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알파고 시나씨 (중동전문가, 터키 출신 기자)
앞서 밤 사이에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벌어진 자살 폭탄테러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이 속보 듣고 저는 좀 의아했어요. 탈레반은 미국하고 약속한 거잖아요. '너희들 집에 가는 길 터줄 테니까 8월 31일까지 집에 가라, 철수해라' 그런 건데 왜 갑자기 철수하는 사람 등에다가 IS가 폭탄을 던지느냐? 갑자기 튀어나와서. 이게 잘 이해가 안 갔습니다.
도대체 무슨 상황일까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앞으로 벌어질까요? 중동이슈를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매체죠. 아시아엔의 편집장입니다. 알파고 시나씨 씨 오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알파고 시나씨>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무장단체는 탈레반이잖아요. IS하고 탈레반하고 비슷한 친구 같은 사이 아니에요?
◆ 알파고 시나씨> 아니에요. 공산주의 위주로 얘기하자면 북한하고 중국하고 베트남은 같이 볼 수가 없잖아요.
(사진=트위터)◇ 김현정> 전혀 다르죠.
◆ 알파고 시나씨> 지금 베트남하고 중국 관계는 그렇게 우호적인 관계도 아니고 같은 공산주의인데도요. 마찬가지로 생각하시면 돼요. 일단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따르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념이나 사상도 스펙트럼이 너무 크고요.
그 안에서도 무장단체들 위주로만 얘기해도 탈레반은 20여년 전에 석불들을 폭파해서 제일 과격한 모습을 취했는데요. 우리는 그때까지만 해도 '탈레반은 최고의 악이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이후로 알카에다가 생기면서 '더 나쁜 사람들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고요.
◇ 김현정> 탈레반보다 나쁜 단체, 알카에다. 또 IS는 그 뒤에 생겼고요.
◆ 알파고 시나씨> 그렇죠. 일단은 분리를 하자면요. 탈레반은 오직 아프가니스탄 안에서만 활동하고 아프가니스탄 바운더리를 벗어나지 않을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이분들은 단순히 예전에 소련이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했을 때 생겼던, 물론 완전히 그때 생긴 단체는 아니지만 수뇌부가 그때 탄생을 했었고요. 1994년에 이렇게 큰 단체로 선포를 했는데요. 그 다음에 미국이 들어왔죠.
무슨 말이냐면 그냥 아프가니스탄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독립군들 중에 하나인데 제일 과격하고 이념이 살짝 이상하고, 종교를 너무나 원리주의적인 차원에서 해석하는 단체예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아프가니스탄 밖으로 빠져나올 수가 없어요. 그런데 알카에다는 '아냐! 우리는 국제적으로 움직이겠다'라고 해서.
◇ 김현정> 알카에다는 '우리는 국제적으로 놀 거야. 글로벌하게'요?
◆ 알파고 시나씨> 그래서 이 사람들의 대부분을 보면 국적이 다 다양합니다.
◇ 김현정> 알카에다는요?
◆ 알파고 시나씨> 네. 그런데 탈레반은 다 아프간이에요.
◇ 김현정> 그러면 IS는요?
◆ 알파고 시나씨> 알카에다를 만든 사람들은 그나마 인간의 심리라든가 뭐라고 해야 되나? 이미지 관리라는 걱정이 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을 이렇게 잔인하게 죽이지는 않아요.
◇ 김현정> '죽이더라도 그래도 우리가 기본은 인간이야'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요?
◆ 알파고 시나씨> 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동안 했던 활동들을 보시면 그냥 자살 폭탄을 하고, 뭐라고 해야 되나요. 유명한 장소들을 폭파시키는 건데 일반인을 잡아서 이상하게 죽이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이분들은 그나마 좀 자기 이미지 걱정이 있어요.
◇ 김현정> 그나마 관리를 해요?
◆ 알파고 시나씨> 네. 국제적으로 이슬람 혁명을 일으키려고 하는 사람들이니까 알카에다는 그나마 약간 나름대로 선이 있는데. IS는 최고의, 최고의 악이에요. 왜냐하면 이 사람들의 대다수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고 난 다음에 감옥에 들어갔던 애들이고, 거기에서 정신이 좀 약간 속된 말 쓰면 안 되지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일반인들 잡아서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참수는 그나마 이제 익숙한데 석유를 몸에 발라서 불태워서 죽이고 그래요.
◇ 김현정> 참수 정도 말씀하시는 게 아니에요? 그 잔인하다는 게?
◆ 알파고 시나씨> 더 잔인한 것들이 있어요.
◇ 김현정> 참수보다 더 잔인한 게 있다고요?
◆ 알파고 시나씨> 이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들이에요. IS 사람들은. 일반인들이 아니라니까요. 단순히 원리주의에 빠진 사람들 아니에요.
◇ 김현정> 아니에요?
◆ 알파고 시나씨>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에요.
◇ 김현정> 멘탈이 이상한 사람이다?
◆ 알파고 시나씨> 네.
◇ 김현정> 그렇구나. 그러니까 지금 탈레반이 미국한테 길을 터줬어요. '8월 31일까지만 철군하면 당신들은 터치 안 하겠다' 그래서 이제 공항길을 이렇게 터놓고 다만 '아프간인들, 피난민들은 못 나가, 탈출하지 마' 그거 지금 하고 있는 상황이었잖아요?
◆ 알파고 시나씨> 나가지 말라는 건 아니고 탈레반은 아프간 사람들한테 '우리가 용서해 줬어, 되도록 가지마'였어요.
◇ 김현정> '되도록'이에요? '되도록 가지 마'였어요?
◆ 알파고 시나씨> 네. 가는 사람들은 막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약속을 해주었기 때문이에요. 미국이랑. 그리고 지금 탈레반이 미국한테 약속을 지키고 있어요. 물론 이제 중간중간에 경찰청장 하나가 살해당했거든요. 한 일주일 전에. 이런 약간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서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냐고 했을 때는 탈레반도 예전에는 완전히 위계질서가 딱딱한 집단이었는데요. 중간에 IS 애들이 'IS 안에 있으면 미래가 없다. 그나마 이 탈레반은 본거지가 있고 자기네 민족적인 성격이 있고 우리는 가서 탈레반한테 합류를 하면 그나마 우리의 미래가 있을 거다'라고 해서 IS 애들이 탈레반에 합류했어요. 그래서 지금 탈레반이 자기 대원들을 100% 컨트롤하기에는 약간 과언인 것 같아요.
◇ 김현정> 탈레반이 대원들을 완전히 관리하고 있지 않다 보니까 툭툭 살해사건도 벌어지고, 이런 것들이 우리한테 보도가 되지만 어쨌든 탈레반은 미군들과 연합군들이 철수하는 거 보장해 준다고 했어요.
◆ 알파고 시나씨> 그리고 미국이랑 손을 잡았던 아프간인들에게도 길을 열어줬어요.
◇ 김현정> 공식적으로는 길을 열어준 거거든요. 그런데 미군이 말하자면 손들고 지금 나가는 거죠. '난 손 뗄래' 이러고 나가는데 거기다가 IS는 왜 등에다가 칼을 꽂냐고요?
◆ 알파고 시나씨> IS에게 아프가니스탄은 항상 난리가 돼야지, 여기서 안정이 없어야지 본거지로 아프가니스탄으로 올 수가 있어요. 왜냐하면 IS가 시리아하고 이라크에서 탄생을 했는데 거의 거기서 궤멸됐거든요. 테러단체한테 항상 필요한 거는 본거지예요. 시골 하나라든가 아니면 산 하나라든가 있어야지. 있어야지 그 사람들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데 탈레반이 지금 미국이랑 얼마 전에 협정을 했지만 미국이랑 싸우면서도 IS랑도 싸웠거든요.
◇ 김현정> 탈레반이 IS랑도 싸웠어요?
◆ 알파고 시나씨> 왜냐하면 권력 문제예요.
◇ 김현정> 주도권 다툼이에요?
◆ 알파고 시나씨> 네. 그래서 IS 입장에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렇게 난리를 해야지, 그리고 탈레반 힘이 좀 빠져야지, 그리고 다음에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안에 있는 다른 무장단체들이랑 싸워야지, 거기에서 자기들만의 본거지를 만들 수 있는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떠나고 있는 미국한테 폭탄테러를 하면서 다시 분란을 일으키고 그러자 마자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 했잖아요. 'We will hunt you down', '너희들 끝까지 가서 사냥할 거야. 보복하겠다'라는 말로 들리거든요?
◆ 알파고 시나씨> 탈레반도 기자회견을 해서 자살폭탄 사건을 규탄을 했고요.
◇ 김현정> 탈레반도 규탄했어요?
◆ 알파고 시나씨> 탈레반도 규탄했고 다음에는 그 말도 했어요. '자살 폭탄테러를 보시면 우리가 지켜주는 장소에서 일어나는 거 아니고 미군이 지켜온 장소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우리는 테러 안 막으려고 한 거 아니에요'
◇ 김현정> '오해하지 마세요. 우리는 우리가 안 막으려고 안 막은 거 아니에요' 탈레반이 그랬어요?
◆ 알파고 시나씨> 미군이 있었던 데서 일어났기 때문에 '우리도 안 막고 싶어서 테러가 일어났던 게 아니에요'라고 했죠.
◇ 김현정> 그러면 이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어떤 일이 펼쳐질 것인가? 오늘 테러를 보면서 저 같이 생각하신 분들 많으실 거거든요. 사실 지금까지 걱정했던 건 탈레반이 약속 안 지키고 예전처럼 인권 말살하고 이렇게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다스리면 어떻게 할까? 그 걱정만 했는데 오늘 테러 보면서 생각지도 못한 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겠다 싶어요.
◆ 알파고 시나씨> 탈레반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원래 그 사람들 1996년에는 정권을 잡았다가 2001년에는 물러나갔잖아요. 이 사람들 지금 20년째 전쟁하고 있었다가 결국 다시 정권을 잡은 상황인데 이분들도 쉬고 싶은 거예요.
◇ 김현정> 탈레반도 쉬고 싶은 거예요?
◆ 알파고 시나씨> 우리도 약간 숨을 쉬자는 거니까 이분들은 옛날만큼 강력하게 하지는 않을 거예요. 어느 정도 부드러워질 건데 문제가 뭐냐면 이제 탈레반이 싸워야 되는 대상이 뭐냐? 한편으로는 IS예요. IS는 절대로 아프가니스탄을 가만두지는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본거지가 필요하니까. 두 번째는 아프가니스탄의 북방에는 다른 민족들로 구성되는 또 반탈레반 반군이 따로 있어요.
◇ 김현정> 반 탈레반. 그 반군은 예전 정부군인 거예요?
◆ 알파고 시나씨> 그분들은 예전 정부군보다는 예전 정부랑 협력했던 지역 반군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 김현정> 딱 정부군은 아니지만 정부랑 협력했던 지역의 군들. 뭐라고 해야 되나요? 민병대 같은.
◆ 알파고 시나씨> 민병대가 너무 많아요. 우즈벡 쪽도 있고, 타지키스탄도 있고 다양해요. 그래서 지금 그 북방에 있는 북부 동맹이라고 하거든요. 그 사람들도 탈레반을 그냥 놔두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서 탈레반이 북부에 있는 그 사람들이랑 가서 협상을 할 것인지, 싸울 건지, 동시에 IS랑 싸워야 되는데 어떻게 할 건지를 지켜보고 있는데 당분간 아프가니스탄은 시끄러울 거예요. 솔직히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 김현정> 거기에 사실상 내전 같은 게 벌어지는 양상, 무장단체들끼리의 전쟁이 벌어지는 양상?
◆ 알파고 시나씨> 이거는 삼국지로 보시면 반동탁 세력이 동탁을 몰아내고 난 다음에 자기네들끼리 싸웠잖아요. 유비니, 조조니, 이런 식으로. 지금 똑같은 현상이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일어날 겁니다.
◇ 김현정> 알카에다는요? 알카에다도 또 여기 와서 같이 또 주도권 다툼 해요?
◆ 알파고 시나씨> 알카에다는 옛날만큼 힘이 없고요. 알카에다는 살짝 필리핀 남부나 아니면 소말리아나 아니면 나이지리아로 움직이려고 해요.
◇ 김현정> 이런 상황이군요. 알겠습니다.
◆ 알파고 시나씨> 제 설명이 너무 괜찮다고 생각하시면 저도 유튜브에서 라방 스트리밍 하거든요. '대한중동놈 알파고' 거기에다 구독해 주시면 감사하죠.
◇ 김현정> 웃을 상황이 아닌데 제가 약간 웃을 뻔했어요. 우리 알파고 시나씨 씨가 더 긴 이야기들은 개인 유튜브에서 하고 있다. 그 채널을 말씀을 해 주신 거예요.
◆ 알파고 시나씨> 왜냐하면 오기 전에 봤는데 지금 1만 명이 우리 뉴스쇼를 보고 있다고 해요.
◇ 김현정> 맞습니다. 동접자들이 많이 보고 계세요. 많이 관심을 가지고 계시고 또 걱정하고 계시거든요. 그 남아 있는 분들, 아프간인들이 굉장히 걱정인데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 여기서 살기 싫어 떠나고자 하는 사람이 한 350만 명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분들은 도대체 어디로 갈 수 있나요?
◆ 알파고 시나씨> 그 사람들도 너무나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어요. 350만 명의 극소수는 이제 예전에는 정부에서 일했거나 아니면 외국 대사관이나 외국 기업에서 일하셨던 분들이에요. 마치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 오셨던 그 400명처럼요. 나머지 대다수는 정파적으로는 탈레반이랑 안 맞는 분들이에요. 대다수가 하자라족이라는.
◇ 김현정> 종교적으로 안 맞아요? 정파적으로?
◆ 알파고 시나씨> 그렇죠, 지금 탈레반이 수니파잖아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시아파도 있어요. 그 사람들도 민족적으로는 하자라족이고 몽골 계통이에요. 보시면 한국사람 티가 나요. 왜냐하면 몽골 계통이니까.
◇ 김현정> 시나씨 씨, 이 얘기를 시작하면 아마.
◆ 알파고 시나씨> 오래 걸릴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죠. 오래 걸릴 것 같죠.
◆ 알파고 시나씨> 여기서 마무리할까요?
◇ 김현정> 테러 이야기, 알카에다니 이런 얘기 못지않게 길것 같아서 따로 한번 2탄 모시겠습니다.
◆ 알파고 시나씨> 이거는 빈말 아니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빈말 아닙니다. 고맙습니다.
◆ 알파고 시나씨> 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