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제공모빌리티 서비스 경쟁 분야가 최근 '주차장 플랫폼'까지 확장되는 모양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는 최근 일제히 주차장 플랫폼 업체 인수에 나섰다. 주차장은 전동화, 자율주행 시대를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인프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모두의주차장' 인수한 쏘카…슈퍼앱 성장 전략 '일환'
15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온라인 주차 플랫폼 '모두의주차장' 운영사 모두컴퍼니를 인수한다.
2013년 출시된 모두의주차장은 주차장 정보 안내, 주차 제휴, 스마트주차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전국 6만 개 주차장의 정보와 1만8천 면의 공유주차장, 1800여 개의 제휴주차장을 서비스하고 있다. 월평균 이용객은 약 70만 명이다.
최근 쏘카는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내년부터 자동차, 전기자전거, 기차 등 교통수단을 모두 예약할 수 있는 '슈퍼앱'을 선보일 계획이다. 쏘카앱에 이동 주차 예약이나 주차정보 활용 등 관련 서비스가 들어오는 것은 이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나아가 쏘카는 내년 제공 예정인 수도권 지역 30분 내 부름 편도 서비스(택시처럼 이용자의 호출 장소까지 공유 차량을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위한 도심 거점으로 주차장을 활용할 예정이다. 쏘카 관계자는 "이같은 부름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더 많은 쏘카존이 촘촘히 구성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GS파크24 인수한 카카오모빌리티…'기술 테스트 베드' 확보
카카오모빌리티 제공카카오모빌리티도 GS그룹의 주차장 운영 계열사 GS파크24를 650억 원에 인수했다. GS파크24는 GS리테일 매장 주차장을 포함한 630여 개 주차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GS파크24의 경우, 도심 랜드마크 건물에서 GS리테일이 보유한 GS수퍼(GS더프레시)에 이르는 다양한 규모의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어 각 주차 시나리오별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며 "양사의 물류 분야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카카오는 직영과 제휴를 통틀어 2200개 이상의 주차장을 확보했다. 2017년부터 카카오T 앱에서 주차 사업을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직영 주차장과 제휴 주차장을 합쳐 약 1600여 개의 주차장을 운영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인수가 사업 확장보다는 미래 기술을 시험해볼 테스트 베드 확보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주차에 연계할 ICT 기술과 서비스를 접목해볼 수 있는 오프라인 시험 공간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GS파크24 주차장에서 EV(전기차) 충전, 세차, 경정비 등 운전자 대상 서비스와 공간 콘텐츠 등을 시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인수한 자율주행 데이터 플랫폼 전문기업 스트리스의 정밀 도로 지도 기술과 자사의 공간 정보 처리 기술을 통해 주차장 공간에 대한 3차원 고정밀 공간 정보 지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주차장 관제 효율화·실내 자율주행 배송·무인관제로봇 가동 등의 신규 기술 도입도 추진한다.
이 외에 티맵모빌리티는 700여 개에 달하는 무인주차장 운영 기업 나이스파크 및 한국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과 제휴했다. TMAP 주차 이용자들은 전국의 나이스파크 주차장 이용시 TAMP의 주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실시간 이용요금 정보 확인과 사전 정산 기능·출차 시 차단기 앞에서 정산을 위해 멈추지 않는 바로 출차 서비스가 제공된다.
'주차장' 모빌리티 新격전지로…미래 위한 '포석'
스마트이미지 제공이처럼 모빌리티 업계가 주차장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뭘까. 이는 주차장이 전동화·자율주행 시대를 위해 꼭 필요한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주차장은 전기차 충전소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전기차가 확대되는 데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트렌드는 전기차로 변하고 있다. 전기차가 늘어나면 전기차 충전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주차장에 이런 시설들을 빨리 갖춰놓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시대에서도 주차장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전망한다. 주차장에 있는 자율주행차를 호출해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대신 자율주행차의 '주차기술'이나 이동경로를 고려한 '주차장 배치' 등이 점차 중요해진다.
특히 수요와 공급이 유연해야 한다. 이동 수요가 많은 지역에는 그만큼 많은 차량이 대기해야 한다. 유휴 주차장을 활용해 '남는 차'들을 분산 주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도심 곳곳에 다양한 주차장 거점을 확보하는 건 필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차장은 이동의 시작과 끝이 이뤄지는 인프라"라며 "자율주행처럼 모빌리티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결국 주차장 설비도 고도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자사 앱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부문에서,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부문에서 쏘카는 차량공유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각 사가 강점을 가진 부문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이동수단 영역으로 확장해 이용자를 확대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