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사법구현 등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14일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의 예산요구권 명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조건부 폐지 등을 골자로 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사법개혁 공약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무소불위의 검찰제국을 만들겠다는 선언"이라고 맹공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윤 후보는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는 권력을 검찰에 주겠다고 공언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검찰공화국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언해도 부족한 판인데, 검찰총장 출신 윤 후보가 직접 나서서 검찰독재에 대한 국민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보복을 대놓고 선언하더니 그 후속조치인 셈이냐"며 "공수처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검찰이 문재인 정부를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법무부 위의 검찰, 무소불위의 검찰제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검찰권력 사유화와 신공안통치를 만천하에 선언한 윤 후보를 우리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공화국_YES, 검찰제국_NO'라는 짤막한 글을 통해 검찰에 대한 견제 장치를 강화하겠다는 자신과 윤 후보를 대조시켰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사법개혁 등 공약을 발표하면서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인 사건에 관해 검찰총장에게 지휘·감독할 수 있는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수사지휘권은 '검찰권에 대한 문민통제'를 위한 규정이지만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미애 전 장관과 박범계 장관이 7개 사건에서 3차례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며 "그 기준과 내용이 법과 원칙보다 정치적 압력과 보은에 가까웠다"고 폐지 필요성을 주장했다.
윤 후보는 또 "공수처가 독점적으로 가진 고위공직자 내사·수사 정보 관련 권한 또한 경찰과 검찰에 동등하게 분배하고, 문제가 계속될 경우 공수처를 아예 전면 폐지하는 방안 또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검찰총장에게 독자적 예산 편성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높이고, 불송치 사건에서 검찰의 요구에 따른 경찰의 재수사 이후에도 검찰이 필요시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이같은 사법개혁 방향은 문재인 정부가 검찰 권한 분산에 방점을 두고 펼쳤던 것과 상반된 것이다. 특히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가 집권 시 현 정부에 대한 적폐 수사를 언급한 뒤 내놓은 공약인 만큼 관련한 여야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