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근혁 (오마이뉴스 기자)
정말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초등학교의 교직원용 여자 화장실에서 초소형 몰래카메라가 발견이 됐어요. 그런데 범인을 잡고 보니 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이었습니다. 참, 제가 이런 초소형 불법 카메라 관련된 사건을 여러 번 다뤘는데 이번 건이 가장 충격적입니다. 제가 이럴진데 그 학교의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 충격은 어떨까요. 자세한 사건의 전모 들어보겠습니다. 현장 취재를 하고 있는 분.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연결이 돼 있습니다. 윤 기자 나와 계십니까?
◆ 윤근혁>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여자 선생님들 화장실에서 초소형 몰카가 발견된 게 지난주죠?
◆ 윤근혁> 네. 지난주 27일. 27일이니까 수요일이군요. 수요일 12시 30분이었습니다.
◇ 김현정> 화장실 중에서도 교사용 여자화장실. 화장실의 어느 위치에서 나온 거예요?
◆ 윤근혁> 화장실 용변기 근처에 팬더곰이 그려 있는 휴지갑 안에서 나왔습니다.
◇ 김현정> 저희가 지금 제보자로부터 받은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유튜버 레인보우로 보세요. 그러니까 용변기 근처에 여기는 두루마리 휴지가 아니라 각티슈가 있었네요.
◆ 윤근혁> 각티슈가 따로 있었나 봐요. 따로 갖다 놓은 걸로 보이는데.
◇ 김현정> 아마 이거 교장선생님이 갖다놓을 가능성이 높습니까?
◆ 윤근혁> 높죠. 팬더곰 눈 한쪽을 보시면 이상하게 뭡니까? 칼집 형태가 있는데 거기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었던 것이죠.
◇ 김현정> 각티슈, 곽휴지에 팬더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팬더 눈의 한쪽을 팠어요. 파서 거기다가 카메라 렌즈를 부착시킨 거군요.
◆ 윤근혁> 그 안에다 집어넣은 겁니다. 카메라.
안양 한 초등학교 여교사 화장실에서 발견된 불법 촬영 카메라. 소형 카메라는 각티슈 안에서 발견됐다. [경기교사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 김현정> 저희가 그 안을 뜯어본 사진요. 보여드리고 있어요. 이만한 초소형 카메라가 각티슈 벽에 딱 붙어 있습니다. 렌즈가 팬더 눈이에요.
◆ 윤근혁> 그러니까 그거 본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겠어요. 해당 교사들은 사실은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그 화장실에 한 명이 들렀는데 눈을 보고 깜짝 놀라서 휴지 곽을 가지고 나왔다는 거예요. 가지고 나와서 2명의 교직원이 그걸 뜯어본 거죠. 뜯어봤더니 그 안에 카메라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이걸 가지고 선생님들 많은 교무실로 가서 교장한테까지 이 보고를 했겠죠.
◆ 윤근혁> 교감한테 일단 그 사실을 알렸고 그 당시에 교장은 직접 보지를 못했고 나중에 봤어요. 1시 이후에. 그래서 교사들이 어, 이거 경찰에 신고해야 된다, 이렇게 주장을 했죠. 계속.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요?
◆ 윤근혁> 그랬더니 교장하고 교감이 올라와서 경찰에 신고하지 말자고 회유한 것으로 제가 들었습니다.
◇ 김현정> 교장과 교감이 같이 오더니 경찰에 신고하지 말자. 뭐라고 하면서요?
◆ 윤근혁> 그러니까 이게 한 시 반쯤으로 얘기를 들었는데 연구실이 있나 봐요. 거기에 교감 포함해서 교사 6명 전체 7명이 교장 얘기를 들었는데 교장이 계속 얘기한 거죠. 우리 학교에 CCTV가 없다. 그러니까 어차피 잡지 못한다, 범인을. 경찰에 신고하지 말자. 수사 시작하면 모든 사람이 어렵게 되지 않겠나. 대질심문도 할 수 있다. 이런 엉뚱한 소리를 하면서 얘기를 한 거예요. 교사들이 용기를 내서, 이것도 사실 학교에서 쉽지 않은데, 우리는 범인 잡기를 원합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그랬을 때 해당 교장이 마지막에 압박하다 하다 안 되니까 하는 말이 아이들을 팔아먹은 거죠. 만약에 너희 범인이 학생들이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하고 호통을 쳤다는 얘기예요.
◇ 김현정> 경찰이 수사해서 범인이 학생이면 아이가 학생이면 어떻게 하려고 걔 생각해서라도 우리 신고하지 말자, 이렇게 했다고요?
◆ 윤근혁> 그렇죠. 학생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신고를 하지 말자고 얘기한 거죠.
◇ 김현정> 그랬는데 잡고 보니까 결국 경찰에 신고를 했고 범인이 교장이었던 거예요?
◆ 윤근혁> 그렇죠.
◇ 김현정> 교장이 범인인 건 어떻게 밝혀냈습니까?
◆ 윤근혁> 그런데 거기에 앞서서 일단 이게 이상하잖아요. 교장이. 경기도 교육청 규정을 보면 성폭력 예방규정이 있어요. 그것을 보면, 불법 카메라를 발견하자마자 경찰에게 즉시 곧바로 신고해야 된다, 이렇게 돼 있거든요. 그것을 교장이 모를 리가 없는데 신고를 미루려고 계속 교사들을 압박한 것도 이상했고 두 번째는 SD 메모리가 들어 있었나 봐요. 불법 카메라에.
◇ 김현정> 메모리칩이요?
◆ 윤근혁> 메모리칩이 있는 거죠. 교사들이 먼저 그거를 열어보려고 했는데 열리지가 않았다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메모리칩 열어서 그걸 열면 필요한 프로그램 같은 게 있으니까.
◆ 윤근혁> 그러니까 아시다시피 블랙박스 같은 경우도 특정 프로그램이 있잖아요.
◇ 김현정> 그 브랜드 프로그램이 있어야지 풀려요.
◆ 윤근혁> 그렇죠. 그런데 교장이 자기가 결백하다라는 걸 보여주려고 했어요. 신고하지 말자고 호소하려고 그런 거죠. 자기 컴퓨터를 보여주면서 여 봐라, SD 카드 열었는데 이 카드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지 않느냐. 화면에 검정색이지 않느냐 하면서 그 카드를 교장 컴퓨터에서는 열었다는 거죠. 그러니까 교사들이 이미 그 프로그램이 교장 컴퓨터에 깔려 있었기 때문에 강한 의심을 가졌던 거죠.
◇ 김현정> 선생님들 컴퓨터에다가 그 메모리칩을 넣었을 때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안 열리던게.
◆ 윤근혁> 전혀 열리지 않던 게.
◇ 김현정> 교장 컴에다 넣으니까 열려요. 그 얘기는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었다는 얘기고. 이게 뭐지? 이 메모리칩이 어떻게 열리지? 선생님들이 의심하신 거군요.
◆ 윤근혁> 교장이 자기 발뺌을 하려고 자기 컴퓨터를 보여주다가 사실은 덜미를 잡힌 셈이죠.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김현정> 그런데 여기에서 그 메모리칩을 자신 있게 넣었다는 얘기는 진짜로 아무것도 촬영이 안 돼 있었기 때문이에요. 아니면 그 사이에 조치를 했었던 거예요?
◆ 윤근혁> 그 사이에 짧게 보면 10분, 길게 보면 하루 뒤에 신고가 됐기 때문에 아무튼간에 범행을 은폐할 시간은 충분히 있었고요. SD카드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죠. 그것을 다른 것으로 바꿔치기 했을 수도 있고 지웠을 수도 있고 여기에 대해서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설사 지웠다 하더라도 포렌식이 가능할 테니까.
◆ 윤근혁> 당연히 포렌식을 해야 되겠죠.
◇ 김현정> 그렇죠.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 이 시간 동안 아마도 교장이 무슨 조치를 하고 보란듯이 자기 컴퓨터에다가 그 파일을 넣었다.
◆ 윤근혁> 여기서 그래도 그게 신고가 그 다음 날 28일 오전 7시에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찰이 8시 한 10분쯤에 들이닥쳐서 화장실이고 뭐고 살폈고. 그런데 늦었지만 그나마 교사나 교감이 신고를 교장 말을 듣지 않고 신고를 한 것은 용기 있는 행위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럼요. 그럼요.
◆ 윤근혁> 신고 안 했으면 어쩔 뻔했어요.
◇ 김현정> 일단 인정을 한 겁니까? 교장이 자기 짓이라고.
◆ 윤근혁> 일단 자기가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것은 맞다. 이렇게 시인을 했다고 얘기를 들었고요. 다만 그게 성적 욕구에 따라서 한 건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아니, 설치한 건 맞는데 어떤 성적인 욕구. 불법 촬영 용도는 아니었다. 그럼 왜 했대요?
◆ 윤근혁> 그러게 말입니다.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거든요.
◇ 김현정> 저는 이게 지금 말인지 뭐인지 모르겠는데.
◆ 윤근혁> 이 양반이 30일날 구속이 됐는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구속이 됐어요. 아시다시피 이거는 카메라를 불법 설치해서 사람의 신체를 찍으려고 하거나 찍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거거든요. 7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학부모님들, 교사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학생들까지 분위기가 말이 아니겠습니다. 어떤가요?
◆ 윤근혁> 완전히 진저리를 치고 그럴 거예요. 제가 직접 보지를 못 했습니다마는 다만 해당 교사들을 전화통화를 해 봤습니다. 일단 카메라를 발견했을 때는 경악한 거죠. 여교사들이 경악을 한 거고 그런데 그걸 설치한 사람이 또 교장이었다 하는 사실을 듣고서 끔찍했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당연하죠.
◆ 윤근혁> 같이 4년 동안 생활을 한 거거든요.
◇ 김현정> 교장 선생님 부임하신지 4년 되셨어요?
◆ 윤근혁> 그 학교에 4년 동안 근무를 했고요. 이전 학교에서도 4년 동안 교장을 했어요. 이 사람이.
◇ 김현정> 여기서 좀 조심스럽게 생각이 적발이 된 게 이번이 처음이지 혹시 전에도 이랬을 가능성. 추가 범행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 윤근혁> 사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얘기가 있듯이 여러 번 반복됐을 가능성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조사를 해야 되고, 피해자가 교직원 뿐이냐, 학생일 가능성도 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도 여죄를 경찰이 아주 조사를 철저하게 해야 된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이 사람이 경기도 교육청의 장학관을 지냈고 교장 되기 전에. 그다음에 지역 교육지원청의 과장까지 한 교육 관리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을 지도하는 입장이었고 교장을 넘어서 교육 관리 였기 때문에. 이런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평소에 굉장히 존경 받는 교장 선생님으로 평판이 나 있었다는 게 사실이에요?
◆ 윤근혁> 사람 마음은 알 수가 없는 거거든요. 학부모님들이 속기가 쉬운 게 이게 뭐 친절하고 웃는다고 좋은 사람은 아닙니다.
◇ 김현정> 너무 저는 학교 화장실에 그냥 이걸 누가 침입해서 설치해 놨다고 해도 충격인데 선생님이 그것도 교장선생님이 이런 짓을 했다는 것은 이건 저는 보고도
◆ 윤근혁> 믿기지 않죠?
◇ 김현정> 눈을 의심할 상황이거든요.
◆ 윤근혁> 제 기억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 벌어진 일이고요. 한 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불법을 잡으려고 예고 없는 조사를 해야 되겠죠. 그런데 여지껏 전국 화장실 불법 카메라 조사는 예고가 있는 조사를 해 왔어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윤근혁> 무슨 말이냐면, 학교장에게 몇 일 날 몇 일부터 몇 일까지 불법카메라 조사를 해라, 이렇게 하고 장비를 보내줍니다. 그 장비를 가지고 조사를 한 사람들이 학교 교장하고 몇몇 교사들이었어요.
◇ 김현정> 이게 학교에서도 불법카메라, 그러니까 몰카를 관리하는 매뉴얼은 있었군요?
◆ 윤근혁> 몰카 매뉴얼이 있었는데, 학교에서 책임지고 너네 스스로 그것을 조사를 해라 그렇게 했기 때문에.
◇ 김현정> 그러니까 며칠부터 며칠까지 우리 예전에 무슨 기관, 무슨 계도기간으로 했듯이 기간으로 정해놓고 그때 화장실에 몰카 적발 장비도 보내주고 이랬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교장선생님이 이런 짓을 했으니 이거는 뭐 도둑한테 쥐어준 꼴이 됐겠네요.
◆ 윤근혁>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격이고요. 그러면 외부인들이 설치한 것을 잡을 수 있는 거지, 내부인들이 설치를 했다면 이미 다 치워버린 거거든요.
◇ 김현정> 교장선생님이 그런 짓을 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 윤근혁> 아이고. 네.
◇ 김현정> 저는 이거 지금 들으면서도 믿기지가 않는데 우리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는 교사 출신입니다. 그래서 이 내부 사정에 대해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더 많이 놀라고 계시는 건데요.
◆ 윤근혁> 제가 20년 했습니다. 교사를.
◇ 김현정> 이런 상황이면 선생님들의 트라우마도 상당할 것 같아요. 이런 일 겪고 나면.
◆ 윤근혁> 선생님이 학교 가는 것 자체를 두려울 거고요. 아이들은 어떻겠습니까? 믿고 존경하던 교장선생님이 이런 짓을 저지른 것이기 때문에 이런 행위는 교육의 파괴하는 거죠. 그러니까 경기도 교육청이 빨리 발본색원하고 최대한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이들이, 초등학교 아이들이 이런 일 겪고 나면 어른에 대한 믿음 자체가 사라지지 않을까. 아이들 인생을 봐서라도 이것은 치명적인 사건이 아닐까. 몹쓸 짓을 어른들이, 교장이 한 게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이 들고요.
◆ 윤근혁> 치유의 과정을 많이 겪어야 될 것 같습니다. 상담도 많이 해야 될 거고요. 아이들에 대해서도.
◇ 김현정> 맞습니다. 오늘 경기도교육감이 직접 이 학교에 가서 진상조사를 한다고 합니다. 저희가 가능하면 저희가 이 진상조사 결과도 직접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윤 기자님 고맙습니다.
◆ 윤근혁>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마이뉴스 원근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