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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1년 만에 LCD 사업 철수…LG는 당분간 유지, 왜?



기업/산업

    삼성, 31년 만에 LCD 사업 철수…LG는 당분간 유지, 왜?

    핵심요약

    이로써 지난 1991년 1월 박막트랜지스터(TFT)-LCD 사업 태스크포스(TF) 발족 이후 30년을 이어온 삼성의 LCD 사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가 2년 전 예고한 대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종료한다. 당초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던 계획과 달리 철수 시점을 6개월가량 앞당겼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 IT(정보통신)용 LCD를 중심으로 생산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두 회사의 엇갈린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6월 중으로 TV용 대형 LCD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캠퍼스 L8-2 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대형 LCD 사업에서 철수할 예정이었지만 삼성전자의 요청으로 올해 연말까지 LCD 생산 라인을 연장 운영하기로 한 상태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LCD 부문의 수익성이 더 빠르게 악화하자 조기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달을 끝으로 LCD 패널의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회사는 LCD 철수 등에 따른 유휴인력 수백 명을 삼성전자에 전환 배치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로써 지난 1991년 1월 박막트랜지스터(TFT)-LCD 사업 태스크포스(TF) 발족 이후 30년을 이어온 삼성의 LCD 사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의 LCD 사업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TV 시장 16년 연속 1위의 초석을 놓으며 반도체, 휴대전화와 함께 글로벌 기업 '삼성(三星)'을 이끈 '한 별'로 평가받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08년 세계 최초로 터치 내장형 TFT-LCD를 양산하는 등 시장을 주도해 왔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08년 세계 최초로 터치 내장형 TFT-LCD를 양산하는 등 시장을 주도해 왔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철수는 무엇보다 중국의 저가 공세 탓이다. TV에 들어가는 LCD 패널은 기술적으로 완성된 상태여서 진입 장벽이 매우 낮다. 뒤늦게 LCD 시장에 뛰어든 중국 BOE와 대만 AOU 등 중화권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미 주도권을 차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이 늘면서 상승세를 보인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중반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LCD 패널 평균 가격 지수(2014년 1월의 가격을 100으로 산출)가 지난 4월 사상 최저치인 41.5를 찍고, 오는 9월 36.6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된 LCD 패널의 생산을 점차 줄여왔다. 통계청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2004년부터 디스플레이 패널 점유율 세계 1위를 유지해온 우리나라는 지난해 중국에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 '박리다매' 전략을 펴는 중국과의 LCD 부문 정면대결을 피한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퀀텀닷(QD)-OLED 디스플레이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이하로 추정되는 만큼 LCD 사업 철수가 회사의 실적이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형 OLED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굳건히 할 계획이다. TV용 OLED 패널 부문에서는 후발주자로서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확보와 공정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최권영 부사장은 지난달 실적발표 전화회의에서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운 역량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도화되는 소비자 눈높이와 다양화되고 있는 시장 수요를 모두 만족시키며 OLED 신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
    반면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의 또 다른 대표주자인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당분간은 지속할 전망이다. 대형 OLED 패널 시장의 절대 강자로 알려져 있지만 LCD 부문의 매출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매출에서 OLED 부문은 43.4%였고, LCD는 56.6%였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LCD 패널 가격의 하락세와 중국 내 코로나 봉쇄 조치 등 대외 변수에 의한 물류 및 부품 수급 문제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3% 감소한 383억 원에 그쳤다. 매출도 전년 동기에 비해 6% 감소하며 역(逆)성장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실적발표 전화회의에서 "경쟁이 심화된 LCD 사업은 자사가 경쟁 우위를 보유한 부문 중심으로 운영해 나가고자 한다"며 "하이엔드 고부가 IT와 같이 지속적으로 차별적 우위를 점하는 부문은 더욱 강화하고, LCD TV 사업은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 외에는 단기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에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IT용 LCD 패널에 주력하는 한편, 중소형 OLED 부문에서도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추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경기도 파주 사업장에 3조 3천억 원을 들여 6세대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차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 OLED 패널 부문은 2분기부터 화면밝기(휘도)를 30% 높인 OLED.EX를 TV용 OLED 패널 전 라인업에 적용하는 등 프리미엄 TV 시장의 OLED 대세화에 더욱 속도를 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 분야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내주기는 했지만 전체 디스플레이 산업 관점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OLED 시장을 선점하며 여전히 '초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공정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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