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관련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10일 오전 경기 고양시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날 경찰이 현장조사 통제하는 모습. 연합뉴스대장동 민간 개발 사업자들에게서 로비 명목의 뒷돈을 받은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나흘 앞둔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대장동 윗선 수사'의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돼 온 인물인 만큼, 검찰의 향후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경기 고양시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유서를 남겼지만, 유족은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으로 파악됐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돼 구속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전날 유 전 본부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에게 한강유역환경청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약 2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피의자 조사는 지난 1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서 이뤄졌다.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14일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었다.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연합뉴스유 전 본부장이 숨지자 중앙지검은 "이번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앞선 피의자 조사 때 변호인이 참석했으며, 7일에는 유 전 본부장 측 일정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심야까지 조사가 이어졌지만 이때에도 인권보호수사규칙이 모두 지켜졌다는 입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공 주요 실무자인 동시에, 성남시 고위층의 연루 가능성이 제기된 '황무성 사퇴 종용' 의혹의 당사자이기도 해 대장동 사건 관련 윗선 개입 여부를 밝힐 '키맨'으로 여겨져 왔다. 그는 성남도공의 전신인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체제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구속 기소)이 영입한 인사로, 성남도공 내 '유동규에 이은 2인자'라는 의미에서 '유투'로 불렸다. '화천대유 맞춤형'으로 진행됐다고 조사된 대장동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평가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특히 대장동 사업 본격화 1달 전인 2015년 2월 상사인 황무성 성남도공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한 혐의(직권남용 등)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와 관련 유 전 본부장이 "시장님 명", "정 실장" 등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정진상 성남시 정책실장을 언급하며 황 사장을 압박하는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황 사장은 그해 3월 사직했고, 이를 기점으로 유동규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검찰은 유한기 전 본부장 구속 후 '황무성 사퇴' 배경과 윗선 배임 의혹 관련 대한 보강 조사를 이어나가려 했지만 계획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수사는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이 같은 윗선 수사 난항기류와 맞물려 정치권에선 재차 '특검론'이 분출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도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비통한 심정"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특검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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