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기자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경북 포항 남구 오천읍을 지나는 용산천이 범람하며 인근 마을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인근 대규모 아파트 건설로 인해 용산천의 수로를 변경하면서 발생한 인재라며 포항시와 건설사의 책임을 촉구하며 소송전을 예고했다.
용산천범람피해주민대책위원회 등은 12일 포항시청에서 '용산천 범람피해와 관련해 포항시, 미르도시개발, 현대산업개발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포항 남구 오천읍 용산2리 다래골은 지난달 6일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용산천이 범람하며 50여 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 중 절반 가량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수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이같은 피해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고 주장했다.
용산천 범람 피해 모습. 포항환경련 제공오천읍 용산리 360-87번지 일원은 11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공사가 진행중이다.
용산천이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로 소하천이 지나는 만큼, 기존 소하천을 매립하고 단지 밖으로 흘러가도록 새로운 소하천을 만들었다.
주민들은 유로가 바뀐 용산천이 90도로 꺾여 통수가 안돼 홍수피해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용산리 주민 박선옥씨는 "이번에 용산천이 범람한 것은 무리한 수로 변경 때문이다"면서 "수로 공사를 할때부터 범람이 걱정돼 변경을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주민 이만수씨는 "수로를 직각으로 내는 곳이 어디 있냐"면서 "아파트 공사로 저지대가 되고, 수로도 변경되면서 홍수 피해를 고스란히 용산2리 마을이 입게 됐다"고 강조했다.
사정이 이렇자 주민들은 유로 변경 허가를 한 포항시와 아파트 공사 업체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 소송에 나선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측은 용산천 수로변경 허가과정과 주민피해 상황을 검토해 피해를 입증하고 손해액을 책정할 방침이다.
충정 함상완 변호사는 "허가 과정 위법사항과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지자체가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면서 "포항시와 시행사, 시공사의 공동책임을 물어 하천 원상복구와 재발방지대책 등 주민들의 안전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포항 남구 오천읍 용산리 주민들이 지난 2011년 11월 포항시청 광장에서 가진 '홍수대책없는 용산천 유로변경 공사 즉각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당시 모습. 김대기 기자반면, 포항시는 '당시 시우량 100mm 이상으로 범람은 불가항력적이었고, 유로변경에 의한 것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용산천은 소하천이다. 소하천은 30년 빈도다. 소하천 뿐 아니라 지방하천도 80년 빈도인 곳도 범람됐다"면서 "용산천 범람은 불가항력이었다. 유로변경으로 인한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로변경은 경상북도 소하천정비계획에 반영돼 있다"면서 "2015년도에 심의했고 2017년도에 승인이 나 그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항 남구 오천읍 용산리 주민과 포항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 2011년 11월 포항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수대책없는 용산천 유로변경 공사 즉각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