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가 지난달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회동한 것을 '박지원 게이트'라고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진상 규명 촉구는 물론, 박 원장을 비롯한 친여 성향정부 인사들을 모두 사퇴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는 1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일련의 사태를 야당 후보를 탄압하기 위한 정치 공작이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장제원 종합상황실장은 "'박지원 게이트'라는 꼬리가 문재인 정권의 대선 개입 게이트란 몸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며 "공정하게 대선을 관리하기 위해선 정권 편향 인사 배제가 필요하다"며 선거 중립 내각 구성을 요구했다. 대선을 앞두고 박 원장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진욱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장, 김오수 검찰총장, 김창룡 경찰청장, 정연주 방송통신위원장 등 친여 성향 인사들을 사퇴시키고 중립적인 인사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 국민캠프 장제원 종합상황실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만 남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윤 전 총장 캠프 소속
김병민 대변인도 같은 자리에서 국정원의 정치개입에 대해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국정원장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고 선거개입 논란의 중심에 선 사실만으로도 박 원장은 더 이상 국정원장의 자격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엄정한 책임을 물어 박 원장에 대해 즉각 해임 절차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남 대변인도 "공수처의 수사 과정에서 각종 불법적 행태가 드러났다"며 "김 처장을 비롯한 공수처 구성원들 중 여당 편향적인 인사들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한다"고 공수처를 압박했다.
국민의힘도 가세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공동 성명서에서 박 원장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박 원장 해임과 국회 정보위 소집을 요구했다. 하태경 의원 등 정보위 소속 위원들은 "박 원장은 당장 국민들에게 조 전 부위원장을 왜 만났는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
정치 공작을 통한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를 위해 즉각 국회 정보위를 소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부위원장은 지난 7월 21일 뉴스버스에 텔레그램 사진 등 의혹 관련 자료는 넘겼고, 뉴스버스는 지난 2일 첫 기사를 보도했다. 조 전 부위원장과 박 원장이 회동이 제보와 보도 날짜 사이인 지난달 11일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모 정황 등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앞서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당내 의원들도 '박지원 게이트'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원장은 하루 속히 조 전 부위원장과의 공모 의혹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명이 불충분할 경우, 대선이라는 중차대한 일정을 앞두고 국정원장 사퇴나 경질을 요구할 것"이라며
"박 원장의 입장에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상황'일 수도 있지만, 배가 이렇게 우수수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까마귀가 진짜 배를 쪼아 떨어진 게 아닌지 까마귀도 좀 해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선거일이 다가오자 국가 수사 기관을 완전히 장악한 문재인 정권은 야당 대선 후보 죽이기에 나섰다"며 "김진욱 공수처장과 박 원장의 국회 출석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공수처는 윤 전 총장과 손준성 검사가 검찰수장과 검사라는 이유만으로 손 검사에 대한 수사도 없이 피의자로 입건했다"며 "공수처는 같은 잣대로 의심을 넘어 정치공작의 수많은 정황이 드러난 만큼 박 원장을 즉각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해당 의혹이 지난 2일 보도되기 전 약 3주 전에 서울 시내 모처에서 박 원장을 만났다. 조 전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