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 군 (여수 현장실습 사망 故 홍정운 학생 친구)
지난 6일 전남 여수에서 안타까운 사망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 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3학년 학생이 바다에 빠져 숨진 건데요. 故 홍정운 군, 이게 학생이 미숙해서 생긴 사건이 아닌가 싶었는데 알아보니까 레저 서비스 실습을 하던 중에 그 실습 과정과는 상관도 없는 잠수 작업을 시켰다는 겁니다. 어떻게 된 얘기인지 자세한 이야기, 같은 업체에서 실습을 했던 친구를 통해서 들어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나와 계십니까?
◆ 친구> 네. 여기 있습니다.
◇ 김현정> 사망한 홍정운 군과는 어떻게 아는 사이세요?
◆ 친구> 같은 레저과였고 같은 반이었고 같은 기숙사도 같은 방을 썼던 정운이랑 같이 일도 했었던 친구입니다.
◇ 김현정> 같은 업체에서 실습한 것뿐만 아니라 기숙사 방도 같이 쓰셨어요?
◆ 친구> 네.
8일 오전 전남 여수시 웅천 친수공원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잠수를 하다 숨진 특성화고교 3학년 홍정운 군의 친구들이 국화를 사고 현장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홍 군은 지난 6일 오전 요트에서 현장실습을 하던중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기 위해 잠수했다 변을 당했다. ◇ 김현정> 참 어려운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신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우선 특성화고라고 하면 이게 고교 졸업 후에 바로 취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직업 교육을 받는 그런 실업계 고등학교인 거죠?
◆ 친구> 네, 맞죠.
◇ 김현정> 어떤 전공을 하신 거예요?
◆ 친구> 저희 과는 레저과고요. 기초적인 수영부터 남을 구할 수 있는 그런 자격증을 그런 수련도 마련이 돼 있고요. 운항할 때 필요한 자격증들이나 실습도 많이 하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바로 취업을 해야 되다 보니까 학교 다닐 때 현장실습을 여러 군데 다닌다면서요.
◆ 친구> 네. 그렇죠.
◇ 김현정> 이번에 사고가 난 업체는 어떤 업체입니까?
◆ 친구> 운항을 하려고 정운이가 나갔던 거고요. 그런데 서비스업이랑 청소 좀 도와주고 그런 일을 맡았었는데 안타깝게 그런 일이 있었죠.
◇ 김현정> 나가더라도 이 학생에게 뭐뭐뭐를 실습시킨다라는 계약서 같은 게 있다면서요. 실습계획서.
◆ 친구> 네,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정운 군한테는 무슨 일을 시킬 수 있다, 계획서에 쓰여 있었습니까?
◆ 익명> 그 담당 계약서를 직접 가서 쓰시고 하신 선생님이 말을 해 주셨는데 손님들을 접대하고 손님들이 배 안에 타면 승선 인원 다 탔는지 확인하고 음료수나 이런 거 서비스 해 주고 그리고 나와서 내릴 때 정박할 때도 도와주고 청소하는 그런 일을 맡았었는데.
◇ 김현정> 승선보조 업무, 고객 응대 서비스 업무, 그런 거군요.
◆ 친구> 네.
◇ 김현정> 그 사고가 난 배에 운항 업체에 우리 학생, 우리 친구도 같이 일을 하셨다면서요?
◆ 친구> 네, 저도 같이 한 2주 정도 일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랬었어요. 알겠습니다. 우리 故 홍정운 군 같은 경우에는 실습 계획서까지 쓰고 배우러 간 거였는데 그런데 지금 보면 잠수작업을 하다가 숨졌다는 거예요.
◆ 친구> 그렇죠. 그게 말이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상황이 된 겁니까?
◆ 친구> 그날 아침에 오전, 정운이가 일을 나가면 착한 애여서 항상 일찍 나가는 애였거든요.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일찍 나가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사장님이 아마 그 업무를 시킨 것 같아요. 밑에 (요트 하부에 붙은) 따개비 좀 따라.
◇ 김현정> 배 밑에 따개비 쫙 붙어 있는 거 그거 따라고?
◆ 친구> 그런데 정운이는 경험이 있어 봤자 한 번이고 솔직히 한 번 하면 모르거든요. 그거를.
◇ 김현정> 한 번 경험이 있다는 거는 잠수 훈련 받은 적이 한 번 있다고요?
◆ 친구> 네,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수업)이 있는 데 그거를 한 번 하러 갔었어요.
◇ 김현정> 학교에서?
현장조사하는 해경/ 연합뉴스◆ 친구> 네. 거기에서 좀 문제가 생겼고 트라우마가 생겨서 물을 안 좋아하고 트라우마가 있는 애였는데 정운이 입장에서는 사장님이 시키는 입장이고 정운이는 그거를 해야 되는 입장이잖아요.
◇ 김현정> 아니, 따개비 따는 일은 고객 응대서비스하고는 상관이 없는데.
◆ 친구> 정운이는 그 계약서에 그렇게 안 쓴 줄은 알았는데 사장님이 시키니까 했겠죠. 정운이는 거절 같은 거 잘 못 하거든요.
◇ 김현정> 그래서 잠수장비를 매고 바다 밑으로 들어간 건데 그 배라는 게 조그마한 요트가 아니라 큰 배라면서요?
◆ 친구> 7톤, 거의 7톤짜리일 거예요.
◇ 김현정> 7톤짜리, 그러면 이게 요트인 거예요?
◆ 친구> 네, 시내버스 정도 할 거예요. 정박장도 아마 깊이가 좀 있을 겁니다.
◇ 김현정> 그 정도 되는 것의 바닥으로 들어가서 잠수장비 하고 따개비를 따와라. 그러다가 영영 못 나온 겁니까?
◆ 친구> 그러니까 들어간 것도 문제가 되긴 한데 들어간 것도 좋다 그래요. 그런데 들어갔으면 장비라도 제대로 착용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위험한 곳으로 심지어 혼자 들어갔는데 그런데 장비도 제대로 착용을 안 했던 것 같아요. 제가 들어본 것도 있고 제 추측상으로도.
◇ 김현정> 잠수장비를 제대로 착용 안 했다 해요?
◆ 친구> 그러니까 제가 듣기로도 그렇고 제 추측상으로는 정운이가 그날 아침에 수영복을 미리 입고 나왔대요. 그런데 사실 그 사장님 진술서에는 자기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데 정운이가 자기가 알아서 들어갔다 그렇게 썼는데 그랬으면 왜 아침부터 수영복을 입고 나왔겠어요, 정운이가.
◇ 김현정> 이 일을 아예 할 생각을 하고 나온 것이다? 갑자기 시킨 일이 아니라는 얘기죠.
◆ 친구>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장님은 장비를 원래 웨이트(중량납 벨트)라고 하는 무게추 같은 게 있어요. 잠수를 하려면 이제 잘 밑으로 내려가라고.
◇ 김현정> 그렇죠, 달고 가죠, 납을.
◆ 친구> 그게 있는데 그거를 말도 안 되는 무게를 차고 내려간 거예요.
◇ 김현정> 얼마나 말도 안 되는 무게를요?
◆ 친구> 그러니까 12kg를 차고 들어갔는데 정운이 몸 정도 되면 한 4kg. 4kg에서 6kg만 차도 괜찮을 정도인데 12kg나 차고 들어간 거예요, 거기를.
◇ 김현정> 아니, 왜 그렇게 많은 무게가 차고 들어갔죠, 웨이트를?
◆ 친구> 그것도 아마 사장님이 준 것 같은데 정운이는 몰랐으니까 아마 착용하고 들어갔겠죠.
◇ 김현정> 그러면 이제 위급상황에서 나오려고 해도 이 무게 때문에 나올 수가 없는.
◆ 친구> 못 나오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물 밑에 거의 30분, 40분 동안 거기 있었고요.
◇ 김현정> 작업은 혼자 했어요?
◆ 친구> 작업도 혼자 했습니다.
◇ 김현정> 밖에는 누가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없었어요?
◆ 친구> 원래는 사장님이 보고 있어야 되는데 그것도 안 보고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구조는 얼마 만에 간 겁니까?
◆ 친구> 30, 40분 뒤에 아마 구조가 됐을 거예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참 너무 안타깝습니다. 18살 된 고등학생이 실습을 나갔다가 또 취업을 위해서 열심히 실습 나갔다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한 건데 지금 친구들은 뭐라고 얘기를 합니까? 학교 분위기는 어때요?
◆ 친구> 지금 다들 이제 장례식장도 계속 같이 있어줬고 정운이 곁에서. 그리고 추모식 날도 빠짐없이 같이 함께 했었고 다 많이 울었습니다.
◇ 김현정> 많이 울었어요. 실습을 나간다는 것은 그러면 본인이 신청을 하는 거예요? 아니면 선생님이 이렇게 우수한 학생들부터 보내주시는 거예요?
◆ 친구> 정운이도 원래 처음에는 저랑 같이 알바 개념으로 했었는데 정운이가 워낙 성실하다 보니까 사장님 눈에 뽑혀서 정운이를 실습까지 해서 나중에 이제 성인이 되면 계속 일을 같이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정운이 생각에는.
◇ 김현정> 많이 성실한 학생이었나 봐요.
◆ 친구> 네, 그렇죠. 부모님한테도 엄청 잘했어요.
◇ 김현정> 그래요.
◆ 친구> 정운이가 친구들이 힘들 때나 그럴 때 같이 가서 밥도 사주고.
◇ 김현정> 자기 알바비 번 돈으로?
◆ 친구> 항상 먼저 잘해 주려고 했던 친구예요.
◇ 김현정> 착하고 어른들 말도 잘 듣고 이랬던 친구이기 때문에 그 아르바이트 사장님도 너 현장실습으로 한번 와봐라 했던 거고.
◆ 친구> 네, 그렇죠.
◇ 김현정> 잠수를 하라고 했을 때 본인의 일이 아니지만 또 거절하지 못하고 열심히 들어갔던 거고 그런데 이런 화를 당한 거네요.
◆ 친구>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사실 특성화고에 다니면 현장실습 이제 앞으로 많이 해야 될 텐데 선배들도 많이 해왔을 거고요. 이번 일 보면서 꼭 바라는 게 있다면.
◆ 친구> 꼭 바라는 게 있다면 어른들이 이런 걸 너무 나중 일로 생각하고 미루지 마시고 바로 바로 제도를 바꿔주시고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죠.
◇ 김현정> 사고 난 뒤에 사후 약방문처럼 고치겠다, 관리하겠다, 이런 거 말고 미리미리 해달라, 그 말씀이에요. 어려운 상황인데 이렇게 인터뷰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고맙습니다.
◆ 친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사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7년 제주도 음료공장에서는 프레스기가 오작동하면서 이민호 군이 참사를 당했죠. 현장에 전담지도사 직원을 두도록 하는 등의 학습형 현장실습안을 발표했습니다만 여전히 실행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대체 또 누가 사망해야 바뀔까요? 우리 아이들의 일입니다. 더 관심 가지고 우리가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여수 현장실습 사망사고. 故 홍정운 군의 친구 익명으로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