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지난 달 강원 속초시 영랑호 산책로에서 20대 남녀에게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된 가운데 신상 공개를 촉구하는 내용의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다.
지난 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산책하던 20대 커플 흉기 피습한 가해자 강력처벌과 신상공개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강원 속초시 영랑호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흉기 테러를 당한 피해자가 소셜미디어(SNS)에 아찔했던 상황을 전하며 '밤길 조심하라'고 당부했다"며 살인미수죄 적용 후 강력처벌과 신상공개를 요구했다.
청원인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묻지마' 식 흉기피습 사건은 지난 달 26일로 밤 11시 40분쯤 발생했다. 당시 영랑호 산책길을 걷던 20대 커플인 A씨와 B씨는 반대편에서 오던 30대 남성 C씨의 기습적인 흉기 공격을 받았다. A씨 커플과 C씨는 일면식도 없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A씨는 목과 손목에 큰 상처를 입어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여자친구도 목 부위에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피의자를 특정하고 다음 날인 27일 오전 7시 45분쯤 C씨의 주거지 인근에서 긴급체포했다.
사건 후 A씨는 SNS에 "퇴근 후 여자친구와 산책하러 영랑호수에 갔다. 중간 지점 넘어서 가던 중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제 뒤로 지나가더니 기습적으로 흉기로 제 목을 찔렀고, 여자친구의 목에도 흉기를 그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저항하면서 상대방을 붙잡으려 하자 2차로 제 손목을 흉기로 긋고 도망갔다"며 "이미 피가 많이 난 상태로 쫓아갈 수가 없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패닉 상태로 구급차에 탔다"고 떠올렸다.
A씨는 "다행히 목은 너무 깊지 않게 찔려 생명에 지정은 없지만, 손목은 힘줄이며 신경들이 다 잘려 나간 상태다. 흉기가 빗겨나간 여자친구는 9바늘을 꿰맨 상태"라며 "심각성을 알려주기 위해 글을 쓴다. 제발 부디 혼자 다니지 마시고, 밤늦게 다니지 마시고 최대한 밝은 길로 사람이 많은 곳으로 다니시길 바란다. 저에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제발 다들 조심하시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지난 달 29일 C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C씨는 범행 자체는 인정하고 있지만, 동기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1일 오후 5시 기준 해당 청원글에는 모두 507명이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