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준공 기념행사를 열 에정인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전경. 강원도 제공 강원도의 과도한 행, 재정 투자에 따른 '불공정 계약, 혈세낭비' 논란이 이어졌던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분열 요인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민주당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3월 26일 준공행사에 이어 5월 5일 정식 개장을 준비하는 등 해당 사업의 3선 임기 내 사업 완수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반면 같은 당 이재수 춘천시장은 개장 연기 필요성까지 언급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천여 대에 이르는 레고랜드 주차장이 사업지 내에 집중 조성된 탓에 외지 관광객의 경우 서울-춘천 고속도로 춘천 나들목에서 레고랜드까지 이르는 8km 거리의 도심 관통 도로를 통과해야만 한다.
2021년 2월 변경 심의한 교통영향평가 결과 레고랜드 1일 발생교통량은 2026년 주말 기준 1일 2만 6382대로 전망됐다.
도심 개발이 현재보다 미진했던 2013년 5월 실시한 교통영향평가 최초 심의에서도 사업지 외부 문제점으로 '주변 교차로 교통량 증가 및 교통패턴 변화로 지체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레고랜드 진입 차선을 늘리고 교통 신호 조정 등을 고민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소 대책이 될 수 없어 교통 체증에 따른 외지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의 불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레고랜드 교통 혼잡 우려는 이미 수년전부터 제기돼 왔고 지난해 강원도의회 안에서도 수 차례 주차장 외부 분산 등 대책 마련이 요구돼 왔지만 강원도는 레고랜드 시행사인 영국 멀린사와의 협약을 앞세워 방어에만 급급한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해 강원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의 강원도 글로벌투자통상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신영재 의원은 "4천 대를 춘천시 일원 곳곳에 나눴으면 교통영향평가라든가 교통대책을 수립하기 수월했을 것"이라며 "제한된 토지에 주차장 4천 대를 만들어 놓으면 4천 대 이상이 다 거기로 들어간다는 건데 순환도로도 없는 상황에서 교량 하나, 진입도로가 하나인데 얼마나 어렵겠느냐"고 반문했다.
교통영향평가 서류 등 교통대책 자료 공개 요구에 당시 안권용 강원도 글로벌투자통상국장은 "정보공개법이나 이런 데에도 자료 제공 제한 규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강원도가 문제점 진단과 보완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는 대신 개장 성과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이 해당 사업에 따른 부작용은 최 지사 임기 종료 후 후임 지사와 도 행정, 지역 주민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는 구도가 되고 있다.
이재수 춘천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재수 춘천시장은 레고랜드를 찾는 관광객보다 춘천시민들의 생활 편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교통 분산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행정 권한을 동원해서라도 해법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레고랜드 교통 문제는 6월 1일 춘천시장, 강원도지사 선거 쟁점으로도 확대될 불씨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한 인사는 "레고랜드를 둘러싼 이견이 여러 방면에 걸쳐 있지만 특히 교통 문제는 시민들의 일상 생활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재선에 도전하는 이재수 춘천시장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주민 불만이 커지고 여론이 악화하면 사업을 추진했던 최 지사와 최 지사가 속한 민주당에도 비난의 화살이 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원도는 3월 26일 2억 8천만 원 예산을 들여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시설 준공 기념행사를 연다. 기념식과 어린이수도 선포식, 불꽃쇼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