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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 된 핼러윈 참사, 절박했던 순간들…막을 순 없었나



사건/사고

    지옥이 된 핼러윈 참사, 절박했던 순간들…막을 순 없었나

    사망자 대부분 "질식에 의한 심정지"…골든타임 단 4분
    경찰, 소방 "수많은 인파로 구조활동 벌이기 어려워"
    전날 등 과거부터 반복됐던 위험 신호, 포착했어야 할 정부 당국

    이태원 참사 당일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뒤엉켜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이태원 참사 당일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뒤엉켜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사망자가 154명 발생한 가운데 사고 이전 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바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3년 만의 거리두기 해제, 주말 '노 마스크' 핼러윈이었던 만큼 10만명 이상 인파가 이미 예상됐었지만, 예방 조치는 충분치 않았다는 당국에 대한 비판이 불가피하다.

    30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소방이 첫 구조 요청 신고를 접수한 시각은 전날 저녁 10시 15분 쯤이다.

    해당 시간을 기점으로 "10여 명의 사람들이 깔려 넘어졌다"는 내용의 신고가 경찰과 소방에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졌다. 이후 2분 뒤인 저녁 10시 17분, 인근에 있는 이태원 119안전센터 대원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했으나, 수많은 인파로 구조 활동에 바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망자 대부분의 사인이 '질식에 의한 심정지'로 알려졌는데, 이 경우 골든 타임은 단 4분에 그친다.
     
    그렇지만 사건 발생 1시간이 지난 오후 11시13분에야 소방은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자정에 가까워진 오후 11시50분쯤 가용 가능했던 모든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대응 3단계를 발령했지만, 대참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핼러윈 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핼러윈 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대피한 시민들은 "사고가 발생한 뒤 1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여전히 사람들이 깔려 있었다"며 "경찰과 소방대원의 구조가 더뎠다"며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취재진과 만난 한 20대 남성 생존자는 "사고 당시 다리가 꺾이면서 깔려 움직일 수 없게 됐다"며 "소방의 도움을 받기까지 1시간 30분 정도를 움직이지 못한 채로 있었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옆에 있는 사람이랑 손잡고 버텼다"고 회고했다.
     
    러시아 국적의 20대 여성 최이라씨 또한 "사고 1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11시 30분 쯤에도 깔려있던 사람들이 많았다"며 "결국 같이 온 두 친구 중 한 명은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핼러윈 연휴'를 즐기기 위해 사고 전날에도 이태원을 찾았다는 시민들은 "전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규모의) 사람들이 몰려 정체가 심각했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 당국이 인파 쏠림을 예상한대로 대비했다면 지금과 같은 규모의 대참사 수준의 사상자는 나오진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만난 A씨는 "사고 전날 사고가 난 곳을 지나갔는데 그 날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며 "심지어는 누군가 밀친다는 느낌을 받아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런 사고가 날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앞 인파가 안 지나가니 한 쪽에선 밀고 다른 쪽에서는 '밀지 말라'며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건 당일 유명 BJ(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를 보기 위해 인파가 더 쏠렸고, 그 직후 사고가 났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은 원인 분석과 관련, 사고 직전 장면이 담긴 복수의 CCTV 분석 등을 통해 최초 밀림이 발생된 상황, 사고 지점 인근 상점과의 연관성 등을 서울시 측과 협조해 조사 중이다.

    참사로 인한 사망자 수는 사고 다음날 오전 2시 59명에서 6시 149명으로 급증했고, 오전 11시 기준 151명, 오후 4시30분 기준 153명, 오후 8시50분 기준 154명으로 계속해서 늘어났다. 구조된 부상자 중에도 중상자가 많았던 탓이다.

    부상자의 경우 이날 오전 5시 50분 부상자 150명에서 6시 30분 기준 76명으로 줄었다. 소방은 기존 부상자 가운데 병원에서 귀가한 이들을 제외해 생긴 해프닝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부상자는 다시 늘어 이날 오후 9시 기준 132명까지 증가했다. 치료 중인 희생자 중 중상자도 36명(오후 11시 기준)에 달해 소방은 사망자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사고 관련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며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함으로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정부가 사고 예방을 위한 경찰력 등의 배치를 소홀히 해놓고 책임 회피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도 거센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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