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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흙수저와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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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흙수저와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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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지방선거 완패한 민주당 여전히 반성 없이 계파싸움
    논란의 중심에 선 386세대 정치인들 용퇴론 제기
    독재와 맞서 온 386세대 이제는 기득권 세력으로 비판받아
    흙수저 이재명과 김동연 민주당 대표 정치인으로 부상
    민주당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과 성찰 있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1일 국회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 6.1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1일 국회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 6.1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
    지방선거가 민주당의 완패로 끝났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경기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민주당의 선거 패배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선 패배 이후에도 반성과 변화를 도모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여전히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윤호중,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동반 사퇴하면서 지도부 공백이 발생했지만, 이를 메워줄 대체세력도 보이지 않는다. 대선 기간 원내대표를 맡았던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대선 패배에 따른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비대위원장 자리를 고수했다. 당 대표 시절 86세대의 용퇴와 정치개혁을 주장했던 송영길 전 대표는 자신의 주장을 내팽개치고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0.7%로 패배한 것이 졌지만 잘 싸운 선거라는 반성 없는 자위와 구태의연한 인물 공천으로 치른 선거가 성과를 낼 리 만무하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 총사퇴를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 총사퇴를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
    선거 패배 이후에도 민주당은 이재명계와 반 이재명계가 갈라져 패배 원인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논란의 중심에 386세대가 있다. 민주당의 386세대는 386을 넘어 486, 586으로 이어진 당내 주류 세력이다.
     
    386세대는 수십 년간에 걸쳐 우리 정치사 아니 우리 현대사에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고, 논란의 중심에 있는 세대다. 이들은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30대에 정치에 입문해 한국 정치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내 제기되는 86 용퇴론에서 보듯 이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민주당 내의 주류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고, 개혁을 거부하고 있는 세력으로 비판받고 있다.
     
    386세대에 대한 평가는 다면적이고 대단히 정치적이다. 이들은 80년대 군부독재에 맞서 피를 뿌리는 희생까지 감수하며 싸웠고, 한국 사회가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치뿐 아니라 재계, 노동계, 학계 등 사회 전 분야에서 막강한 세력을 형성하며 386 이후 세대가 오를 수 있는 사다리를 걷어차고 수십 년간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세대로 비판받기도 한다.
     
    386세대는 386 이후 세대에게는 '기득권 세력'이지만, 이념 스펙트럼을 달리하는 보수 정치세력에게는 '용공 좌파'세력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정치적으로 악용되기도 하는 386세대에 대한 이같은 다면적 평가는 오히려 이들이 정치세력으로 '생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돼왔다.
     
    6·1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힌 뒤 밖으로 나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송 후보는 "선거 기간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서울에 대한 비전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시민의 마음을 얻기에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국회사진취재단6·1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힌 뒤 밖으로 나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송 후보는 "선거 기간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서울에 대한 비전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시민의 마음을 얻기에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국회사진취재단
    좌파로 매도되기고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세력으로 인정받기도 했던 386세대는 2019년 이른바 조국사태를 거치면서 다른 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조국 사태는 검찰 권력을 지키기 위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검찰이 벌인 가혹한 수사의 희생양이라는 시각과 진보적이고 선명한 개혁성향을 지닌 386세대 학자가 자녀를 특혜 입학시켰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공존한다. 특히 '3포세대'로 불리며 이른바 헬조선을 몸으로 관통하고 있는 2,30대 젊은 세대들에게는 386세대는 기득권 세력이자 불공정한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진보적인 성향의 언론들에서도 86세대에 대한 비판과 용퇴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이제 민주당의 얼굴이자 대표적인 정치인이 바뀌고 있다.
     
    바로 이재명과 김동연이라는 인물의 등장이다. 이 두 사람은 이제 명실상부한 민주당의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대선에서 패배하기는 했지만,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며 선전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자 역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내며 민주당의 수도권 전패를 모면하게 했다.
     
    지난 3월 대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김동연 경기지사와 함께 입장한 모습. 윤창원 기자지난 3월 대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김동연 경기지사와 함께 입장한 모습. 윤창원 기자
    이재명과 김동연은 모두 연령으로는 386세대지만, 민주당 주력세력인 다른 386세대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인물들이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잘 알려진 대로 소년공을 거쳐 어렵사리 대학을 졸업한 뒤 사법시험을 거쳐 경기지사까지 지낸 입지전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다. 김동현 경기지사 당선자도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상고에 입학한 뒤 주경야독으로 행정, 입법고시를 통과하고 6명의 대통령에게 신임을 받는 공무원으로 승승장구했던 성공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이들은 민주당의 다른 386세대와는 다른 그야말로 흙수저 신화를 만든 주인공들이다. 민주당에서 이들이 대권주자로 혹은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 과연 우연일지 생각해 볼 일이다. 민주당이 얻은 지지가 민주당이 아닌 '이재명'과 '김동연'이라는 인물에 대한 지지와 성원이 아니었는지 민주당은 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386세대 정치인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어떤 정치행보를 걸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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