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숨진 손정민씨를 추모하는 글과 물품들이 놓여 있다. 이한형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친구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실종 당일 오전 7시 2분 전원이 꺼진 이후 다시 켜지는 등 추가 조작은 없었다. 해당 휴대전화는 A씨의 마지막 통화 이후 그 자리에 계속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A씨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4월 25일 오전 7시 2분 전원이 꺼진 이후 전원을 켠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오전 3시 37분쯤 최종 통화 이후 휴대전화 사용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최종 통화 이후 휴대전화는 계속 그 위치에 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움직이면 작동하는 '건강앱'도 오전 3시 36분 최종 활동이 기록된 이후 기록이 없었다"며 "오전 7시 2분까지 움직임이 없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전 3시 37분 A씨가 서서 통화하는 장면이 사진으로 찍힌 게 있는데, 거기서 돗자리 주변 자리에 휴대전화를 놔둔 상태에서 오전 7시 2분까지 움직임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RELNEWS:right}
손씨 사망 경위를 파악해 줄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에서는 손씨와의 불화나 범행 동기 등 사인과 관련된 특이한 내용은 확인된 게 없다"며 "유전자·혈흔 등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고, 아직 미회신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30일 반포한강공원 고 손정민 씨 추모현장에 시민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한강공원 반포지구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B씨는 경찰 조사에서 5월 10~15일 사이에 이 휴대전화를 습득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경찰은 습득 경위와 정확한 일시를 파악하기 위해 주변 CCTV 영상 등을 계속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경찰이 A씨 휴대전화를 찾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으나 병가 등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습득 후 사물함에 넣어 둔 사실을 깜빡했다가 동료가 습득한 다른 휴대전화를 제출하자 이전에 습득한 사실이 생각나서 제출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