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사퇴 기자회견 마치고 질문에 답하는 윤희숙.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부친 소유의 세종시 토지에 대해 '내부정보를 이용한 가족 투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윤 의원의 부친과 모친은 땅의 구매 목적이 '투자를 위한 것'이란 점을 비교적 분명하게 인지했음을 드러내는 증언이 새롭게 제기됐다.
윤 의원의 모친 A씨는 26일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어떤 경위로 땅을 매입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남편이) 이 땅이 앞으로 개발 되면 쓸모가 있겠다고 했다"며 "공기도 좋으니 앞으로 살 집을 마련해보자며 남편이 토지를 샀다"고 답했다.
그러나 A씨는 "해당 지역이 개발될 것을 알았느냐"고 재차 묻자 "순박한 목적으로 땅을 봤다"며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거주와 투자의 목적을 시인하면서도 '개발 정보의 사전 취득'과 같은 투기 의혹은 부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농지법 위반 사유와 직결되는 '농사를 짓기 위한 목적'과는 거리가 있는 구매 사유에 해당한다.
모친 A씨의 발언에 앞서 부친 윤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할 데를 모색하다 보니까, 신문을 보니까 (건물이) 나와 있더라고. 방이 8개이더라"며 "8개를 임대료 방세 받으면 먹고 살겠다. 그래서 그것을 보러 갔다"고 말했다.
이어 "(땅을 사면) 앞으로 산업단지가 생기고 그 건너 뭐 전철이 들어오고…"라며 "농사를 지으려고 생각했는데 농사 짓다가 보면 이럴 수도 있겠더라는 욕심이 생겼다"고 회고했다.
부친의 발언 역시 '투자'를 염두에 둔 모친의 전언과 맥이 닿아 있다. 인근 일반산업단지와 국가산업단지의 연이은 건설 계획 역시 투자행위에 앞서 고려했던 사안으로 거론됐다.
26일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대 모습.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이 일대 논 1만871㎡를 사들였던 것과 관련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연합뉴스이 같은 발언들은 윤 의원의 지난 25일 기자회견 내용과는 일부 배치된다. 윤 의원은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다"며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하는 바람에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앞서 윤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493 일대 1만 871㎡ 규모 토지를 매입한 것과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근무했던 윤 의원이나 기획재정부 장관 보좌관을 지낸 윤 의원의 제부 장모씨가 농지 매입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모친 A씨의 발언 중엔 자녀들이 부모의 농지 구매 행위를 오래 전부터 인지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도 등장한다.
A씨는 "(농작 맡겨서) 쌀 먹으려고 (땅을 매입했다)"며 "우리가 그 쌀을 다 못 먹어서 남에게 베풀기도 하지만 자녀들은 '한 말도 안되는데 왜 가져가냐'며 절대 안가져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며느리는 가져간 적도 있다"며 "(며느리가) 쌀 사겠다고 하면 시골에서 온 쌀이 좋다고 가져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만 윤 의원과의 연관성은 극구 부인했다. 부친 윤씨는 "(딸은) 몰랐어요. 그걸(땅 산 사실을) 아버지가 왜 얘기를 해요"라며 "농사지으려고 가보니까 진짜 힘듭디다"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