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김포 장릉(章陵) 보존지역에 지어졌다며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들이 다시 공사를 시작하게 됐다.
문화재청의 공사중지명령을 중단해달라며 건설사들이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기 때문이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결정문을 보면 법원은 공사 중단으로 시공사 등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우려가 있고, 수분양자들이 입을 재산적 정신적 손해가 막대하다는 점을 결정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장릉 관람객의 시선에서는 아파트가 보이지 않고 '장릉 앞 아파트'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 건축된 구축 아파트로 이미 일부 경관이 훼손되어 있는 점, 해당 아파트가 철거되더라도 그 뒤로 다른 고층 아파트가 존재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해당 아파트 공사를 긴급하게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문화재청의 공사중지명령에 대해 대광이엔씨와 금성백조가 신청한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한형 기자서울고법 행정10부는 "신청인들(대광이엔씨와 금성백조)의 신청은 이유 있어 인용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사가 중단되면 건설사들이) 대상 건축물(아파트)과 관련된 수분양자들, 시공사 및 하도급 공사업체들 등과 계약관계에서 파생되는 복잡한 법률적 분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우려가 있고 그로 인해 각 회사의 존립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건축물(아파트)이 준공되기를 기다리면서 임시로 다른 곳에 거주해야 할 수분양자들 등이 입을 재산적 또는 정신적 손해 또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손해가 모두 금전으로 보상이 가능한 손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무형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이런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 사건(공사중단)의 효력을 정지시킬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장릉 앞 아파트가 장릉의 경관을 훼손한다는 문화재청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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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신청인(문화재청) 측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경관 훼손 사진은 관람객이 접근할 수 없는 장릉 능침 부근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지난 2002년 장릉 앞 아파트보다 가까운 거리에 건축된 장릉삼성쉐르빌아파트 등으로 이미 (장릉의) 일부 경관이 훼손되어있는 상태였던데다 처분 대상 건축물(해당 아파트) 뒤편으로 이미 준공되었거나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들이 존재해 설령 (해당 아파트들이) 원상 회복 조치 등에 따라 철거되더라도 조망은 일정 부분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머지 공정이 진행되더라도 새로운 경관 침해의 결과는 발생하지 않거나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효력정지(공사재개)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건설사들은 해당 아파트에 대한 공사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 7월 대방건설과 대광이엔씨, 금성백조 등 3개 건설사가 건립 중인 아파트 일부가 장릉 역사문화환경 보존 지역에 건설되면서 장릉 경관을 훼손한다며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