남기고 싶다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말자(재심 청구인)

    그 사건 그 후가 궁금하다. 화요일의 코너 AS뉴스입니다. 작년 5월이었습니다. 70대 한 어르신이 여성단체의 문을 두드립니다.

    “50여 년 전에 내가 성폭행을 당했다. 그런데 피해자인 내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인 남성이 피해자가 됐다.” 이렇게 호소를 합니다. 우리에게는 ‘혀 절단 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이죠.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라는 영화로 제작이 되면서 우리에게 생생히 기억되는 사건.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남성에게 저항하다가 그 남성의 혀를 깨물었다는 이유로 유죄 선고를 받았던 바로 그 사건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당시 피해자 나이는 18살. 반세기가 지나서 70살이 넘은 피해자는 성폭행 정당방위를 주장하면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세상이 달라졌으니까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 이런 소망인 거죠. 하지만 얼마 전 나온 재심 결과는 기각이었습니다. 오늘 AS뉴스 56년 만의 미투. 최말자 씨를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최말자 선생님 나와계세요?

    ◆ 최말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재심이 받아들여지고 좀 더 기분 좋게 인터뷰 했으면 좋았을 텐데 좀 마음이 아프네요.

    57년 전 성폭행을 시도하려던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가 중상해죄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최말자 씨가 지난해 5월 6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청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말자> 그렇죠. 기각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실망이 컸어요. 숨을 수가 없었어요. 방에 앉아 있을 수도 없었고요. 나갔다 들어갔다 하다가 도저히 머리도 아프고 가슴을 숨을 쉴 수가 없어서 하루하루 4시간, 5시간을 헤매다 보니까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 김현정> 다리가 아파올 때까지 산을 다니고 몸을 피곤하게 해야만 비로소 잠을 청하실 수 있었군요?

    ◆ 최말자> 네.

    ◇ 김현정> 청취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저희가 1964년 그때로 한번 돌아가보겠습니다. 다시 생각하시기 참 아픈 기억이겠습니다마는 18살 그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 최말자> 그날 저녁에 나를 아는 친구 둘이 우리 집을 밤에 오는데 이 남자가 한 친구 뒤를 따라왔어요. 뒤에 남자가 따라와서 밖에서 서 있으니까 우리 친구 집을 보내기 위해서 그놈을 반대 방향을 거기까지 제가 데리고 나갔어요. 데리고 나갔는데 그 큰 길에서 나는 여기서 길을 알려줬으니까 나는 집으로 가야 된다고 돌아섰어요,

    돌아서는데 내 뒤에서 내 양 어깨를 양손으로 잡고 두 다리를 걷어찼어요. 차니까 나는 사정없이 넘어졌죠. 넘어지면서 내 머리가 땅바닥 돌에 치이면서 정신을 잃으면서 누웠는데, 내 배 위에 올라타고 키스를 하다 보니까 손도 쓸 수도 없고 그 돌멩이에 다치다 보니까 정신도 잃어버리고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정신을 차리다 보니까 내 입에 뭐가 있었어요. 그 자리에서 뱉어버리고 집으로 그냥 도망을 왔어요. 그리고 얼마 후에 (그 남성이) 집을 찾아와서 자기 혀를 찾아달라고.

    ◇ 김현정> 혀를 찾아달라고.

    ◆ 최말자> 찾아달라고 우리 집을 찾아왔어요. 30~40분 후에.

    ◇ 김현정> 선생님 그때 바로 신고를 하거나 그럴 생각을 못 하셨어요?

    ◆ 최말자> 신고가 뭡니까? 그 시대는, 아버지가 만약에 그 상황을 알면 맞아죽는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는데. 그런데 아버지가 그날 저녁에 집에 안계셨어요.

    ◇ 김현정> 여러분, 1964년입니다.

    ◆ 최말자> 그러다 보니까 그런 일이 벌어졌고 어쩔 수 없이 시간이 가고 아버지가 오면 안 되니까 오기 전에 해결을 해야 되니까. 남동생이 손전등을 가지고 그 현장을 가서 (혀를) 찾아줬어요. 고발이고 그런 거를 떠나서 아버지한테 맞아 죽을까 싶어서 몰래 그날 밤에도 있다가 날이 새기 전에 도망을 갔어요.

    ◇ 김현정> 오히려 피해자가 도망을 가신 거예요?

    ◆ 최말자> 아버지에게 맞아 죽을까 봐 도망을 갔죠.

    ◇ 김현정> 왜 맞아 죽어요, 왜?

    ◆ 최말자> 그때는 무지하니까 그냥 무조건 가시나가 못된 짓했다고 머시마하고 문제가 생기면 이거는 집안의 수치고 그러니까 때리죠. 맞아 죽죠, 그걸 알면. 그래서 도망갔어요.

     

    ◇ 김현정> 여러분, 이게 1964년입니다. 그러니까 성폭행을 당하고 딸이 돌아왔다 이러면 네 행실이 문제다 이건 집안의 수치다 그 당시 분위기가 그랬다는.

    ◆ 최말자> 그렇죠.

    ◇ 김현정> 심지어 그 가해 남성, 지금 우리가 생각할 때는 누가 봐도 성폭행범이고 당장 경찰에 잡혀 가도 시원치 않을 그 사람이 오히려 큰소리를 계속 쳤다면서요?

    ◆ 최말자> 그렇죠. 나이 18살에 뭘 압니까? 겁이 나서 그냥 도망갔다가 3일 만인가 집을 찾아갔어요, 어쩔 수 없이. 찾아가니까 그 동네가 막 난리법석이 났죠.

    ◇ 김현정> 왜요?

    ◆ 최말자> 아니, 가시나가 밤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전부 다 우왕좌왕하고요. 그런데 무슨 놈의 고소를 하고 고발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아버지는 이 가시나 때려죽인다고 가시나 찾으라고 난리를 치고 그 길로 경찰서에 불려가서 조사를 했죠.

    ◇ 김현정> 수사 과정을 좀 듣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수사는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됐습니까?

    ◆ 최말자> 경찰서에서는 (남성에 대해) 강간미수하고 특수 주거침입하고 그걸 같이 넣어줬어요. 그런데 검사가, 소환장 보낸게 7월 초쯤으로 알고 있어요. 내가 알고 있기로는, 기록은 없지만. 검찰 조사를 받고 그날 바로 구속을 시키더라고요.

    ◇ 김현정> 누구를요? 선생님을요?

    ◆ 최말자> 네. 그 뒤로는 무조건 가시나가 남자를 등신, 불구로 만들었다고 바른 말 하라는 거예요. 있는 그대로 얘기했는데 내 말은 인정 안 하고. 그러고서 책상을 치고 일어서서 의자에 발을 얹고 손을 허리에 대고 이 년, 저 년 욕을 하면서 네가 남자를 불구를 만들었으면 책임을 져야지 왜 바른 말 안하노. 그러면서 욕을 하면서 네가 바른 말 안 하면 여기에서 평생을,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고 바른 말 하라. 그 말을 15번, 20번 이상 했어요.

    ◇ 김현정> 그 검사 얼굴이 기억나세요? 이름이랑?

    ◆ 최말자> 지금은 기억도 안 나고 이름도 기억이 안 납니다.

     

    ◇ 김현정> 그런 과정을 거쳐서 결국 어떤 판결을 받으셨냐면 제가 당시 판결문을 지금 가지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레인보우로도 여러분에게 띄워드릴 텐데요. 이런 식이에요. 노 씨의 혀를, 그 남성이죠. “노 씨의 혀를 잘라버릴 걸 마음먹고 (중략) 불구의 몸을 만들었다” 이렇게 판결문에 적혀 있어요.

    ◆ 최말자> 그렇죠. 검사가 그렇게 주장했죠.

     

     

    ◇ 김현정> “위 최말자에게 대담하게도 키스하려는 충동을 일으키는데 어느 정도 보탬은 되었을 것이라는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 이 얘기는 성폭행을 당하게, 즉 키스하려는 충동을 일으키는 데 이 피해자가 도움을 줬다, 이런 얘기인가요, 지금 이게?

    ◆ 최말자>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죠.

    ◇ 김현정> 그 남성은 처음 본 건 아니고 건너 건너?

    ◆ 최말자> 처음 봤죠.

    ◇ 김현정> 아예 처음입니까?

    ◆ 최말자> 나는 그날 저녁 처음 봤죠. 그날 저녁에 생김새만 봤죠.

    ◇ 김현정> 그러니까 생전 처음 본 남성에게 호기심이 생겨서 키스를 하도록 유도를 한 것이므로 이것은 강간이 아니고.

    ◆ 최말자> 그거는 검사가 한 말입니다.

    ◇ 김현정> 오히려 혀를 자르는 행동을 한 것만이 중상해 죄다, 지금 이렇게 판결이 난 거네요, 결국?

    ◆ 최말자> 그렇죠. 그렇게 해서 앞에 보면 사건 과정을 얘기하는데 전부 다 자기들이 꾸며 놓은 거예요.

    ◇ 김현정> 예를 들어 어떤 부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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