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범행 전 미리 흉기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피의자 김모(31)씨는 경찰 조사에서 "3~4일 전 집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김씨가 경찰에 정신 병력이 있다고 진술한 점에 대해서 유족 측은 "정신질환이 있는 것은 알았는데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정신 관련 질환으로 군 면제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씨를 면회한 한 유족은 "김씨가 굉장히 분해있는 상태로 '양자라서 차별을 당했다. 가족들이 나를 괴롭혀서 이럴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족 측은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내가 어렸을 적 김씨를 직접 돌봐줬다"며 "(김씨가) 어렸을 때부터 막내로서 피해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평소 김씨의 가정에 대해 "부모는 별명이 부처였고 집에 책이 수천권 있을만큼 학자에 가까운 스타일이었다"며 "김씨가 잘못을 했어도 때리거나 소리를 지를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양천경찰서는 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경찰은 정신질환 관련 병원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도 신청했다.
김씨는 전날 오전 6시 46분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뒤 119에 신고해 "여기 사람 3명이 죽었다. 제가 다 죽였다"며 "제가 다쳤다. 치료 좀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소방으로부터 신고 내용을 통보 받고 현장으로 출동해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부모와 형제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김씨는 범행 과정에서 손과 팔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현재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숨진 부모와 형 등 3명의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