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명사고 현장에서 의료진들이 부상자·사망자 수송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사상자 225명이 발생한 압사 사고의 원인으로 좁근 골목길에 순식간에 많은 인파가 몰렸던 것이 주목되고 있다. 당초 3년만에 '노 마스크' 핼러윈 데이를 맞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된 상황이라 경찰 등 대응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밤 참사는 4~5m 폭의 좁은 골목에 많은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발생했다. 당시 이태원 핼러윈 데이 행사에는 약 10만 명의 인파가 몰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경찰 등 당국은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상태에서 3년 만에 맞은 핼러윈 데이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같은 참사를 막지 못했다. 경찰은 마약, 성범죄 등 단속을 예정했지만 압사와 관련한 대비는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할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충격적이었다"는 반응이다. 사고 발생지 인근에서 만난 김동훈(27)씨는 "좀비 영화처럼 사람들이 막 엉켜서 탑을 쌓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여성들 비명소리도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난 곳 아닌) 다른 곳에서 놀다가 새벽에 사고 난 것 보고 길바닥에서 30분 동안 멍때릴 정도로 충격적이었다"며 "그동안 마스크 눌러썼던 해방감 표출하고 싶어 나왔다가 이런 사고가 나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사고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에서 온 김지원(41)씨는 "3년 만에 코로나 이후로 사람들이 평소보다 몇 배로 몰려서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며 "우리도 그쪽(사고현장)으로 갈려다가 너무 사람이 많아서 건너편으로 갔다"며 "만약 그 시간에 저쪽으로 갔다면 나도 사고를 당했을 것이란 생각에 솔직히 아찔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8시쯤 인근 가게에 갔던 김모(75)씨는 "저쪽은 원래 골목이 너무 좁은데 거기서 다같이 넘어진 것이다"며 "사람들이 많이 모였던 것이 안좋았던 것 같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49명, 부상자는 76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에는 중상자 19명이 포함돼 향후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소방과 경찰 등은 사고 당시 현장 CCTV를 분석하는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