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탑재된 Arianespace의 Ariane 5 로켓이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에 있는 기아나 우주 센터의 발사대에 있다. NASA 제공태초의 빅뱅 즉, 대폭발 이후 우주가 생성됐고 이후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수축과 폭발을 거듭하면서 우주는 진화하고 있지만 우주 생성과 운행의 대부분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우리가 어디에서 났고 어디로 가는 지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은 끝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은하계 내의 티끌 만큼 작은 별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는 과학이란 이름의 끝없는 모색을 통해 의문의 매듭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물리법칙을 통해, 우주선을 보내 탐색하는 방법으로, 또는 망원경을 통해 미지의 공간인 우주를 들여다 보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망원경이 가장 효과적이다. 16세기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발명한 이래 과학기술이 발전한 만큼 그 성능이 개선돼 인간은 지구상에서나 우주공간의 특정 지점에서 우주 구석구석을 관찰하며 베일에 싸인 우주공간을 하나씩 벗겨나가고 있다.
제임스웹을 실은 로켓 발사에 앞서 기체를 점검하고 있다. NASA 홈페이지 캡쳐 우주선은 이제 태양계를 갓 벗어난 수준이고, 물리법칙은 세워진 가설을 입증하는 방식을 '망원경을 통한 탐사'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지만 망원경은 볼수 있는 사정권 내의 모든 물체를 직접 관찰한다는 점, 날이 갈수록 사정권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 가시광선의 낮은 해상도를 극복한 기술 등 여러 측면에서 우주 관측.관찰의 총아로 여겨진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우주 관측 역사상 새로운 한 획을 그을 최신 망원경을 우주공간으로 쏘아올릴 예정이다. NASA는 "12월 25일 오후 9시 20분(한국기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을 발사한다"고 밝혔다. 애초 하루 전인 24일 발사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대기권 상층부의 바람이 거세서 일정을 연기했다.
제임스웹은 모든 면에서 현존 망원경의 최고·최신 버전이자 현대 과학기술역량의 총체적 결집체라고 할 정도로 가공할 관측 능력을 자랑한다.
NASA의 '제임스 웹'은 어떤 망원경?
제임스 웹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제임스 웹 이전 우주 망원경의 대명사는 '허블'이다. 허블망원경은 가시광선을 통해 대상물체를 보는 원리지만, 제임스웹은 적외선으로 우주공간을 본다는 점이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우주선에 탑재되기 전 제임스 웹 천체망원경의 모습. 연구원들 오른쪽 위로 벌집모양의 반사경이 보인다. NASA 홈페이지 캡쳐 우주는 끝없이 팽창하고 있다. 당연히 시공간을 흐르는 빛도 우주가 확장되는 만큼 파장이 길어지고 먼 우주에서 포착되는 광선의 파장은 적외선대로 까지 퍼지게 된다. 허블망원경으로 30만 광년 바깥 우주의 모습을 관측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마치 돋보기의 초점이 맞지 않아 흐릿해진 모습 처럼 보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적외선 망원경은 또렷하게 피사체의 이미지를 재생할 수 있다.
국립과천과학관 강성주 연구사는 24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빈집 안에 귀신이 있다고 해도 눈에 안 보이지만 열을 낸다고 하면 적외선 카메라로는 모습이 감지되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임스웹은 우주가 팽창해 허블 우주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는, 별이 태어난 순간의 초기모습도 관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장선상에서 제임스웹으로 보면 별이 어떻게 생성되는 지도 알 수 있다. 별은 먼지구름 속에서 생긴다. 안개가 끼어 있으면 아무 것도 안 보이듯이 먼지에 가려 있다 보니까 별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적외선을 이용하면 최소한 우리 은하계 내부에서 생겨나는 별들의 모습까지는 관찰할 수 있다. 적외선 카메라로는 까만 비닐 속의 손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세 번째 우주 공간 속 생명체 탐사의 도구로 제임스웹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망원경으로 관측하게 되는 외계 행성 어딘가에는 대기권을 가진 곳이 있을 것으로 가정할 수 있다. 제임스웹은 대기의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 관측에서 대기 성분이 지구와 흡사한 곳이 발견된다면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다. 물론 대기성분이 지구와 동일하다고 해서 외계 생명체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농후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할 때 제임스웹 망원경은 우주의 신비를 탐사하는데 최적화 된 망원경이라고 할 수 있다.
150만km 상공 아그랑주 포인트에서 우주 관측
25일 제임스웹을 탑재한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된다면 제임스웹 망원경은 우주공간을 날아 지구로부터 약 150만km 떨어진 곳인 아그랑주 포인트에 안착하게 된다. 150만km는 지구-달 사이의 3배가 넘는 거리다. 아그랑주 포인트는 태양이 당기는 인력과 지구가 돌고 있는 원심력이 정확하게 평행이 되는 곳으로 아무런 힘도 작용하지 않는 것 같은 궤도선상이다. 제임스웹은 이 궤도상의 L2포인트에서 우주 탐사활동을 전개한다. L2 포인트는 태양 - 지구 - L2순의 배열로 제임스웹이 태양광의 간섭을 가장 적게 받고 관측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다.
Arianespace의 Ariane 5 로켓 모형이 2021년 12월 21일 화요일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에 있는 기아나 우주 센터 입구에 세워져 있다. 우리 태양계 내부에서 초기 우주에서 가장 멀리 관측 가능한 은하에 이르기까지 우주 역사의 모든 단계를 연구할 예정이다. NASA홈피 캡쳐제임스웹의 재원은 현존 우주망원경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주경의 지름이 6.4미터에 달하고 아그랑주포인트에서 제자리를 잡은 뒤 안테나를 펼치면 크기가 테니스 코트 만하고 높이는 아파트 7층 규모의 거대한 망원경이다. 6.4m 주경의 핵심적 역할은 흐릿한 빛을 모으는 역할이고 모아진 빛이 망원경 내부로 보내지면 여러단계를 거쳐 피사체의 모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제작에 12조원이 투입됐다.
망원경의 내부구조는 큰 벌집 같은 거울들과 태양 빛을 가려주는 돛모양의 가림막 5겹 등으로 구성됐다. 관측시 약한 빛들이 벌집구조에 들어오면 삼각대 안의 부경(작은 거울)으로 빛이 모아지고 반사를 통해 관측디텍터로 들어간다. 이 곳에서 빛이 이미지화 되는 식으로 관측이 진행된다.
제임스웹 전체 망원경의 등판으로 허블은 퇴역하는 것일까? 아니다. 허블망원경은 얼마 전 고장이 났지만 수리를 해서 지금도 가동중이다. 허블망원경이 우주탐사를 시작한 건 1990년이다. 2015년까지가 기대수명이지만 매년 수리를 하고 상태를 평가하는 식으로 여전히 탐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허블 망원경에 제임스웹 까지 투입됨으로써 우주를 바라보는 인류의 눈은 더욱 커진 셈이다. 제임스웹이 우주의 신비를 얼마나 풀어줄 수 있을 지에 과학계 천문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국립과천과학관은 이날 발사실황 생중계한다. 발사장면은 과학관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