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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물고 늘어지자 "바지 내릴까요"…與 경선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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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캔들 물고 늘어지자 "바지 내릴까요"…與 경선 위험수위

    핵심요약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 2차 TV 토론에서 정세균 전 총리가 배우 김부선씨와의 관계 의혹을 집요하게 공격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제가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며 정색하면서 반박했습니다.
    이처럼 토론이 과열되면서 여당 경선이 정책 검증보다는 말꼬리 잡기나 사생활 관련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에 참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에 참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 
    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2차 TV토론에서 난데없이 튀어나온 이재명 후보의 이른바 '바지 발언' 논란이 경선판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정세균 후보가 "소위 말하는 스캔들에 대한 해명을 회피하는 건 대선 후보로서 부적절하다"며 배우 김부선씨와의 관계를 따져 묻자 "제가 바지 한번 더 내릴까요"라며 정색했다.

    경선 일정이 본 궤도에 접어들고 주자 간 토론이 치열해지면서 차츰 정책 검증보다 말꼬리 잡기나 사생활 관련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살갑던 스튜디오, 이내 살얼음판으로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에 참여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에 참여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 
    토론 중 이 후보가 불쑥 내놓은 '바지 발언'에 정세균 후보는 당황한 듯 헛웃음을 지으며 얼른 고개를 돌렸고 "어휴, 그거하고는 다른…"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얼른 두 손바닥을 위로 펴 보이며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라고 쏘아붙였다. 정 후보가 "국민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말씀을 하셔 달라"고 제안했지만 답하지 않았다.

    외려 이 후보는 고개를 두어 차례 끄덕인 뒤 "어떻게 합니까"라며 웃어넘겼다. 살갑던 스튜디오 분위기는 이내 살얼음판이 됐다.

    지난 2008년 가수 나훈아씨가 여배우와의 풍문으로 곤욕을 치르다 기자회견 중 테이블에 올라 "직접 보여줘야겠느냐"며 바지를 내리려던 모습과 겹쳐 보이는 대목이었다.

    '바지 논란'에 묻혀버린 정책 토론

    다음 날 박용진 후보는 이 장면을 두고 "위트로 해야 할 얘기를 그냥 정색을 하고 바지 발언으로 가버리게 되는 이런 일은 본선에서 있었으면 폭망각"이었다며 "완전히 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가 지적한 대로 이날 조선일보부터 경향신문까지 주요 조신문 대다수는 '바지 발언'을 제목으로 다뤘다. 덕분에 기본소득이나 양극화, 지역 균형발전 등 토론에서 다뤄졌던 의제들은 비교적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정세균 후보의 경우 토론 뒤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페이스북에는 "개인 사생활이 아니다. 공인으로서의 검증"이라며 "당당하게 사실만 밝혀 달라"고 압박했다.

    다만 MBC 라디오 진행자가 "이미 소명됐다는 게 이재명 후보의 판단인 것 같다"고 묻자 "그런 건 자세히 모른다. 국민이 판단할 일이지 제가 판단할 일은 아니다"라며 슬쩍 물러섰다.

    이재명 지사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신 마녀지' 하길래 '아닌데요' 했더니 '마녀 아닌 것 증명해봐'라고 하는 것 같았다"며 "마녀사냥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고 발끈했다.

    앞서 2018년 배우 김부선씨는 이재명 경기지사 몸에 '큰 붉은 점'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지사 '셀프 신체검증'에 참여한 아주대 의료진이 이를 반박한 뒤 추문은 일단락됐었다.

    지금은 그저 '전쟁의 서곡'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승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최문순, 정세균, 이재명 후보. 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승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최문순, 정세균, 이재명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이런 진흙탕 싸움은 6일 밤 열릴 3차 TV토론이나 오는 8일 마지막 토론에서도 재연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TV토론과 합동 토론을 각각 1차례씩만 치르려던 애초 계획과 달리 합동 토론을 없애고 TV토론을 4차례로 확대했다.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잠잠했던 경선판에 열기를 더하고 유권자 관심을 이끌어 당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과, 당내 갈등에 생채기만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재선 조응천 의원은 "흥행이 되느니 마느니, 우리들끼리만 하는 거니 이런 얘기가 있었다"며 "저희로서는 어떻게든 국민들께 이 과정을 다 보여드리고 붐업을 하고 진정성을 보여드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중진 의원은 사석에서 "추격 주자들도 좀 과하긴 했지만, 이재명 후보의 '욱하는 기질'이 본선에 가기도 전에 너무 빨리 발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염려했다.

    민주당에서 십수년 만에 당의 헤게모니 이동이 예견되는 만큼 권력 다툼 속 파열음이 향후 더욱 노골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은 '전쟁의 서곡'일 뿐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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