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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홍길동? 침공을 침공이라 못 부르니…

미국/중남미

    바이든은 홍길동? 침공을 침공이라 못 부르니…

    핵심요약

    바이든, 러시아 도발 침공으로 겨우 규정
    그러나 제재수위는 침공으로 보기 어려워
    과거 "침공시 역대급 제재" 수차례 공언해
    그렇다고 침공 부인시 야당 공세 불보듯
    공화당 "바이든 유약해 푸틴이 도전한 것"
    국내 정치공학이 세계대전 불 지펴서야

    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해 독립을 승인한 이후 러시안 군대 진입을 명령했다.
     
    러시아 전투 병력이 벌써 투입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렇다면 러시안 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나?
     
    이 의문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답했다.
     
    '침공의 시작'이라고.
     
    무슨 뜻일까?
     
    포사격 훈련하는 러시아군 탱크. 러시아 국방부 제공포사격 훈련하는 러시아군 탱크. 러시아 국방부 제공
    미국 정부가 이날 러시아에 대해 취한 '경제 제재'의 면면을 보면 미국 정부는 '침공'으로 보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미국 정부가 '침공'이라고 봤다면 '역대급 경제 제재' 등 전례 없는 강도의 보복이 나왔어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 정부는 이미 수차례 그런 보복을 공언해 왔다.
     
    몇 개의 사례만 나열해보자.
     
    ▶ 미국이 밝혀 온 침공에 대한 보복 언명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한다과거에 피해왔던 큰 충격을 동반할 경제 제재로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2021년 12월 1일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다역대급 경제 제재에 나설 것이다"(2021년 12월 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들이 결단력 있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2021년 12월 30일 백악관 젠 사키 대변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과 동맹국은 러시아에 유례없는 강도의 타격을 줄 것이며, 이는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다"(2022년 1월 1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그렇다. 그걸 보게 될 것이다. 나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간다면 그에 따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분명히 했다"(2022년 1월 25일 조 바이든 대통령.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푸틴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제재하는 것을 볼 수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

    그러나 이날 미국 정부가 내놓은 제재는 러시아 국책은행 2곳과 그들 자회사 등 42곳에 대한 제재가 전부였다.
     
    푸틴 대통령 개인에 대한 제재는 물론 없었다.
     
    '유례 없는 강도의 타격을 줄 제재'로 보복해야할 그런 침공은 아니었던 것이다.
     
    '친러 반군 통제' 우크라 동부로 진입하는 탱크. 연합뉴스'친러 반군 통제' 우크라 동부로 진입하는 탱크. 연합뉴스
    그렇다면 왜 침공이 아니라고는 말을 못했을까?
     
    사실 전날 백악관은 침공이라고 규정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군사 행동을 침공으로 명확히 규정하기에 애매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침공이라 부르지 못하는 사이 이번엔 미국 야당이 들끓었다.
     
    푸틴의 군사 행동이 바이든 대통령의 유약함 때문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공화당 인사들은 2년 전(2020년 2월 21일) 바이든 당시 대선 후보가 올린 트위터 글까지 소환해 바이든 대통령을 저격중이다.
     
    해당 트위터 캡처해당 트위터 캡처
    "푸틴은 내가 대통령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 내가 후보가 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 왜냐면 푸틴에 정면으로 맞선 사람은 오직 나 뿐이었기 때문에"
     
    한 야당 정치인은 바이든의 이 트윗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라며 트위터 측에 제보해야한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그 동안 예상 밖으로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등 '관리' 해온 것도 이 같은 국내 정치공학 목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푸틴과 힘겨루기에 나서면서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사태 이후 7개월간 하락세를 보여 왔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 흐름을 멈췄다.
     

    문제는 이번 사태처럼 '평화유지'라는 러시아의 행동에도 제재로 보복할 경우 러시아가 진짜 군사 행동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말 폭탄 교환이 진짜 핵폭탄 교환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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