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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대만 TSMC마저 주춤…반도체 '한파'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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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1위' 대만 TSMC마저 주춤…반도체 '한파' 매섭다

    핵심요약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60%에 육박하는 TSMC의 수요 감소는 20%대 진입을 노리는 삼성전자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신호입니다. 반도체 산업 전체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TSMC 제공TSMC 제공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오른 대만의 TSMC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문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도 반도체 한파의 영향권에 들면서 '추격자' 삼성전자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1.72% 내린 60.28달러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7월 7일 60.71달러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TSMC의 주가는 올해 들어 53% 떨어졌다. 특히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업을 겨냥한 고강도 수출통제 조치에 나선 지난달 7일 이후에만 18.9% 빠졌다. TSMC 주가는 이날 장중 59.43달러까지 하락해 60달러선 붕괴를 예고했다.

    파운드리 업계 최강자 TSMC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TSMC는 올해 3분기 27조5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반도체(DS) 부문 매출이 23조200억원에 그친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나란히 실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각종 악재에도 성장세를 유지하던 파운드리 등 비(非)메모리 반도체 부문도 매서운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 자료사진. SK하이닉스 제공반도체 제조 공정 자료사진. SK하이닉스 제공
    대만의 디지타임스 등 현지 여러 매체는 최근 TSMC가 3나노미터(㎚·10억분의 1m) 대형 고객사들이 40~50%에 이르는 주문을 취소함에 따라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웨이퍼와 소모품, 장비 등의 주문을 크게 줄였다고 전했다.

    TSMC는 세계 굴지 반도체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 쇼크(실적 충격)'에 빠진 지난 3분기에도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48%, 79.7% 급등하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상대적으로 비켜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 주문량은 9월 말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내년 1분기까지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핵심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고객사인 대만의 미디어텍과 미국의 엔비디아, AMD 등이 주문을 줄이고 있어서다.

    TSMC는 3나노 공정을 선점한 애플과 인텔이 주문을 취소하는 바람에 3나노 반도체 생산도 큰 폭으로 줄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TSMC의 3나노 월 생산능력(CAPA)은 기존 웨이퍼 4만4천장에서 1만장 수준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TSMC 제공TSMC 제공
    업계에서는 TSMC가 파운드리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선단 공정의 상징성에 비춰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팹리스는 매년 성능이 개선된 제품을 출시해야 하고, 이로 인해 최첨단 공정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5나노 이하 반도체는 TSMC와 삼성전자만 양산 가능하기 때문에 한정된 생산능력을 두고 글로벌 팹리스들이 경쟁하는 구도였다"면서 "반도체 한파가 메모리 부문을 넘어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TSMC는 결국 올해 설비투자 전망을 400억달러에서 360억달러로 10% 낮췄다. 물론 메모리 업체보다는 양호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50% 줄이기로 했고, 미국 마이크론도 30% 삭감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TSMC가 "직원들의 휴가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는 소동까지 있었다. 지난달 24일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을 격려하며 휴가를 통해 재충전하고 계속해서 열심히 일해 달라고 당부한 게 화근이었다.

    대만 증권가에서는 TSMC가 무급휴가를 통한 긴축 경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반도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자 TSMC는 이틀 뒤 "직원에 대한 휴가 강요는 물론, 어떠한 무급 휴가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60%에 육박하는 TSMC의 수요 감소는 20%대 진입을 노리는 삼성전자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신호다. 반도체 산업 전체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연구원들이 반도체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연구원들이 반도체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TSMC보다 먼저 세계 최초 3나노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10나노 미만 선단 공정에서는 점유율 40%로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메모리 업황 부진에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선단 공정 수요와 긍정적인 환율 영향으로 3분기에 최대 실적을 냈다.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도 매출이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2022년 기준으로도 최대 매출과 이익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공정 기술 리더십 강화와 고성능 컴퓨팅(HPC)·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신규 수주를 늘려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강 부사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매크로 불확실성과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수요가 둔화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HPC나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가 견조해 연간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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