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제공 다양성과 공존. 2022~2023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의 키워드다.
국립극장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2~2023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번 시즌(2022년 8월 31일~2023년 6월 30일)은 신작 26편, 레퍼토리 10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11편 등 총 61편을 공연한다.
국립극장은 무장애(Barrier-frer·배리어 프리) 공연 4편을 자체 제작한다.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음악극 '합★체'(2022년 9월 15~18일)는 작은 키가 고민인 쌍둥이 형제 '오합'과 '오체'의 유쾌한 성장담을 그린다. 저신장 배우 김범진이 쌍둥이의 아버지 역을 맡아 편견을 허문다. 김지원 연출가는 "음성해설을 배역에 녹여내고 수어통역사가 무대에 오른다"고 전했다.
연극 '틴에이지 딕'(Teenage Dick·2022년 11월 17~20일)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처드 3세'를 뇌성마비 고등학생 이야기로 각색한 마이크 루의 동명 희곡을 한국 초연한다. 극복과 치유의 서사, 전형적인 인물 등의 틀을 깨고 장애인을 입체적 인간으로 그린다.
장애가 있는 학생과 소외계층 비장애 학생으로 구성된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는 '2023 함께 봄'(2023년 4월 15일)에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준다. '한국 신체극의 대가'로 불리는 연출가 임도완이 각색·연출한 연극 '우리 읍내'(2023년 6월 22~25일)는 극작가 손턴 와일더의 동명 희곡을 장애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무장애 공연인 음악극 '합★체' 연출가 김지원. 국립극장 제공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시리즈Ⅳ '부재'(不在·2023년 6월 30일)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협업한 이 작품은 로봇이 지휘자로 무대에 오른다. 로봇이 지휘자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 역설적으로 존재의 부재를 통해 지휘자의 존재를 확인할지 질문을 던지는 공연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동욱 수석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안드로이드 로봇 '에버6'(EveR-6)를 활용한다"며 "모션 캡처 기술로 실제 지휘자의 동작을 로봇의 동작으로 변환하겠다. 모션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곡을 지휘하고 지휘자의 감정까지 표현할 수 있도록 기술을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은 신작으로 관객을 만난다.
국립창극단은 신작 두 편을 무대에 올린다. '정년이'(2023년 3월 17~26일)는 1950년대 여성 국극(창극) 배우들의 성장기를 그린 동명 웹툰을 창극화했다. 창작 판소리극 '사천가'와 '억척가'로 호흡을 맞춘 남인우와 이자람이 각각 연출과 작창을 맡았다. '베니스의 상인들'(2023년 6월 8~11일)은 연출가 이성열, 극작가 김은성, 작창가 한승석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우리 언어와 소리로 풀어낸다.
연출가 이성열은 "원작의 고리대금업자 샤일록과 베니스의 상인들을 각각 악덕 기업가와 신흥 기업가로 설정해 재창작했다"고 전했다.
창단 60주년을 맞은 국립무용단은 신작 '2022 무용극 호동'(2022년 10월 27~29일)을 선보인다. 초대 단장 송범의 '왕자 호동'(1974) '그 하늘 그 북소리'(1990)을 잇는 새로운 무용극을 제시할 예정이다. 국립무용단원 정소연, 송지영, 송설이가 공동 안무로 나서며 전 단원(50여 명)이 무대에 선다.
뮤지컬 작업을 주로 해온 이지나가 극본·연출, 김성수가 작곡·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연출가 이지나는 "김성수 음악감독과 함께 음악적인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