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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울린 보증금 65억 먹튀 "7년 모은 전재산 못받아"

사회 일반

    2030 울린 보증금 65억 먹튀 "7년 모은 전재산 못받아"

    65억 보증금 먹튀 건물주 1년째 잠적
    결혼 자금이었는데.. 불면증 시달려
    피해자 거의 대부분 2030 청년세대
    근린시설 개조해서 주택처럼 임대
    경찰은 '증거불충분' 무혐의 처분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해피하우스 보증금 피해자 (익명)


    전세 사시는 분들. 어느 날 집주인이 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 이런 상상해 보셨습니까?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최근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대규모 전세보증금 피해 사건이 발생한 건데 100여 세대의 오피스텔을 가진 건물주가 무려 65억 원의 보증금을 들고 사라진 겁니다. 피해자는 대부분 20대, 30대 사회초년생들이었습니다. 참 기막힌 일이죠.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경찰이 나섰는데 어떻게 1년이 지나도록 이 사람을 못 잡고 있는 건지 궁금하고요. 또 전세보증보험 같은 건 가입하지 않았던 건지 궁금한 게 많습니다. 피해자 얘기 직접 들어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5층에 세들어 사시던 분이세요. 5층 세입자님 안녕하세요.

    ◆ 피해자>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명 해피하우스 사건, 이렇게 불리던데 해피하우스가 그 건물 이름이라고요?

    ◆ 피해자> 네.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오피스텔 해피하우스 전경.

     


    ◇ 김현정> 등록은 고시원으로 돼 있던데 실제로는 오피스텔이었던 겁니까?

    ◆ 피해자> 네. 그거를 개조해서 오피스텔처럼 취식이나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 김현정> 고시원으로 등록하면 집주인한테 이점이 있는 거죠?

    ◆ 피해자>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것 때문에 보증보험도 가입이 안 되고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집주인이 고시원으로 등록을 해 놓고 실제는 오피스텔처럼 세를 준 상황. 그런데 언제 어떻게 전세계약을 체결하셨어요?

    ◆ 피해자> 저는 2014년 5월에 입주해서 한 7년차 되었습니다.

    ◇ 김현정> 7년차. 보증금 6500. 몇 제곱미터짜리 방입니까?

    ◆ 피해자> 한 5평 정도.

    ◇ 김현정> 그 건물이 근저당 한 20억 원이 잡혀 있더라고요. 그건 알고 계셨어요?

    ◆ 피해자> 네, 그때 공인중개사 말로 건물 시가가 80억이고 근저당 없는 건물은 없다 이런 식으로 안전하다, 그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 김현정> ‘대출 20억 정도 잡혀 있는 거야 요새 그런 건물들 워낙 많으니까 걱정하지 마시라’ 하고. 보증금도 주변 시세보다 쌌다면서요?

    ◆ 피해자> 네, 제가 그때 처음 계약할 14년 당시에는 제가 5500만 원에 들어가서 주변 시세보다 최소한 500만 원은 저렴했습니다.

    ◇ 김현정> 보증금이 500이나 저렴하면 사회초년생들한테는 큰돈이죠.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렇게 입주한 세대가 총 98세대. 전부 다 전세였나요?

    ◆ 피해자> 저희한테는 공인중개사나 집주인이 월세가 대부분이다라고 얘기를 했고 다른 분들한테도 6:4다. 전세가 4고 월세가 6이다. 이런 식으로 많이 말씀하셨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 전세였습니다.

    ◇ 김현정> 주로 어떤 분들이 입주하셨어요?

    ◆ 피해자> 거의 다 막 저처럼 첫 입사를 해서 독립을 많이 하시는 분들. 그리고 20대, 30대 초년생들이 많았습니다.

    ◇ 김현정> 그렇겠네요. 5평짜리 방이니까. 뭐 가족 수 많은 세대가 살기는 쉽지 않을 거고 그러면 이제 독립가정들, 젊은이들이 많았다 이 말씀이세요.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이 해피하우스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언제입니까?

    ◆ 피해자> 이게 2020년 2월에 경매 개시가 되고 집집마다 이제 강제경매가 개시되었다는 사실이 통지되면서부터는 전부 알게 됐습니다.

    ◇ 김현정> 경매에 넘어갔어요?

    ◆ 피해자> 네. 그래서 알아보니까 2019년 초부터 이게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았던 거였고 이제 전세기간이 만료된 세입자들한테 하나 둘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는 세대가 늘다가 2019년 8월부터는 임차권 등기가 설정되어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면 그때부터는 이사 가는 분들, 보증금 빼달라고 하는 분들한테 (집주인이) 하나도 못 돌려준 겁니까?

    ◆ 피해자> 네, 하나도 못 돌려주면서부터 등기가 점점 설정되면서 지금까지 연락도 안 되고 강제 경매가 개시된 거죠.

    ◇ 김현정> 연락이 전혀 닿지 않아요? 집주인이 이러저러하다 설명도 없습니까?

    ◆ 피해자> 2020년 3월까지는 정말 간간히 연락이 왔었는데 그 후로부터는 저한테는 문자를 보내도 전화통화를 시도해도 연락을 피했습니다.

    ◇ 김현정> 간간히 연락이 될 때는 뭐라고 설명을 하던가요?

    ◆ 피해자> 곧 해결될 거다 이런 말만 반복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거기 98세대 꽉 차 있을 텐데 그분들은 다 어떻게, 이사 가려면 지금 어떻게 하고 이사 가세요?

    ◆ 피해자> 저도 이사 간 세대 중 한 명인데 이제 임차권등기명령 설정해 놓고 아무 돈도 못 돌려받고 일단 이사를 했습니다.

    ◇ 김현정> 경찰에 신고는 하셨습니까?

    ◆ 피해자> 네, 형사고소로 사기로 신고를 했는데 그냥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끝났습니다.

    ◇ 김현정> 증거불충분 무혐의라니요?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해버렸는데 증거불충분 무혐의라는 말이 무슨 말입니까?

    ◆ 피해자> 진짜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인데 경찰은 고소장을 제출한 사람만 피해자로 보고 있고 제가 혼자 고소를 하다 보니까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피해자 전부를 계산하면 좋은데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러니까 건물 가치 총 대략 한 80억 정도 되는 그 건물 가치에 비해서 저 혼자 고소한 피해액이 현저히 적다고 봐서 무혐의 처분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건물의 금액이, 가치가 한 80억 되는데 당신 보증금은 6500만 원이다, 그거면 돌려줄 수 있는 수준이라 보고 증거불충분’ 그러니까 ‘해결될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된 거군요?

    ◆ 피해자> 네. 그런데 사실 그때도 아예 연락도 피하고 그런 상황이었는데 그렇게 했다는 게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됩니다.

     


    ◇ 김현정> 그게 언제 일이에요?

    ◆ 피해자> 2020년 한 5월쯤에.

    ◇ 김현정> 아니, 그 98세대 다른 분들한테도 이런 식으로 개별신고가 다 들어갔을 텐데.

    ◆ 피해자> 네, 그 개별적으로 고소한 한 명만 피해자로 봅니다.

    ◇ 김현정> 이거는 경찰 쪽 얘기도 들어보고 싶은데 여하튼 ‘무슨 이유인지 이 신고들은 다 기각됐고, 결국 이 집주인을 1년 지나도록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말씀이신 거죠?

    ◆ 피해자> 네.

    ◇ 김현정> 전세보증보험이라고 있잖아요. 요즘은 이제 혹시라도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까 봐 세입자들이 전세보증보험을 많이 들어요. 일정액을 내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보증금을 다 돌려받을 수 있는 건데 혹시 그거는 안 드셨어요?

    ◆ 피해자> 네. 그때 제가 계약할 당시 2014년에는 보증보험에 대한 정보나 인식이 흔하지 않아서 그때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가입을 알아봤지만 이제 이 건물에 근저당이 있어서 또는 이게 주택용도가 아니라 근린시설이라서 안 된다는 답을 보험회사로부터 들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고시원으로 등록이 됐기 때문에 보증보험 들고 싶어도 들 수 없다, 안 받아준다’는 얘기. 사실은 2020년, 그러니까 지난해 12월부터는 임대사업자가 임차인한테 선순위보증금 현황, 그러니까 ‘당신이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다. 만약에 사업이 부도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언제쯤 받을 수 있다’ 이 순위를 알리도록 무조건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법이 개정됐어요. 그것도 시행되기 전이니까 알 수가 없었던 상황이었고. 아까 피해자들이 대부분 20~30대 청년이라고 하셨잖아요. 한 분, 한 분 사연들이 절절하시겠는데요.

    ◆ 피해자> 네. 진짜 저도 2014년에 입사를 하게 되면서 기쁜 마음으로 첫 독립을 시작했고 부모님께서 어렵게 빌려주신 돈이 그 전세금이었고 20대 7년 동안 진짜 열심히 모은 돈이라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실례지만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피해자> 저는 31살입니다.

    ◇ 김현정> 7년간 취직해서 열심히 모은 돈. 그 돈 6500만 원이 지금 그냥 연기처럼 사라졌고 그 집주인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경찰은 찾아줄 생각도 않고 이런 상황이니까 막막하신 거군요.

    ◆ 피해자> 네. 저도 결혼자금으로 생각했던, 사실은 저한테는 전재산이었거든요.

    ◇ 김현정> 결혼을 앞두고 계세요?

    ◆ 피해자> 결혼은 했습니다, 2020년 5월에. 제가 이사한 이유도 3월에 퇴거해서 만약에 (보증금을) 받게 된다면 받은 돈으로 5월에 결혼을 하려고 했던 거였고. 그래서 저도 이사를 한 거였습니다.

    ◇ 김현정> 결혼 날짜는 잡혀 있는데 전세금을 못 돌려받는 상황이고 그래서 그냥 일단은 신혼집으로 나가신 거군요?

    ◆ 피해자> 네. 그때 생각하면 그때는 매일 밤 진짜 답답하고 울고 맨날 하루에 한 번씩은 전화해보고 이랬던 것 같은데 그때 생각하니까 또 약간 지금 울컥하는 것 같습니다. 진짜 처음 계약할 당시에는 진짜 입사 꿈 이루고 행복한 나날들이었던 것 같은데 이 2019년 이 일이 터지기 전까지는 진짜 해피하게 살았는데 지금은 제가 뭐 앞으로 뭐 할지 매일 생각하고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이제는 없는 것 같아서 답답하고 그러니까 매일 잠도 안 옵니다.

    ◇ 김현정>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이제 같이 모여서, 98세대가 모여서 공동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제가 전해 들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뭔가 경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그 집주인으로부터 뭔가라도 받아낼 수 있는 상황이 되기를 바라면서 소식들 전해 주시고요.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 피해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거 힘내시라는 말밖에는 제가 드릴 수 없는 마음이 참 안타깝네요.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피해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 가양동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한 오피스텔에서 발생한 65억 원 규모의 전세보증금 사고. 그 피해 당사자 한 분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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