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김용 민주당 부원장에게 불법 대선자금 8억원을 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한 정민용 변호사(前 성남도시개발공사 정략사업실장)측은 24일 "남욱 변호사의 요청으로 돈을 받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전달한 것일 뿐, 이후 용처는 모른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나는 전달자일 뿐"이라며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불법 대선자금 의혹 사건과 거리를 뒀다. 검찰은 지난해 4월~8월 대선 경선 준비 과정에서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가 돈을 만들어 직원 이모씨를 통해 정민용 변호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유동규 전 본부장을 거쳐 김 부원장에게 전달됐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정 변호사의 변호인은 "남 변호사가 '이거 동규형 갖다주라'고 해서 8억 4700만원을 전달했다가 1억원은 다시 (남 변호사에게) 돌려줬다"며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금액은) 정확하게는 7억 4700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변호사는 전달해주라니까 전달해준 것이고, 어디에 쓸 거냐, 누구 줄 거냐 이런 걸 물어볼 상황이 아니었다"며 김 부원장에게 이 돈이 전달되는지 여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거듭 "정 변호사는 그냥 심부름한 것"이라며 "(정치자금법 위반 공범으로) 입건된 것도 아니고 검찰에서도 증거관계를 확인하려고 조사받은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미 있는 건, 만든 사람(남욱), 갖다 준 사람(정민용), 전달한 사람(유동규) 세 명이 똑같은 이야길 하는데 왜 (김 부원장이) 부인하고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