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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尹 근접경비' 101, 컨테이너서 잔다…경호처와 딴판

사건/사고

    [단독]'尹 근접경비' 101, 컨테이너서 잔다…경호처와 딴판

    대통령 경호처는 국방부 본관 인근 '단독건물' 배정
    101경비단 수리 필수인 건물 배당…공간 부족에 '컨테이너' 생활
    202경비단도 청사 떨어져 있어 이동 부담…"길에서 시간 낭비"
    열악한 처우가 경호·경비 구멍으로 이어질 수도…"근무 조건 개선 필수"

    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
    대통령 집무실을 근접 경비하는 101단은 샤워시설이 없는 국방부 내 폐건물을 배정받았다. 공간 부족 탓에 단원들은 '컨테이너'에서 대기해야 했고 이런 사정은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군 부지내 한 건물을 배정받은 대통령 경호실의 처지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경찰 내부에선 '찬밥' 신세라는 한탄과 함께 사기 저하의 원인이라는 불만이 제기된다.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는 "간부 숙소로 쓰이던 건물을 배정받은 것은 아니며 단수가 아니라 복수의 건물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외곽 경비를 담당하는 202경비단은 기존 청와대보다 근무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차난이 심각하다는 내부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집무실을 무리하게 용산으로 이전한 결과, 경찰 소속인 101, 202 경비단은 경호처와 상반된 근무 여건에 처한 셈이다.

    대통령과 집무실 경호는 거리에 따라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대통령의 지근거리 경호는 대통령 경호처가 전담한다. 거리에 따라 집무실 근접지역은 101경비단이, 외곽지역은 202경비단이 담당하는 구조다.

    경찰 일각에선 근무여건 악화가 경비단원들의 사기저하와 더 나아가 경비와 경호 구멍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밤샘 근무와 체력 요하는 업무인 만큼 경비단원의 충분한 쉬는 시간을 제공할만한 '공간'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 경호처는 '단독 건물'… 101경비단 대기는 '컨테이너'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 경호처는 국방부 본관 인근의 '단독 건물'을 배당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경호하는 만큼 국방부 내부에 청사를 마련해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통령 집무실 주위의 경비를 맡은 101 경비단의 경우 청사는 부여받았지만, 애초 해당 건물은 샤워시설도 미비했을 뿐 아니라 폐건물에 가까워 휴식 공간으론 부적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수용 공간이 충분치 않아 일부 대기 인원은 '컨테이너'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서문의 한 건물에 마련된 101경비단 업무 대기 공간. 임민정 기자국방부 서문의 한 건물에 마련된 101경비단 업무 대기 공간. 임민정 기자
    101단 소속의 한 경찰은 "생활하는 곳이 무슨 몇십 년 전 같다. 7-80년대 같다"며 "청와대와 달리 사람도 많이 다녀서 힘들다"고 전했다.

     민간인들도 드나들 수 있는 국방부 서문의 한 건물 로비엔 101경비단의 일종의 '대기실'이 마련돼 있기도 했다. 101경비단 소속 경찰들은 민원인들이 워낙 많이 드나드는 탓에 칸막이를 쳐놓고 '101경비단 외 절대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경비단원들은 책상도 없이 의자 대여섯 개를 두고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 뒤쪽으론 커피를 비운 플라스틱 잔들이 놓여있었다.

    집무실 외곽을 경비하는 202경비단도 고충이 있었다. 202 경비단은 주로 집무실 외곽 도로까지 넓은 범위를 경호한다. 대통령 집무실을 기준으로 가장 먼 거리를 경비하지만, 외부 위험을 최일선에서 막는 인력이란 점에서 중요도는 떨어지지 않는다.

    202경비단은 대통령 집무실을 기점으로 양쪽으로 1km, 3km 안쪽에 있다. 청와대에 있을 때보다 근무교대가 어렵다는 내부 지적이 나온다.

    소속 경찰들은 2시간 근무 후 다음 교대를 준비하기 위해선 쉬어야 하지만 이전보다 청사 거리가 멀어져 이동 부담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2경비단은 승합차와 버스를 이용해 근무 교대를 한다. 소속 경비단원은 "청와대 있을 때는 교대를 금방 했지만 여기는 편차가 되게 심하다"며 "안 막히면 금방 가지만 막히면 30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용산 미군기지 '13번 게이트' 앞에서 만난 해당 부대 소속 경찰관은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여러모로 (청사 등이) 규모가 작아지고 좁아졌다"고 차이를 지적했다.        

    출퇴근 주차 문제도 골칫거리다. 202경비단 인원을 감당하기에 새로 마련된 청사 주차 공간은 부족하다. 실제 지난 29일 한 곳의 청사를 방문해보니 주변 관공서와 서울 관광경찰대, 용산 교통안전센터, 인근 지구대까지 주차장을 공유하고 있었다. 전체 주차 공간은 80개 남짓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직원들이 전에 청사에 있을 때만큼 가져갈 수는 없다. 전에는 전 직원이 차를 가지고 다닐 정도였다"면서 "그렇지만 차량 20-30대 차이고 다른 청사에도 60대의 주차 공간이 있다"고 답했다.

    근무여건 악화가 경비 업무 구멍?…"공간 확보 위해 '컨테이너' 추가"

    연합뉴스연합뉴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경비하는 경호처와 달리 101, 202 경비단의 처우가 열악하다보니 자칫 경찰관들의 근무여건 불만족이 경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단 지적도 나왔다.

    동국대 이윤호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집무실을 급작스럽게 옮긴 탓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며 "이들이 하는 일은 국가 원수 나아가 국가 안보와 직결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을 경호·경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상의 근무 조건이 만들어져야 최고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101경비단에서 일어난 '실탄 분실' 사건과 관련해 "(경비단원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근무가 힘들어질수록 비슷한 사건 사고가 일어날 위험성과 개연성이 높아진다"고 꼬집었다.

    실제 101경비단에선 지난 26일 A순경이 근무를 교대하는 과정에서 실탄 6발이 든 총알 집을 통째로 분실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집중력이 요구되는 경호경비 업무에 열악한 근무, 휴식환경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경찰 수뇌부는 "청사 배정도 늦었고 그것도 리모델링해서 써야 하는 형편이었다"며 "배정받은 청사엔 샤워시설로 간이로 달려 있어 지난 3주간 리모델링을 통해 화장실하고 샤워시설을 새로 만들었다. 그동안 직원들이 많이 고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에서 할당된 공간이 크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또한 단원들을 위해 충분히 편의를 갖추기에는 리모델링 등 공사에 시간이 걸리는 게 사실"이라며 "공간 확보를 위해 컨테이너를 추가로 들이고 있다"고 했다.

    경비단원들의 열악한 환경과 경비 경호 업무 사이 허점과 관련해서 "직원들이 피곤한건 맞지만, 이번 실탄 사고와 연관 짓기엔 무리"라며 "많이 모자라지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다음 달부터는 정상화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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