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 음압병동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이한형 기자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에 대해 밀접접촉자의 격리기간을 현행 14일에서 10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약 한 달 정도 오미크론 관련 사례들을 추적관리한 결과, 대부분이 선행 확진자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지 9일차에 양성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박영준 역학조사팀장은 28일 백브리핑에서 "격리기간에는 확진자의 치료기간과 밀접접촉자의 격리기간, 이라는 두 가지 개념이 있다"라며 "델타 변이를 포함해 오미크론도 (노출 이후) 언제까지 전염력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 근거를 확보해놓고 그를 기반으로 피해와 위험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해 최소 열흘 정도 감시·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밀접접촉자의 격리기간은 오미크론의 경우, (유입 초기) 모르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 접촉자는 예방접종력과 상관없이 최종 노출일로부터 14일간 자가격리하는 체제를 적용 중"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한 달간 저희가 현장대응을 하면서 언제까지 이 사람들(격리 중인 접촉자들)의 (양성) 진단이 가능한지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대부분 (격리) 9일차에 (확진자로) 확인된다고 안내드렸다"며
"이 근거를 토대로 현재 14일 자가격리를 하고 있던 접촉자의 (격리)기간을 향후 10일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 달 2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오미크론 접촉자 107명에 대해 최종 노출일~진단까지의 기간을 분석한 결과. 방대본 제공 앞서 전날 방대본은 지난달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뒤 국내 최초 오미크론 감염자로 판정된 인천 목사 부부 관련 확진자 56명, 이란에서 입국한 유학생발(發) 호남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 51명 등 총 107명의 밀접접촉자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뒤 추가감염된 오미크론 확진자들이다. 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약 한 달간 해당 환자들이 바이러스에 최종 노출된 이후 양성 판정을 받기까지의 추이를 관찰했다.
그 결과,
단 1명을 제외한 106명(99.1%)은 모두 선행 확진자와 접촉한 지 9일 차에 추가확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한 명은 자가격리 7일 차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13일 차에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 9일 차에는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미지의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국내 우세종인 델타 등 다른 바이러스보다 더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 접촉자를 관리해왔다. 현재
오미크론 접촉자들은 2주 간의 격리기간 동안 1일, 9일, 13일차 등 세 번의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반면, 델타 변이 등의 밀접접촉자는 열흘 간의 격리를 기본으로 두고 증상이 발현될 시 '24시간 모니터링'을 추가하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박 팀장은 "확진자나 밀접접촉자의 격리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그 (역학적) 근거와 실행가능성이 검토돼야 변경 가능한 부분이 있다"며 "현재 (감염) 위험성이 충분히 낮아지는 시기에 대한 근거가 확보된 부분들, (현실적으로) 수행 가능하다고 확인된 부분들이 (오미크론) 밀접접촉자의 자가격리기간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밀접접촉자와 관련해서는) 나머지 변이들과 동일하게 10일 기준으로 (격리기간을) 변경하겠다는 것"이라며
"늦어도 다음 주쯤부터는 시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다만, 전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무증상 확진자의 격리기간을 종전 열흘에서 닷새까지 대폭 줄인 조치를 두고는
"아직 국내에는 어느 정도 수용이 가능한 부분도 있고, (관련)근거가 불충분한 부분도 있어서 확진자의 격리기간에 있어서는 당장 미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가기 어려울 것 같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CDC는 이같은 지침 완화에 대해 "코로나19 전염이 통상 초기단계인 증상 발현 이전 1~2일과 증상 이후 2~3일에 발생한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다만, 격리해제 이후에도 확산 위험을 낮추기 위해 최소한 5일 정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닐 것을 권고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하루 새 4명(해외유입 2명·국내 감염 2명)이 늘어 누적 449명(해외유입 183명·국내 감염 266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해외유입 사례는 각각 스페인과 영국에서 입국한 환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 지역에서는 전파경로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오미크론 감염사례가 1건 추가됐다. 이로써 지금까지 감염원이 미궁에 빠진 전북의 확진자는 총 3명이다.
경남 거제에서도 선행 확진자의 가족 1명이 오미크론 양성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례와 관련돼 감염이 확정된 환자는 2명, 의심환자는 1명으로 파악됐다.
강원 원주시에서는 기존 확진자의 가족 2명과 이들이 방문한 다중시설의 이용자 1명이 코로나19에 추가확진돼 변이분석이 진행 중이다. 홍천에서도 선행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 1명이 오미크론 의심환자로 추가됐다.
이밖에 강원 삼척 학원과 관련해 7명, 전북 익산 사례 관련 14명, 이란발(發) 호남 집단감염에서는 19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기존 환자와 역학적 고리가 확인된 의심환자는 45명이 늘어 누적 237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정부는
내일(29일) 개최되는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시민참여형 방역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GPS(위치정보시스템)를 이용해 본인의 동선을 자발적으로 입력하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민간 애플리케이션(앱)의 확대 적용 등이 안건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나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들은 해당 앱의 활용도를 시험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팀장은 "각 보건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조사한 동선 중 대외공개 가능한 부분을 DB(데이터베이스)에 올려주면,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GPS를 기반으로 확진자가 방문한 시설·동선이 겹치는지 확인하게 된다"며 "겹치는 부분이 나오면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 메시지가 앱을 통해 알림으로 나가게 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내용의 정확성을 올리고 전국으로 확대가 가능할지, 타당성을 보는
연구용역사업을 내년 3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라며 "장점이 단점보다 좀 더 높다, 타당성과 효율성이 높다고 한다면 이후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까지 확인된 앱의 장점으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본인의 위치정보를 기부해 서로 접촉점을 확인할 수 있는 용량이 많아져 위험을 알린다는 점"이라며 "그래서 스스로 검사를 받도록 유도한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꼽았다.
코로나 동선안심이 앱 화면. 연합뉴스다만 "단점은 아직 GPS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정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반경 50m, 100m 이내 (동선이) 다 확인돼서
이 사람이 (확진자와) 실질적으로 거리상 좀 떨어져 있지만 신호범위 내에선 반경이 크기 때문에 위양성 알림이 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다만, 이게 도입된다고 해서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자체가 크게 줄거나 전환되는 건 없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면 감염경로와 접촉자 파악을 위해 인터뷰, 조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의)
타당성이 확보된다면 보완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