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한은 총재. 한국은행 제공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0.25%p인상해 20개월만에 1%대로 끌어올렸다.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우리나라 경제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한 0%대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로 0.25%p인상하기로 의결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된 건 지난 8월 이후 3개월여 만이다. 하지만 기준금리 1%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는 무엇보다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률도 올라가고 단계적 일상회복이 진행되고 있는만큼 통화 정책도 차츰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정부는 그간 막대한 유동성이 풀려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어난데 큰 문제의식을 갖고 관리 강화에 나서왔다. 이번 금리인상 역시 이같은 절차에 보폭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에 맞서 목표 수준(2%)의 물가 관리를 해야 하는 중앙은행으로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작년 동월 대비)은 △ 4월 2.3% △ 5월 2.6% △ 6월 2.4% △ 7월 2.6% △ 8월 2.6% △ 9월 2.5%로 6개월 연속 2%를 웃돌다가 마침내 10월(3.2%) 3%를 넘어섰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한국은행 제공지난 11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글로벌 공급 병목의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번 회복기에는 과거 본 적 없는 공급 병목이 나타나면서 생산활동이 제약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확대된 점이 특징"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기준금리 1%대 시대를 맞아 시장 곳곳에서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주식,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이미 상단이 연 4.76%까지 상승하며, 불과 1년여만에 1%p이상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도 이미 연 5%대로 올라왔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인상되어 연말에는 신용대출과 주담대 금리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도 대출 금리가 오른만큼 '빚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감소로 수급이 줄고 대출이자를 견디지 못한 '빚투' 투자자들이 주식을 손절하면 주가에도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