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자산으로 꼽히는 B-1B 2대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북한이 격렬히 반발했던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이 끝나자 북한의 무력 도발도 일단 중단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일 오전 단거리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한 것을 끝으로 6일 하루 동안에는 별다른 특이 동향이 없었다.
북한은 지난 2일 울릉도 인근 해상에 대한 도발을 시작으로 나흘째 군사 위협을 지속해왔다.
이로써 위험 수위를 넘나들던 한반도의 긴장 국면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지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한미 공중훈련 종료 이후 북한이 다시 잠잠해진 것은, 더 지켜보긴 해야 하겠지만 일단 긍정적인 신호다.
북한은 자신의 군사행동에 대해 한미 양국의 도발에 대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해왔다. 이번 한미 훈련에 대해서도 북한 외무성은 지난 1일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북한은 얼마 전에도 우리 측 호국훈련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 미사일 발사를 끝으로 나흘간 적막을 유지한 바 있다.
연합뉴스 이후 도발을 재개한 것은 한미 공중훈련 후 이틀 뒤였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한미훈련 전에는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는 '알리바이'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한미 훈련과 북한 도발의 악순환 속에 역내 긴장이 이미 상시화 됐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3일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군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에 준하는 운용'에 합의했다.
직후 한반도로 급파된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는 일본 항공자위대와 동중국해에서 훈련을 벌여 중국마저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9.19 군사합의까지 사실상 무력화되는 등 최근 5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긴장이 높아졌기 때문에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는 셈이다.
북한이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외무성 대변인의 입을 통해 몇 차례나 위협적 언사를 보여온 것도 께름칙한 부분이다.
박 부위원장은 2일 "가장 끔찍한 대가"를 경고했고 비질런트 스톰 연장 사실이 발표된 3일 담화에선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협박조로 말했다.
4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은 "지속적인 도발에는 지속적인 대응이 뒤따르기 마련"이라면서 "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했다. 상대가 방심할 때를 노려 허를 찌르는 보복성 도발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북한의 다음 행보로서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자연스럽게 거론된다. 북한이 6일 현재 잠잠한 것은 태풍을 앞둔 고요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류영주 기자 실제로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시기를 미국의 중간선거일인 오는 8일 이전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사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은 적어도 올해 초부터 매번 그럴 듯하게 제기됐지만 번번이 빗나갔다.
미국과의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미국 선거 전까지는 하루 남짓밖에 시간이 남지 않은 가운데 북한의 특별한 이상 징후는 알려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현 시점 핵실험이 북한에 어떤 실익을 가져올 지가 의문시 된다. 과연 조 바이든 대통령에 타격을 줄지 의문이고, 굳이 그렇지 않아도 이미 민주당 정부는 판세가 불리하다.
어떻게든 미국의 관심을 끌어볼 목적이라면 최근의 맹렬한 도발 행위로만도 이미 충분한 편이다. 핵능력 완성이란 기술적 목적 차원에선 오히려 최근 실패한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이 더 급하다고 할 수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만약에 하게 된다면 정치적 목적인데, 정치적 목적으로는 미국이 양보를 해야 하니까 (한다면 하는 것인데), 미국이 변해야 되는데 그럴 가능성도 없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