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지난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원직과 대선 경선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힌 모습.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은 13명 대선주자 중 유일한 여성이자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윤희숙 의원의 사의 표명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사의 표명을 공식 선언한 윤 의원의 행보가 단기적으로는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전수 조사에 대한 국민의힘 대응방침에 눈을 돌리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응해야 할 리스크가 커지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권익위 국민의힘 부동산 전수 조사 결과 명단에 올랐던 윤 의원이 25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대선 도전도 포기했다. 앞서 이날 새벽까지 당 지도부는 물론 동료 의원들이 윤 의원에게 계속 연락을 하며 사퇴를 만류했지만 소용없었다. 자신이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했다"는 게 사퇴 배경이었다.
가장 난처해진 것은 '탈당 요구' 징계를 받은 의원들이다. 당 차원에서 윤 의원과 농지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가 있는 그의 부친을 분리하고 "연좌 형태로 의혹을 제기하는 건 야만적(이준석 대표)"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음에도, 징계 대상도 아닌 윤 의원이 사퇴를 했기 때문이다. 당장 이주환, 강기윤 의원은 탈당 요구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
자신과 상관없다는 부친 문제로 의원직을 던져 버리니까, 결백을 주장하는 다른 의원들은 운신의 폭이 아예 없어져 버렸다"며 "본인은 이런 선택을 통해 소신 있다는 평가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다른 의원이나 당 입장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의혹으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장을 찾아 윤 의원을 만류하면서 눈물을 훔지는 모습. 윤창원 기자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퇴 카드는 선언용이었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다(한 초선의원)"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민주당이 사퇴를 의결해 줄 리도 없고 국회의장도 파급을 우려해 피할 가능성이 높은데, 실제로 사퇴를 할 생각이었으면 그게 가능한 절차를 밟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힘이 감당할 몫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공언하던
국민의힘이 12명 중 6명만 쳐내기로 결정한 배경이 당 안팎의 '정치적 파장 최소화'였던 것을 감안하면, 윤 의원의 사의 선언은 파장의 유효기간을 늘린 측면이 있다.탈당 요구를 받은 의원들이 10일 내 탈당하지 않으면 당 윤리위원회를 꾸려 관련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현재 방침이다. 그런데 윤 의원이 사의 표명까지 한 마당이라 10일이 지난 시점까지 '처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민주당과 계속 비교되면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윤 의원이 부친의 농지법 위반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실제로 윤 의원이 부친과 분리돼 있는지에 대한 팩트 체크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가 부친과 자신은 상관이 없다는 윤 의원의 소명을 이미 수용한 마당에 윤 의원과 부친의 연결고리가 작은 부분이라도 확인되면, 윤 의원 자신은 물론이고 사의 표명을 만류했던 당 지도부까지 후폭풍에 휩싸이게 된다.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국민의힘 관계자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윤 의원의 초강수 결정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윤 의원에 대한 검증이 언론이고 여권이고 계속 이어질 거고 국민의힘 지도부까지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윤 의원의 사의 표명으로 권익위 명단에 오른 의원들에 대한 당 지도부의 '절반' 징계와 당내 캠프 간 갈등이 묻히는 긍정적 효과가 길게 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다. "장기적으로는 국민의힘이 대응해야 할 리스크가 커지게 됐다(국민의힘 당직자)"는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