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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열전]대선 후보 공약으로 미리 본 우리 군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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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안보열전]대선 후보 공약으로 미리 본 우리 군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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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튼튼한 안보가 평화를 뒷받침합니다. 밤낮없이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치열한 현장(熱戰)의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列傳) 보도하겠습니다.

    전문가 "李 현실적, 尹 미온적, 沈 바람직하나 급진적, 安 구체성 떨어져"
    국방개혁 2.0 계획상 현재는 '50만명' 목표…모든 후보들 감축 예고
    李·尹·沈 '징모혼합제 또는 모병제 전환' 安 '전문부사관 확대' 제시
    군 인권·성폭력 예방, 후보들 모두 동의하고 방법론은 달라
    尹 "여군 체력 등은 '차별' 아닌 '차이'"…세계적 추세보다 퇴보 움직임
    군 개편과 함께 바뀌어야 하는 군사전략 문제, 각 후보별로 차이 커
    전문가 "병역은 군사, 사회, 법, 경제 등 모든 것 어우러지는 종합예술"

    군인권센터·나라살림연구소·참여연대 제공군인권센터·나라살림연구소·참여연대 제공대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떤 후보가 당선될지에 따라, 우리 군 앞날이 어떻게 변할지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나라살림연구소·참여연대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병역 제도 개편 관련 정책을 물었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CBS노컷뉴스는 이 답변서에서 각 후보들이 내놓은 병역 관련 공약을 각종 연구자료와 전문가 취재 등을 통해 비교분석했다.

    다만 윤석열 후보는 이번 시민단체 질의에 일체 답변하지 않아 본인이 과거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발표했거나 홈페이지에 실린 공약집에 담긴 일부 내용, 그리고 캠프 관계자 취재를 통해 살펴봤다.

    현재 국방개혁 목표는 '50만명'…李 "40만" 尹 "40만→30만" 沈 "30만" 安 "45만"

    우리 군은 국방개혁 2.0 계획에 따라 18개월 의무복무를 기반으로 2022년까지 총병력을 50만명으로 줄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국방부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실제 현역 군인 수는 55만 5천여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육군 42만여명, 해군 6만 9천여명(해병대 포함), 공군 6만 5천명이고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군무원 4만여명과 공무원 4천여명도 있다.

         문제는 총병력 50만명이라는 숫자를 유지하기 위해선 장교와 부사관을 제외한 매년 병 입영 소요(해마다 병으로 입대해야 하는 남성의 수) 20만명이 유지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힘들다는 의견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지난해 감사원 예측에 따르면 병역의무자는 올해 25만 8천명, 해마다 줄어들다가 2036년엔 21만명, 2037년엔 18만 6천명, 2039년엔 15만 1천명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되는 해보다 약 20년 전에 태어난 신생아 수를 기준으로 계산되는 만큼, 바꿀 수 없는 상수다.

    일단 네 후보 모두 현재 50만명 한국군 병력 규모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거나 유지가 어렵다는 데 동의했다.

    이재명 후보는 "40만 정예강군 건설을 목표로 선택형 모병제를 통해 장교·준사관 6만 7천명, 부사관 18만 5천명, 징집병 14만 8천명으로 군 구조를 개편하겠다"며 "군무원을 5만명으로 늘리고 민간 외주화 등으로 효율화·대체해 상비병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는 인간 전투병 대신 무인전투체계와 과학기술 전문 전투요원을 확대해 2030년까지 현장 전투요원을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이고 모병제를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2030년에는 40만명, 2040년에는 30만명까지 현역 병력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전체 병력 규모는 실행되는 시간 차이가 있을 뿐 심상정 후보와 비슷해진다.

    심상정 후보는 "전쟁 방지에 최우선 목적을 두고 '방어 충분성'에 입각한 30만명 규모로 감축해야 한다"며 "한국형 모병제를 통해 육군은 15만명으로 현재 절반 수준, 해군(해병대 포함)과 공군은 현재 수준과 같은 15만명으로 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 해군과 공군을 합치면 13만 4천여명인 만큼, 오히려 해공군은 증원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안철수 후보는 "현재 상황에선 현역병 소요 충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문부사관제 확대를 통해 45만명대 병력 규모 유지가 바람직하다"며 "향후 단계적으로 장교 7만, 부사관 20만, 병 17만 구조로 재구성하고, 육군 위주 병력구조를 해군과 공군 비중을 늘려 과학기술 시대에 맞는 군 병력 운용 구조를 재정립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병역 분야 전문가인 국방대 이상목 교수는 "이재명 후보는 중도 노선, 즉 상당히 조심스러우면서 어떻게 보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가 많다"며 "또다른 측면에선 너무 조심스러워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을 제시하면 추진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 나름대로 잘 고민해 적절한 수준을 제시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에 대해선 "개혁에 미온적, 즉 무색무취로 보인다. 정권을 잡게 되면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무인 로봇은 수단일 뿐 그것만으로 병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 인력 감소에 따른 안보상 손해를 어떻게 상쇄해 나갈지 비전이 있어야 하는데 구체적인 안을 찾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후보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론 완전 모병제로 가야 하는데 우리 사회에 시간이 없다. 방향 자체는 옳고 상당히 구체적이지만 급진적인 방안이다"며 "진보정당이기 때문에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하지만, 급진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틀을 만들고 실천하기보다는 갈등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내용 자체가 구체화되지 못한 느낌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안철수 후보가 내놓은 답변과 관련 공약이 가장 내용이 적다.

    이상목 교수는 그러면서도 "각 후보들이 이야기한 병력 수가 모두 다르지만, 향후 모병제가 시행된다면 총병력을 30만에서 35만명 정도로 할 수밖에 없다"며 "심상정 후보가 큰 그림은 잘 그렸지만, 당장 하기엔 현실성이 떨어지는데 장기적인 비전이냐, 현실성이 있는 비전이냐 측면에서 다소 차이가 날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이러한 '급진적인' 방향 감축이 장기적으로는 필요하다고 본 이유는 간단하다. 인구 감소 때문이다.

    구체적 방법은?…李 "선택적 모병제" 尹 "모병제" 沈 "한국형 모병제" 安 "전문부사관 확대"

    각 후보가 병력 숫자 관련 수치를 제시한 만큼, 그 다음에는 이를 어떻게 구체화시킬 수 있는지 방법론도 필요하다.

    이재명 후보 측은 '선택적 모병제'를 내세우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국민개병제를 유지하면서 병역 대상자가 '징집병'과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모병'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특히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는 징집병 대신에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과 군무원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른바 '징모혼합제'와 궤를 같이한다. 징모혼합제란 징병제를 시행하되 짧게 의무복무만 마치고 전역하는 병사와, 전문 분야에서 여러 해 또는 장기복무를 원하는 병사를 구분해 징집하는 방식이다. 북한군이 구식 군대이긴 하지만, 정규군과 노농적위군 등 병력 수가 많은 만큼 군 개혁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제시되는 방책이기도 하다.

    청와대 김신숙 방위산업담당관도 지난 2020년 펴낸 책 '역사와 쟁점으로 살펴보는 한국의 병역제도'에서 "병 집단을 복무 기간이 짧은 그룹과 복무 기간이 긴 그룹으로 분리하고, 숙련도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에는 후자를 보충해야 한다"며 "일반병에 대해서는 필요 최소한의 기본 훈련을 해 단기간 복무하도록 하고, 전문병사는 기술숙련병으로 계약 입대해 3~4년 동안 복무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재명 후보는 "현행 국민개병제를 유지하면서 의무징집병 규모를 15만명으로 축소하고, 모병을 통해 전투부사관(지원제) 5만명을 충원해 간부와 병사 비율을 63:37(2:1)로 조정하겠다"며 "기본 개념은 징모혼합 형태로, 급여 외에 전역하면 사회 정착용 목돈과 다양한 맞춤형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장갑차와 함께 전진하는 무인차량.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있다. 육군 제공장갑차와 함께 전진하는 무인차량.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있다. 육군 제공윤석열 후보는 시민단체 질의엔 답하지 않았지만 "무인전투체계를 구축한 뒤 모병제로 전환하겠다"며 "병력은 줄이고 국방력은 증강하는 고효율 국방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징모혼합제를 거치는 완전모병제 도입 방침을 밝혔었다.

    2030년에 40만명, 2040년에 30만명으로 병력을 축소할 경우 징병된 병사 수는 각각 절반인 20만명과 15만명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2030년에는 이 후보가 내놓은 방안과 비슷해지고 2040년에는 심 후보 방안과 비슷해진다.

    심상정 후보는 이 후보보다 파격적인 '한국형 모병제'를 제시한다. 공약집을 보면 1단계는 징모혼합제로, 의무복무하는 병사는 12개월만 있다가 전역하며 전문병사는 4년 복무를 약속하고 입대하는 식이다. 전문병사에겐 300만원 수준 급여를 보장하고, 부사관이 되고자 한다면 대학교나 대학원 진학도 지원하며 장기복무하고 전역하면 일자리도 지원한다는 공약을 걸었다.

    심 후보 측은 기술군인 해군과 공군은 2025년, 병력 중심인 육군은 2029년에 이렇게 전환하고 2단계로는 2030년대에 완전모병제를 추진해 징병제를 없애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상목 교수는 "징병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큰 만큼, 의무복무를 12개월로 단축하는 문제는 과거 24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는 문제와 달리 매우 빠르게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면서도 "짧은 기간 내 교육훈련을 어떻게 내실화해 적은 병력이라도 강군을 만들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별로 나오고 있지 않아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역제도는 목표가 아니라 강군을 만들기 위한 수단인데, 모든 후보들이 그 수단 이야기만 하고 어떻게 강군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부족하다"며 "군사보안 문제로 자세히는 언급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병역제도가 바뀌면서 전략과 전술 등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제도적 충격은 어떻게 될 수 있는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의무병 소요 인원 부족을 막기 위해 현행 제도 유지가 바람직하지만, 전체 병력 가운데 50%를 전문부사관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장교들과의 차별대우 해소와 재취업 방안 등을 정교하게 설계해 준모병제 도입 시 전문 병력을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답했다.

    이렇게 되면 45만명 가운데 22만 5천명 정도를 부사관으로 구성하겠다는 뜻이 되는데, 안 후보 측은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군 인권 문제는?…후보들 모두 동의, 각자 방법론 다르며 현실성 문제도

    지난해 부실급식과 함께 공군 부사관 이모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이 전 국민 공분을 사면서, 병역과 연계된 인권 문제도 중요하게 봐야 할 포인트다.

    먼저 이재명·윤석열·심상정 후보 모두 최저임금 수준으로 병사 월급을 올리자는 데 동의했다. 이재명 후보는 2027년까지 병사 월급을 200만원, 즉 최저임금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이미 발표했고 윤석열 후보는 "취임 즉시 봉급 체계를 전면 조정해 전 장병 모두 최저임금 이상으로 인상하겠다"며 "약 5조 1천억원 예산이 추가로 들 전망이다"고 밝혔었다.

    사실 이 분야는 방법론이 약간씩 다를 뿐 후보 사이 이념적 차이로 인한 이견 등은 거의 없다. 한국에서 병역의 의무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기 때문이다.

    먼저 이재명 후보는 "현행 다인실 병영생활관을 2~4인실 소인실로 개조하고, 민간인 고용 직영과 민간 외주화를 통해 군 급식 수준을 높이겠다"며 "군 복무 중 학업 공백 최소화를 위해 취득학점 확대와 학점인정제를 모든 대학에 적용하고, 자격증 취득 등 다양한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장병에게 근무시간 외 개인적 권리를 보장해서 자율성에 바탕을 둔 병영문화를 조성하겠겠다"며 "장교·부사관·군무원의 생활 여건을 선진형으로 개선하고 낙후된 숙소를 쾌적한 생활공간으로 바꾸며, 독립적인 영외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후보는 "군 의식주를 개선하며 복무 경력 인정을 위한 법제화를 추진하고, 학점인정제를 모든 대학으로 확대하며, 현역병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현 6개월에서 18개월로 확대하겠다"며 "군 복무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질병 등에 대한 보상 확대를 위해 국가 책임의 군 생활 '안전보장보험' 가입을 적용하고, 민간주택 청약가점 5점 및 공공임대주택 가점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또 "군인 수당을 현실화하며 지급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군인자녀 교육 여건을 보장하고 간부 숙소도 개선하겠다. 군필자가 민간주택 청약을 신청하면 가산점 5점을 부여하겠다"며 "한국전쟁, 월남전 등 국가유공자 수당을 현 34만원에서 68만원으로 2배 인상하고, 보훈대상자 상이등급 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군 전문병원을 육성하고 원격진료 확대와 민간병원 이용 등 수용자 중심의 의료체계로 개선하겠다"며 "또 본인이 원하는 입대시기를 최대한 보장하고 병 휴가산정 방법 개선, 병사 휴대전화 소지 시간과 주말 출타 확대를 추진하겠다"고도 밝혔었다.

    심상정 후보는 "경계근무와 훈련, 교육시간을 제외하고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자유화하며, 두발과 복장 등에서 간부와 병사가 받는 차별을 해소하겠다"며 "1일 급식비를 50% 정도 인상(현행 1만원 → 1만 5천원)하고, 전 병역을 침대형 6인 1실로 구성하며 1일 7시간 근무, 일과 후 사생활 보장 등 사기-복지-오락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무상 상해에 대한 치료와 회복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며, 치료받을 병원을 본인이 선택하고 청원휴가 확대하겠다"며 "간부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기 위해 주택수당을 15만원으로 인상하고, 숙소 부족 문제도 해결하며, 당직 수당도 다른 공무원 수준으로 인상하고, 인권침해적 통제를 제한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전역 장병에게 1천만원 사회진출지원금을 제공하겠다"면서도 "지속적으로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단, 이상목 교수는 "각 후보별로 합리적 방안 보상안 방법론은 다른데, 사실 최저임금 수준 급여 보장은 재원 문제로 인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징병제는 기본적으로 국가에 봉사하는 문제이고, 사회적 인식 개선과 감사함이 뒷받침돼 줘야 하는데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그만한 생산성을 낼 수 있느냐는 문제와 연결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이 '후보들이 돈 줄 사람(납세자)은 생각도 않고 왜 자꾸 보수 이야기만 하고 있느냐'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며 "오히려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복무기간 단축 문제가 더 현실적이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선 인식 문제는 단기간에 개선되기 힘든 만큼, 전역한 장병들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보수를 높게 지급하는 일이 먼저라는 반론도 나온다.

    성폭력과 여군 문제, 큰 이견까진 없지만…방법론은 차이

    올해 7월부터는 군 내 성범죄와 군인 사망 범죄, 입대 전 범죄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민간 수사기관과 법원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이 방안에 대해 이재명·윤석열 후보 측은 찬성했는데 말인즉슨 모든 범죄 수사와 재판을 민간에 넘길 수는 없다는 얘기다. 심상정·안철수 후보는 평시 군 사법체계 자체를 민간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만 이재명 후보는 군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해 가장 상세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장관과 각군 참모총장 직속 성폭력 예방·대응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군 내 성고충전문상담관을 대폭 확대하며 군 인권보호관에 대해서도 역할과 권한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성범죄가 암수범죄(피해자가 신고를 꺼리는 범죄)라는 점을 감안해 "신고 전에도 피해자를 지원하고, 2차 가해 처벌과 대응 체계를 강화하며 군 성폭력 통계와 조치 내용을 담은 '군 성범죄 연례보고서'를 매년 공개하겠다"고도 밝혔다.

    윤석열 후보는 신고보다는 예방에 초점을 뒀다. 윤 후보 측은 "예방 교육을 체계적으로 해서 대책과 제도화 시스템을 만들고, 피해자가 신고할 수 있는 채널을 다양화하며 보호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심상정 후보처럼 '원 아웃' 제도를 통한 신상필벌을 강조했다.

    심상정 후보는 "군 내 성폭력 발생 시 '원 아웃' 제도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신고 접수 시엔 군사경찰이 무조건 출동하도록 법제화해 은폐와 축소를 막아야 한다"며 "성폭력과 성희롱 근절을 위한 전문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고충전문상담관 확충과 군 인권보호관 권한 확대에도 동의했다.

    심 후보는 여군 복무 여건 개선에 대해 가장 상세한 방안을 내놓았다. 그는 "군인을 직업으로 택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늘어났다. 직업 여군을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인권위 군 내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군 차별 경험 중 1위가 '보직 및 직위 관련 문제'로, 2012년 21.8%였는데 2019년엔 24.6%로 비중이 커졌다. 여군 인사 제한 규정을 재정립해 유리천장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화장실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마저 크게 부족하거나 개선을 요구하기 어렵다. 출산과 육아 등 워킹맘으로서 겪는 고충이 심한데도 보육 등 환경은 미흡하다"며 "특별한 대우가 아니라 남성 군인과 민간인이 누리는 권리만큼은 누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목소리에 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 측은 군 내에서 여성 참여를 늘리는 현 추세에서 다소 퇴보한 움직임도 보였다.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포병이나 특수부대 등보다는 '신체적 차이를 인정하고 적재적소에 배치돼야 한다. 이는 차별이 아니다'는 설명을 내놓았는데, 선진국들은 아직 숫자는 적지만 잠수함이나 특수부대 등 이른바 '금녀의 영역'으로 불리던 분야에도 여군이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육군 75레인저연대 최초 여군 지휘관인 샤이나 코스 대위. 미 육군 제공미 육군 75레인저연대 최초 여군 지휘관인 샤이나 코스 대위. 미 육군 제공미군은 2016년부터 여군에 모든 전투병과를 개방했고 특수부대에서도 여군 지원자와 합격자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미 육군 75레인저연대에선 몇 해 전 여군 장교인 샤이나 코스 대위가 선발 과정을 통과하고 현장 전투부대 지휘관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린베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미 육군 특수부대에서도 지난 2020년 여군 한 명이 자격 과정을 통과해 팀에 합류했다. 독일 육군 특수부대 KSK에서도 여군이 근무하고 있는데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안철수 후보도 윤석열 후보와 비슷하게 해석될 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특정 성을 할당하는 방식보다 재능과 주특기(전공)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간부와 전문부사관에 임용돼야 한다"며 "여성 체형에 맞는 방탄헬멧과 방탄복 등 개인장구 개발, 성폭력 방지, 모성보호 등 복무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군 사법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평시 군사법원을 폐지, 성폭력과 인권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각종 폭력 사건을 일벌백계해 기강을 바로잡겠다"외에는 자세한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상목 교수는 "여성 징병이나 여성 전체가 단기 훈련을 받자는 이야기는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향후 군 내 여성 비중은 올라가는 일이 불가피하다"면서 "현재는 병과 부사관, 부사관과 장교 사이 칸막이가 돼 있는데 향후에는 병으로 시작해서 부사관, 그리고 부사관이 장교가 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직업군인으로서 여성이 병으로 복무하는 일을 허용하고, 그 대신 처음부터 하사로 임관하는 현 민간부사관 제도가 아니라 병으로 시작해서 부사관으로 진급하는 사병(士兵, enlisted) 임관 제도가 바람직하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부사관은 군대의 '허리'라는 특성상 대부분 국가들이 병으로 시작해 부사관으로 진급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처음부터 하사로 임관할 수 있어, 병과 부사관이 유리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군사전략은 후보별 차이 커…沈 가장 급진적, 尹 가장 보수적

    한편, 병력 구조가 변해야 한다면 어떻게 국가 차원 이익을 추구할지 계획하는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본래 정책(policy)은 전략(strategy)보다 아래에 있는 개념으로 전략에 따라 정책이 바뀐다. 다만 '초저출생'이라는, 바꿀 수 없는 상수 탓에 전략도 변화해야 할 뿐이다.

    대표적인 군사전략 가운데 하나로 북한 급변사태 발생시 이른바 '안정화 작전' 계획 유지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대체로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 측은 "한국군의 목표는 안보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고려해 북한 위협과 잠재적·비군사적 위협에 동시 대비해야 하는 일"이라며 "북한을 포함한 외부 도발과 침략을 억제하고, 실패할 경우 최단시간 내 최소피해로 전쟁에서 빠르게 승리를 달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 후보는 "차기 정부 군사전략은 현 군사전략 기조·목표와 연계해 신중한 검토 하에 정립하겠다"고 세부 설명은 피했다. 전반적으로 '평화와 번영은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한다. 강한 안보 없이는 평화를 지킬 수도, 만들어갈 수도 없다'고 했던 문재인 정부와 결이 같다고 해석된다.

    윤석열 후보는 시민사회단체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지만, 공약집을 보면 대북 강경론에 기초한 군사전략을 채택하겠다는 쪽으로 해석된다. 한미연합훈련에서 전구급 기동훈련(FTX) 부활, 미 전략자산(전략폭격기, 항공모함 전단, 핵잠수함) 한반도 전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 역량 강화 등을 내건 점을 보면 그렇다.

    국민의힘 김용현 국방정책분과위원장(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퇴역 육군중장)은 "안정화 작전이란 어느 나라든 전쟁 후반기에서 하는 일이고, 필요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질문 자체가 전쟁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다"며 "점령 지역 사람들에 대한 보호와 안정적인 체계,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후보
    는 가장 급진적이다. 그는 "북한 안정화 작전은 계획할 필요가 없다. 체제 붕괴와 흡수통일을 목적으로 한다는 상대 반발을 낳을 뿐이다"며 "전쟁 방지 목적에 최우선을 두고 '방어 충분성'에 입각한 규모로 감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병력 중심 선(line) 방어 개념을 현대전에 맞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전투지역전단(FEBA) 방어개념에 집착하면 전쟁 초기 병력 손실률이 급증한다"며 "전방경계 과학화를 통해 전방 상시 경계 병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전에 맞는 방식으로 방어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설명은 윤석열 후보 측도 같다.

    이와 함께 심 후보는 "육군 항공사령부와 인사사령부, 국군수송사령부,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등 '비효율적 부대'를 해체하고 육군미사일사령부와 공군방공유도탄사령부 등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부대를 통합하겠다"고 했다.

    다만 병력 부족으로 육군 22보병사단 등지에서 여러 차례 경계작전 관련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하고 선 방어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항공전력·수송·지휘통신·미사일·요격 등 각 전문분야를 담당하는 부대는 분명히 필요한데 무작정 해체하거나 하나로 합치는 일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함께 나온다.

    한편 안철수 후보는 "안보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므로 북한 유사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언급 외에 구체적으로 군사전략 분야를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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