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마친후 인사를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한 번만 기회를 더 달라"며 대국민 호소에 나섰지만, 박주민 의원의 임대료 인상에 '가짜 지지자' 논란까지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
"다음 대선을 최종 목표로, 지더라도 잘 싸우자"는 말이 무색해지면서 당내에선 지금 체제로는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1일 3악재?…총결집 급한데 당 분위기는 어수선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 후보 간 지지율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어수선한 당 분위기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지원 유세에 가서도 자기 홍보를 하느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자 유세본부장을 맡은 서영교 의원은 '박영선 후보 동작구 집중유세 사회 맡아'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내빈과 발언자 독려하며 박영선 후보 집중유세 화끈하게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김남국 의원도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휴대폰에 충전기 꼽고 계속 쉬지 않고 (유세) 전화하겠다. 절박한 마음으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당내에서는 박 후보에 대한 홍보보다 지지자를 향한 자기 어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청래 의원은 "내곡동 측량현장에 백바지에 선그라스 끼고 나타나 생태탕까지 먹고 갔다는 증언이 나왔는데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며 "내곡동에 갔습니까?안 갔습니까? 제가 먼저 릴레이의 발원지가 되겠다"고 네거티브전을 주도했다.
이어 "'내곡동에 갔습니까? 안 갔습니까?' 이 멘트로 직접 10초 정도의 동영상을 제작해 각자의 페이스북에 올려달라"며 동료 의원들을 지명하기도 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경제민주화네트워크와의 정책협약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윤창원 기자
선거 국면에서 네거티브전은 흔히 보는 모습이지만, 당 지도부가 대국민 읍소를 하며 저자세 모드로 전환한 상황을 감안하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현재 두 후보 간 실제 격차를 6% 안팎으로 보고 있는데, "지원 유세에 온 국회의원들과 지역위원장들이 축제라도 한 듯 자기 SNS에 사진을 올리면 어떡하냐"는 반성의 목소리도 크다.
박 후보 유세 연설에 나섰던 홍재희씨의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대변인 활동 전력도 여론의 비판을 샀다.
앞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박원순은 가장 청렴한 공직자" 등 2차 가해,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호한 김경협 의원의 "임대차 3법이 통과되기 직전 임대료를 대폭 올렸다면 임대차 3법 탓인가, 아니면 임대차 3법 통과가 늦어졌기 때문이냐"는 발언, 박주민 의원의 과한 임대료 인상에 이어 악재만 쌓이고 있다는 평이다.
이를 두고 한 민주당 의원은 "'1일 1악재'가 아니라 '1일 3악재'는 되는 것 같다"고 했고, 당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관계자는 "아직도 분위기 좋을 때로 착각하는 건지 상황 인식이 너무 느리다"고 꼬집었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2연패를 하더라도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오 후보와 격차가 크지 않아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표면적으로 드러난대로 참패를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